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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중국 체류 북한 노동자, 노예처럼 착취당해”

미국 대북제재 대상에 오른 베이징숙박소(연합뉴스 사진)

“숙소에 감금당한 채 주 6일·하루 12∼14시간씩 일하면서 원래 임금의 15∼20%만 받다가 그마저 지급이 완전히 중단된 상태다.”

중국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이 북한 당국에 의해 노예처럼 착취당하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이 이들 노동자의 증언을 인용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BC는 현재 중국 동북지방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한다는 한 북한 노동자가 고영환 통일부 장관 특별보좌역과 주고받은 이메일을 확인했다.

고 특보와 1년 이상 이메일을 주고받은 이 노동자는 “북한은 정보기술(IT) 노동자들을 노예처럼 착취해 주 6일·하루 12∼14시간씩 일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미국·유럽의 고객들을 위해 밤새워 일하기도 하며 이 때문에 만성적인 불면증 등 여러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처음 중국에 도착했을 때는 급여의 15∼20%를 직접 지급받았으나, 2020년 들어 급여 지급이 중단됐다. 그리고 밤에 노동자들이 탈출하지 못하도록 숙소에 가두라는 북한 당국의 지시가 내려왔다고 한다.

그는 또 관리자들이 성과가 좋지 않은 직원을 상대로 모두가 보는 앞에서 따귀를 때리거나 피가 날 때까지 구타하는 등 공개적으로 모욕을 주고 있다고 참상을 전했다.

또 2017∼2021년 중국에서 일한 다른 북한 노동자는 비교적 재정 사정이 좋은 기업들에서 자신도 성과가 가장 좋은 축이어서 괜찮은 환경에서 근무했다고 BBC에 말했다.

그런데도 직장에서 나온 임금의 15%만 자신이 받았을 뿐, 나머지는 자신의 관리자와 북한 정부가 가져가 좌절했다고 전했다.

신변 보호를 위해 성이 정씨인 것만 공개된 이 노동자는 “어떤 이들은 혹독한 겨울철에도 숙소에 난방이 안 됐으며, 외부 출입이 금지돼 심지어 생필품을 사기 위한 외출조차 막혔다”고 말했다.

평가가 좋았던 정씨 자신은 1주일에 한 차례 다른 사람들과 동행해 외부 출입하는 것이 허용됐지만, 팬데믹 기간에는 이마저도 막히고 1년 동안 일터 바깥으로 나가는 것이 금지됐다.

이들은 또 북한 당국이 북한 식당 여종업원들을 동원해 노동자들에게 성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자신들을 관리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고 특보에게 이메일을 보낸 북한 개발자는 관리자들이 성과가 좋은 노동자들을 북한 식당으로 데리고 가서 여종업원을 골라 밤을 보내게 했다고 전했다.

이런 방식으로 노동자들의 경쟁을 부추겨 그들이 돈을 더 많이 벌어오게 했다는 것이다.

정씨 역시 자신의 회사에서도 이런 ‘외출’이 벌어졌으며, 팬데믹 기간에는 실내에 갇혀 있는 노동자들의 스트레스가 극도로 심해지자 이런 외출이 더 잦아졌다고 설명했다.

현재 외국에 있는 북한 노동자는 10만명으로 추정되며, 이들 대다수는 중국 동북지방 공장이나 건설 현장에서 일한다.

이들이 2017∼2023년에 북한에 송금한 금액은 약 7억4천만 달러(약 9천84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의 수입 대부분은 고스란히 북한 정부에 송금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고 특보는 중국 동북부 지린성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 수천 명이 지난 달 11일께부터 북한 당국의 임금 체불에 항의하며 여러 공장에서 파업과 폭동을 연쇄적으로 일으켰다고 밝힌 바 있다.

BBC는 북한이 극도로 폐쇄적일 뿐만 아니라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는 중국 내 공장들도 경계가 삼엄해 실제 이런 폭동이 있었는지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중국 내 소식통을 인용, 지린성 15개 공장에서 2천500여명이 노동쟁의에 참여했다고 BBC에 말했다.

조 위원은 “이들 노동자의 다수는 그렇게 장기간 외국에서 임금을 받지 못하고 일한 결과 정신적·육체적으로 탈진된 상태여서 귀국하고 싶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보 당국은 해외 북한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인해 ‘여러 건의 사건’이 있었다고 BBC에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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