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을 마지막으로 섬기던 교회의 사역을 내려놓고 집에서 쉬고 있을 때였다. 기도에 대한 갈급함이 생겼다. 믿음의 공동체를 만나고 싶었고, 함께 기도하고 싶었다. 계속 마음을 주셔서 세계기도정보로 기도를 했지만 집에서 혼자 기도하는 것은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몇 번 해보지 못하고 심한 감기로 인해 쉬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순회기도팀에서 연락이 왔다. 기도하는 중 감동이 와서 연락을 했다고 하시며, 순회기도팀으로 함께 느헤미야52기도에 참여할 것을 권유했다. 이 기도에 대해 들어보긴 했지만 막상 어떻게 참여하는지도 몰랐던 자를 초대하신 것이다. 하나님께서 강권하여 이끄시는 손길임을 알 수 있었다. 동일한 마음을 가지고 남편과 함께 남원 호렙산 기도원으로 향했다.
느헤미야52 기도책을 처음 접한 나로서는 여러 기막힌 사건들과 기사들로 인하여 기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다음세대 아이들을 위해 기도할 때 하나님의 마음이 부어졌고 남편과 함께 동일한 성령의 감동으로 흐느끼며 안타까운 심정으로 기도했다. 주님은 내가 알 수 없고, 느낄 수 없고, 기도할 수 없는 존재임을 깨닫게 하시며 주님의 마음으로 기도하게 하셨다.
출애굽기 20장 말씀을 서로 나누고 기도하는데 ‘도둑질 하지 말라’라는 말씀이 계속 떠올랐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리고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하여 내가 무엇을 도둑질 했지? 십일조? 헌금? 시간? 재능? 생각했지만 도무지 도둑질한 것은 없었다. 계속 그 말씀이 떠올랐지만 그저 그냥 떠올랐나 생각하고 다른 기도를 했다.
두 번째 출애굽기 21장 말씀기도 시간을 통해서 가엾고 비참하고 아무에게도 기뻐함을 받지 못한 버림받은, 갈 곳 없는 존재를 보게 하셨다. 그 하찮은 여자 노예를 위한 하나님의 법은 엄청 기이한 은혜의 조치였다. 그 존재가 바로 나였고 이런 연약한 나를 위해서 하나님께서 놀랍고 기이한 은혜의 조치를 취해 놓으신 것을 깨닫게 해주셨다. 그 큰 은혜의 조치에, 기이한 사랑의 조치로 인하여 나는 하나님께 더욱 다가갈수 있었다.
모든 시간이 다 끝나고 남원에서 전주로 돌아오는 길에 온 세상이 아름답고 모든 사람들은 사랑스럽고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내 마음은 깊은 평온과 함께 가볍고 가뿐했다. 더 이상 부러울 것도 마음에 거리끼는 것도 없었다. 하나님께서 내 곁에 계심을 스치는 바람결에도 느낄 수 있었다.
다시 집으로 돌아와 기도하는데 느헤미야52기도 말씀기도 시간에 출애굽기 22장을 통하여 기도했던 ‘도둑질 하지 말라’라는 말씀이 자꾸 떠올랐다. 하나님께 물으며 상한 마음을 가지고 나갔을 때, 바로 내가 남편을 도둑질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셨다. 남편이 하나님의 것인데 내 것으로 소유하고 싶었다. 하나님께 용서를 구했다. 나의 사랑의 요구와 기대에 어긋나면 남편에 대해 무척 마음을 상해하고 화내고 내 마음을 절제하지 못했다. 남편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되었고 계속 의심과 불신으로 스스로 힘들어 했다.
사실 남편은 늘 성실하게 도와주었으며, 사랑으로 대했다. 나의 실체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크고 놀라운 하나님의 사랑까지도 의심하며 그 사랑을 받으려고만 하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하나님께도 남편에게도 나는 어찌 된 사람인가? 구약에 나오는 이스라엘 백성과 같은 패역한 모습이었다. “내가 너를 사랑한다.”고 했을 때 이스라엘 백성들은 “언제 우리를 사랑 했냐”고 반문하며 마음을 닫고 화내며, 하나님의 사랑을 신뢰하지 못했다. 이스라엘의 모습이 바로 내 모습이었다.
왜 하나님의 사랑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지, 왜 남편의 사랑을 항상 의심하고 불안해하는지…. 단 한 번도 하나님을 믿어본 적이 없는 불신자요, 반역자였다. 또한 나는 하나님의 것을 도둑질했다. 남편에게 예민하게 반응하고 마음이 상해서 나오는 모든 악담과 분노를 합리화 했던 존재적인 죄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늘 두려움에 종노릇 하였던 내 병든 자아를 십자가에 못 박았습니다!”
울며, 또 울었다. 사랑받고 싶어 하는 나, 하나님으로 만족하지 못했던 나, 지독히도 나를 사랑했던 나는 이미 십자가에서 죽었음을 선포합니다!
느헤미야52기도는 개인적인 기도를 전혀 하지 않고, 열방을 위한 중보기도, 기도가 필요한 곳에 중보기도만 한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나의 필요를 아시고 나를 만나주셨다. 내 문제까지 주님께서 놀랍도록 일 하셨다. 놀랍다! 이 하늘나라의 신비는~! 경험하고 또 경험해도 진리는 감사하고 새롭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주님이 하셨습니다! 할렐루야~!
김주영 전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