[222호 / G&P 포엠]
바이러스가 춤추는 늪에
인류가 사는 한
끊임없이 환자가 올라간다
그분의 수술대에는
번쩍이는 메스가 자르고
포셉이 붙잡아 끄집어내고
메첸의 양날이 끊어내고
큐렛이 긁어낸다
변함없는 현실의 벨트가
손발을 수술대에 묶는다
사랑을 들이마시지 않아
생생한 고통에 몸부림치는 이의
치료자의 뜻은 희게 간절하고
죽음보다 붉게 강하다
저항 불가능의 은혜의 손길
썩어가는 환부를 소생시키는
염증 가득한 장기와 혈관
그분의 큐렛은 망설임이 없다
골수마저 뚫고 들어가
날카로움이 혼을 쪼갠다
그 손길이 없으면 죽을 텐데
살려 주셔도 원망하는 건
너무 아파서이다
거절하고 자처한 주제에
한 번 두 번 횟수가 늘어나
이윽고 그 손에 소생하는 나를 보면
내 힘을 버려 평온한 믿음
순종에 비로소 아픔이 잊혀진다
수고로이 흘리신 땀과 눈물이
너무도 황송하여서
기꺼이 들이마시는 사랑
그리하여 봄잎처럼 살아나는 속사람
그분의 메스는 새파랗고
그분의 큐렛은 날카롭다
나의 의지가 믿음이 되고
순종의 들숨에 자아가 죽는다
비로소 또 한 번의 대수술을 마치고
한아름의 수혈을 마친 후
강한 손을 잡고 일어서면
더 가까이 계신 다정한 그분을 본다
붉은 사랑의 임금 되신
탁월한 의사이신 주님을.
서단비
샬롬예배공동체 전도사,
<창조문예> 시 부문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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