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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을 담은 풍선을 왜 북한에 띄우나?

▶성경을 담은 풍선을 날려보내고 있다(사진. 한국순교자의소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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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폴리 목사

[button color=”” size=”” type=”square” target=”” link=””]184호 / 믿음의 눈으로[/button]

본지는 열방을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며, 주님의 손길이 닿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들이 기고하는 컬럼을 신설한다. 이번 호는 에릭 폴리 한국순교자의소리 대표의 글을 게재한다. <편집자>

날려 보내는 풍선의 양으로 따지면, 한국순교자의소리는 풍선 사역에서 ‘거목’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대북 풍선을 날리는 다른 단체들과 우리 단체의 공통점은 거의 없다. 우리는 인권에 관련된 대북 전단이 아닌, 오직 성경만 날려 보낸다. 이 성경은 바로 북한 정부가 출판한 번역본으로, 북한 정부가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북한 헌법에 의해 모든 북한 주민들이 합법적으로 읽을 수 있는 성경책이다.

우리는 풍선을 날릴 때마다 항상 경찰에는 알리지만 대중 매체들에는 절대 알리지 않는다. 항상 밤에 풍선을 날리고 인적이 드문 외딴 곳에서 작업을 한다. 고가의 최첨단 기술을 사용해 풍선과 성경책이 안전하게,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북한으로 유입될 수 있게 한다. 고도의 컴퓨터 모델링과 GPS(범지구위성항법시스템) 추적장치, 또한 기상 관측이 가능한 풍선을 사용한다. 또 이 풍선은 크기가 작아 레이더망에 잡히지 않으며, 착륙하지 않고 흔적 없이 공중에서 터지도록 설계되어 있다. 올해부터는 헬륨가스만 사용하고, 훨씬 더 저렴하며 논란이 많은 수소는 사용하지 않는다.

분명히 이 풍선들은 효과가 있다. 북한인권기록보존소의 ‘2015년 북한종교자유백서’에 따르면, 북한에 있을 때 성경책을 보았다는 북한 주민들의 수가 2000년 당시 0%에서 2014년에는 7.6%로 늘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 이렇게 묻는다 해도 이해할 수 있다. ‘기독교인들이 단지 북한 주민들을 전도한다는 목적으로 평화를 위태롭게 해야만 하는가?’

성경책 본 북한 주민 15년 만에 7.6% 증가

평화는 매우 중요하고 너무 큰 사안이기 때문에 정부가 홀로 이루어 낼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 뒤에 DMZ(비무장지대) 남쪽에 사는 모든 이들이 줄줄이 따라가고, 김정은 뒤에 DMZ 북쪽에 사는 모든 이들이 줄줄이 따라와서 누구도 그 행렬에 벗어날 수 없는 그 순간에 만들어지는, 그런 종류의 평화가 있다. 그러나 그것은 사전에 계획된, 제도화된 평화이다. 정부가 공급한 깃발들이 휘날리고, 소셜 미디어에 적합한 사진들을 찍고, 남북 정부가 편한 그들만의 속도대로 그들의 편의에 맞춰 서로의 관계를 쌓기 위해 스포츠나 문화를 교류함으로써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사람들이 베를린 장벽을 오르던 장면을 기억한다. 분열된 사람들을 하나로 만드는 진정한 평화는 보통 선언문을 통해서가 아닌, 다수의 사람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있다. 평화협상 절차에서 정부의 역할은 다만 평화를 저해하는 행위를 중단하는 것이다.

이 말은 1987년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서독의 브란덴부르크 문에서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서기장에게 “이 장벽을 허무시오.”라고 말한 것처럼 말로 평화를 이루자는 순진한 제의가 아니라는 것이다. 대신, 이 글은 우리가 평화를 이루려는 과정에서 물러나있거나 그저 정부의 노력만 따르기보다, 무언가를 함으로써 평화를 이루려는 정부의 역할을 진심으로 존경할 수 있다는 선언이다.

우리 순교자의소리가 풍선에 성경을 실어 날려 보내는 것은 평화협상 과정에 기여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우리는 북한 주민 개개인의 인간다운 삶에 대한 다른 평가 기준을 발전시키려는 북한 지하교인들의 노력을 지원하고자 한다. 우리 각 사람은 정부에 충성스럽고 유용한 인간이기 때문이 아니라 단지 하나님의 형상, 즉 정부로부터 승인될 수도, 양도될 수도 없는 상태로 만들어졌다.

때문에 인간적인 대우를 당연히 받아야 한다고 성경은 말하고 있다. 우리는 지난 10년 이상 조심스럽게 이 메시지를 북한으로 날려 보내 왔다. 우리가 날려 보낸 풍선들이 전쟁을 일으키지 않았으며 평화로 가는 발걸음을 훼방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평범한 북한 주민들에게 다다른 이 성경책들은 많은 사람의 마음에 삶의 의미와 용서, 그리고 평화를 가져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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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을 담은 풍선을 날려보내고 있다(사진. 한국순교자의소리 제공)

성경은 북한 주민에게 삶의 의미, 용서, 평화를 제공

기독교인들은 아마 남북 정부가 꿈꾸는 평화와는 다른 평화를 상상할 것이다. 그렇기에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평화적인 노력을 제거함으로써 정부의 평화협상 절차가 강화되고 보호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매우 이상한 일이다. 우리는 남한과 북한의 정부가 계속 유지해온 장벽을 극복하고 평범한 남북한 사람끼리 서로 직접 대화하게 하려고 풍선을 날린다.

평범한 사람들이 DMZ를 만들지 않았다. 정부가 만든 것이다. 이것은 평범한 이들이 정부를 지나치게 믿고, 정부에게 지나치게 맡겼기에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다시 말해, 평범한 남북한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정치적 논쟁거리가 되었음을 DMZ는 보여준다.

이렇게 정치 이슈화가 되거나 잘 연출된 행사나 교류활동을 통해 남북한이 만나야 하는 형태의 평화협상 과정은 최악의 경우에는 실패할 것이 뻔하다. 또 기껏해야 한 민족으로서 인간으로서 가족으로서 서로 직접 소통하는 것이 평화라고 주장하는 남북한 사람들에게 이런 평화는 어떤 상황이 발생하면 전복될 수도 있다.

남북한 정부는 평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자신들이 해야 할 역할이 있다. 동시에 우리는 평화를 이뤄내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우리의 수단들을 정부가 독점하게 허용해서는 안 된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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