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의 난민 구금센터에서 난민여성들과 아이들이 겪는 실태를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을 인용 연합뉴스가 28일 보도했다.
빈곤과 내전을 피해 유럽행을 선택한 아프리카 난민들은 터키~그리스 루트가 국경통제 강화로 차단되면서 유럽행 루트로 지중해 루트로 향하고 있다. 리비아는 지중해 루트의 길목이다. 지난해 9월말 현재 리비아 내 난민수용센터들에는 25만명의 난민이 체류하고 있다.
리비아는 ‘아랍의 봄’ 이후 이슬람계 정부와 동부 비이슬람계 정부로 나뉘어 정치적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와중에 무장세력들이 공식 구금센터들을 통제하고 있다.
일부 무장세력은 범죄조직이나 난민 밀입국업자들과 경쟁, 또는 협력하면서 구금센터를 직접 운영하기도 한다고 유니세프는 전했다.
유니세프는 보고서에서 이들 난민 대부분이 불결하고 질병이 창궐하는 “강제노동 캠프, 임시 감옥과 다름없는” 구금센터들에서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여성들과 아이들이 폭행, 강간, 굶주림 등을 겪는 등 “생지옥”에서 지내고 있다는 것이다.
유니세프는 100명이 넘는 여성과 아이들을 인터뷰한 결과, 거의 절반이 수차례 강간이나 학대를 당했다고 증언했다.
나이지리아에서 무장조직 보코하람을 피해 온 14세의 한 남자아이는 “이곳(구금센터)에서 그들은 우리를 닭처럼 다룬다. 우리를 때리고 좋은 물과 좋은 음식을 주지 않는다”며 “여기서 수많은 사람이 죽어간다. 병으로 죽어가고 추위에 죽어간다”고 했다.
유니세프는 여성들과 부모와 함께 있지 않은 아동들은 유럽행을 밀입국업자들에 의존하는데 ‘돈을 낸 만큼까지만 데려다주는” 조건 아래서 착취를 당하거나 매춘과 강간을 포함한 폭력에 취약해지는 처지가 된다고 지적했다.
아프샨 칸 유니세프 유럽지역 난민 책임자는 “지중해 루트는 대개 밀입국업자들이나 이들 난민을 상대로 돈벌이에 나선 이들이 장악돼 있다”며 “아이들이 단지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이유로 밀입국업자들의 손에 그들의 삶을 맡길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려선 안 된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