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높이라 Prize Wisdom 잠 4:8

“아버지 안에는 아버지가 없고 아들만 있었습니다”

최근 ‘아바’라는 뮤지컬 공연을 통해 한 민족이 창조주 아버지에게로 돌아오기에 앞서 한 사람이 아버지의 품으로 돌아오기까지 영적인 세계와 물질적인 세계의 모든 존재를 총동원하시는 ‘아빠 하나님’의 마음을 생생하게 보게 하셨다.

탕자와 같던 지난 시간
이와 같이 우주적 역사의 구심점이 된 십자가 사건이 내 삶 속에 중심이 되기까지 하나님께서는 수많은 시간동안 관계와 상황과 사건을 연출하시며 기다려 주셨던 것 같다. 십자가의 의미조차 모른 채 방탕으로 일관했던 청소년시절 목사 아들이란 명분과 평판의 저울 위에서 신음하다 급기야 탕자의 길을 선택하고 가출했던 적이 있었다.

차디 찬 겨울, 목회자이신 아버지의 사례비를 훔친 후 탄광촌 태백을 탈출하여 서울에서의 화려한 삶을 꿈꾸며 거창한 편지 한 장 남기고 친구들과 집을 떠났다. 기대했던 자유와 꿈은 얼마 못되어 좌절되었고 집에 돌아가기가 민망하여 집 근처 산 속 수로터널에서 굶주림과 추위에 지쳐 쓰러져 있었다. 이 때 철부지 아들을 애절하게 찾고 찾다가 뜨거운 가슴으로 말없이 안아주시며 용서하시던 아버지의 마음을 온 몸으로 경험했다. 그렇게 ‘아버지 안에는 아버지가 없고 아들만 있구나!’ 라는 사실을 어렴풋이 알게 되는 은혜가 있었다.

20대가 되어 나의 죄를 용서하신 십자가의 대속을 깨닫고 주를 위해 살려는 제2의 삶이 시작되었다. 신학교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교회사역에 온 몸을 불살랐고, 시간만 나면 청년들을 데리고 삼각산에 올라가 밤새도록 기도하기가 일쑤였다.

삼각산에 못가는 날이면 도심 중앙에 있던 동산에 올라가 기도하기도 했다. 그러다 주민의 민원으로 경찰들에게 끌려내려 오는 해프닝을 겪기도 하였다. 이때 드렸던 기도의 대부분은 세계영혼의 십분의 일을 나에게 달라는 것이었고, 이를 위해 전무후무한 권능을 나에게 달라는 기도였다. 경건서적과 성경을 탐독하며 십자가에 대한 지식적인 이론을 나름대로 정립하여 열변을 토하고, 세계복음화를 위한 열정적인 기도에 열을 올렸다.

복음 안에서 치른 주님과의 혼인식
하지만 그 중심에는 항상 내가 있었고, 영적야망으로 인한 자기영광이 도사리고 있었다는 것을 십자가의 빛 앞에서 보지는 못하였다. 십자가 없이 육적욕망에 사로잡혀 살던 십대보다 영적욕망에 사로잡혀 설교와 기도로 자아추구 하다가 지옥 갈 뻔한 20~30대를 생각하면 정말 끔찍하다. 주일학교, 학생회, 청년회, 교구를 담당하며 외적으로는 부흥을 경험하기도 했다. 그러는 가운데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거침없이 질주하는 희열도 있었다.

하지만, 이 시기에 하나님께서는 육체의 질병을 허락하셨고 사역 앞에 멈춰 서 있는 나를 주님 앞에 세워주셨다. 강원도 산골짜기에 있는 공동체에 머무르며 자기절망과 동시에 하나님을 가장 대적했던 존재가 바로 나였음을 깨닫게 되었고 나를 죽이려는 나와의 전쟁을 시작하게 되었다. 나의 노력과 수행으로 지칠 때면 십자가 기도처 돌제단에 누워 “하나님 나를 드리오니 제발 나를 심판하여 주십시오” 라는 기도를 자주 드렸던 기억이 있다.

40대가 되어서야 말과 이론으로만 알았던 십자가의 실존 앞에 나의 실존을 세우셨고 완전한 십자가복음 안에서 주님과의 혼인식을 치루고 내가 주님 안에 주님이 내 안에 거하는 완전한 연합을 이루어 주셨다. 40세에 순회선교단에 들어와 6년이 지난 지금 난 땅에 세우신 하늘보좌 10평짜리 깡통사무실인 컨테이너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세계를 경영하고 있다.

나 밖에 몰랐던 10대 탕자, 십자가를 알았지만 머리와 입으로만 알았던 20-30대의 요나(뮤지컬에서 말하는), 나는 곧 죄요, 세상이요, 마귀라 말하여도 손색없던 자였다. 그러나 지금은 십자가에서 그리스도와 연합되어 죽음과 부활과 승천에 동참한 새 생명과 새 직임을 부여받아 왕과 제사장이요 선지자이신 예수님의 삶을 재현하는 영광을 누리고 있다.

하늘 직임 감당하며, 십자가면 충분하다
현재 나는 십자가에서 결혼한 7명의 지체들과 함께 기도24.365본부 선교사로 파송받아 느헤미야52기도팀을 섬기고 있다. 세계와 교회의 상황을 말씀의 관점으로 재해석한 기도정보와 기도책자 편집제공, 순회기도팀 모집파송, 느헤미야52기도를 진행하는 교회가 만민의 기도의 집으로 세워져 하나님 나라를 성취하도록 돕는 영광스러운 직임을 감당하고 있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하나로 연결한 영원한 십자가의 능력은 시간을 초월하여 지금도 역사하고 있다.

우리 또한 24시간 365일 쉬지 않으시는 하나님과 함께 밤과 낮을 잊어버릴 정도로 시간을 돌파하며 일하고 있다. 눈은 벌겋게 충혈 되고, 눈 밑에 다크서클은 어둡게 드리워지고 몸은 돌같이 무거우나 우리 영은 날로 새롭고, 밝고, 가볍다. 왜냐하면 이제는 십자가가 우리를 태우고 비행하기 때문이다. 어제도 십자가! 내일도 십자가! 영원히 십자가! 십자가면 충분합니다. 할렐루야!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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