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으로 일컫는 내 백성이 그 악한 길에서 떠나 스스로 겸비하고 기도하여 내 얼굴을 구하면 … 내 눈과 내 마음이 항상 여기 있으리라”(대하 7:14~16)
예배실 정면의 십자가 옆에 주님께서 두신 이 말씀 그대로를 온 마음에 받게 하셔서 ‘느헤미야52기도’를 시작하게 됐다. 우리가 할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목사님과 사모님, 그리고 교회 안의 지체들에게 순종과 기쁨의 마음을 주셨고, 당신의 귀한 기도자들을 정말 쉬지 않고 많이도 보내주셨다. 염려하고 허덕일 때마다 주님은 이 일을 기뻐하시는 당신의 마음을 말씀을 통해 확증해 주셨다.
기쁨으로 시작한 느헤미야52기도
8월 6일부터 11일까지 일주일간의 느헤미야52기도가 시작됐다. 그러나 나의 결과는 처절한 실패였다. 약속의 말씀을 받았지만 주님이 아닌 순회기도팀과 상황들을 의지하고, 기대했던 것들이 무너지니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은혜를 맛본 후 곧 나태함과 죄악에 빠져 주님과 이 기도에 대한 마음을 지키지 못한 나 자신의 절망적인 상태에 집중하며 완전히 무너져버렸다.
사단은 체력적으로나 생각으로나 계속 공격하며 비웃었다. ‘너는 느헤미야가 아니다, 너는 성벽을 보수하는 자가 아니다, 네 꼴을 봐라 얼마나 엉망인지!’ 자격에 대한 공격이 끊이지 않았다. 사단의 조롱으로 기도의 자리에서 입을 뗄 수 없었고, 지체들 앞에서는 창피했다.
그럼에도 계속 느헤미야로 서야 하는 부담감에 짓눌리자 일주일이 한 달 같이 여겨졌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인간적인 기준으로 지체들을 판단하는 마음이 끊임없이 들었다. 정죄감으로 기도의 자리에 앉을 수 없으니 그 영광을 누리는 지체들에게 시기와 질투가 나기 시작했다. 평생 그렇게도 지겹게 반복되고 반복되었던 죄악들이 그대로 살아 있었다.
나 분명 십자가의 은혜를 받았고,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느헤미야52기도의 자리에서 이런 상태가 되다니… 나 죽고 주님 살았다고 아무리 고백해도 죄 된 마음을 멈출 수 없었다.
공적인 기도의 경험 없던 지체가 기도하고…
그런데도 주님은 나의 어떠함과 아무 상관없이 지체들 속에서 일하고 계셨다. 이주민에 대해 오해하고 있던 한 지체는 자기의 생각을 버리고 하나님의 관점을 취하며 회개했다. 또 한 번도 공적인 기도를 해보지 않았던 지체가 입을 열어 열방을 중보하기 시작했으며, 어떤 이는 하나님의 은혜와 영광을 고백하며 얼굴이 밝아지기 시작했다.
목사님과 사모님은 일주일 내내 주무시는 시간을 제외한 거의 모든 시간을 기도의 자리에 드리셨고, 직장에 화재가 나서 삶의 터전을 잃은 시각장애인 지체도 주저 없이 다시 기도의 자리에 앉게 하셨다. 기도시간만을 잠시 파수한 게 아니라 모두 함께 먹고 자며 일주일을 보냈다.
무엇보다 시각장애인과 함께 하는 우리 교회 안에 느헤미야52기도 책을 점자로 만들어주셔서 함께 기도하는 기쁨을 누리게 하셨다.
그러나, 나는 곤고했고 완전히 망한 자였다. 일주일의 기도가 끝난 후 실패자라는 딱지를 가슴에 붙이고 주님께 나아가지도 않고 있었다. 어떻게 회복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열흘 후, 순회기도팀으로 겨우 기도의 자리에 다시 나아갔을 때 주님은 하박국 말씀을 통해 십자가의 은혜는 실패자인 나를 능히 용납하시는 것이며 그 주님이 나의 주님이신 것을 말씀하셨다.
받을 자격이 없는 자에게 거저 주시는 것이 바로 십자가 은혜였다. 주님의 음성은 낮고 부드러웠지만, 내 안의 울음은 컸다. 나는, 주님이 그런 분이신줄 몰랐던 것이다.
복음화 1%의 시각 장애인의 열방 품은 기도
이제 우리는 매월 월삭기도회를 24시간 느헤미야로 드리기로 작정했다. 외부인이 참여하는 말씀기도를 교회 안에서 하게 됐고, 지체들은 자원하여 세례받기를 청하였다.
시각장애인들도 9월 1일 월삭기도회에 많이 참여하셨고, 점자로 만들어진 느헤미야52기도 책을 집에 가져가 읽기도 하신다. 이를 통해 복음화 1%에 불과한 시각장애인들이 열방을 품게 하실 주님을 소망케 하셨다.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는 말씀이 무슨 의미인지도 모른 채, 다른 교회 성도들이 와서 함께 기도하는 것이 마냥 부러워 우리 교회도 느헤미야52기도를 하게 해달라고 기도했던 정말 어이없던 나에게 큰 은혜를 주신 주님을 찬양한다.
강은정 자매 (하나선교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