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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칼럼] 항공선교를 향한 길… 6G에서 6초만에 기절

제공: 조성진.

공군에서 실시되는 중력가속도내성훈련(G-TEST)은 사실 일반인들은 들어보지도 못한 생소한 말이다. 그러나 공군에서도 전투기 조종사 외에는 관심도 없는 훈련이다. 일명 곤도라라는 박스 안에서 표준 중력가속도(1G)의 6배나 되는 6G를 20초간 견뎌야 하는 것이 이 테스트의 목적이다.

6G에서 온몸의 근육은 몸무게의 6배나 되는 힘을 견뎌야 하고, 피가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도 이겨내야 한다. 이를 견디지 못해 피가 뇌에 공급되지 못하면 ‘중력에 의한 의식상실(G-LOC)’ 상태에 빠지게 된다.

우주인이나 전투기 조종사는 실제로 임무를 수행하다가 이런 일을 겪을 수 있다. 우주인은 카운트 다운이 끝나고 처음 로켓이 발사될 때 최대 9G에 이르는 중력을 견뎌야 한다. 전투기 조종사는 초음속으로 날다 선회할 때 최대 9G를 버텨야 한다.

훈련 도중 발생할 수 있는 미연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훈련 장비에는 지원자의 얼굴과 행동을 볼 수 있는 카메라를 설치한다. 중력 가속도를 이기지 못하는 지원자는 기절하는 순간 잠에 빠진 듯 고개가 한쪽으로 꺾이기 때문에 상태를 쉽게 알 수 있다. 지원자가 기절하면 즉시 중력을 낮춰 다시 피가 뇌로 공급되도록 한다.

6G에서는 숨쉬기조차 힘들기 때문에 L1호흡법이라는 특별한 숨쉬기 방법을 연습해야 한다. ‘흡! 스읍, 흡!’ 이런 소리를 내며 3∼4초 간격으로 짧게 끊어 숨을 쉬는 방법이다.

훈련이 시작되면 곤도라가 뱅글뱅글 돌기 시작한다. 하지만 안에 있으면 돈다는 사실조차 느끼지 못한다. 뭔가 위에서 아래로 쏠리는 듯한 느낌만 들 뿐이다. 4G는 견딜만 하지만 6G가 되면 강한 힘이 가슴을 짓누르는 듯해 숨을 쉬기가 어려워진다.

중력가속도 4∼6G에서는 몸속의 피가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심해지는데 만약 쏠리는 방향이 발쪽이면 피가 얼굴과 뇌로 가기 힘들다. 그래서 피가 눈까지 가지 못하면 앞을 보는데 이상이 생기게 된다.

때로는 반대 방향의 중력이 작용해 피가 머리로 몰릴 때가 있다. 이때는 ‘레드 아웃’ 현상이 발생한다. 눈에 피가 몰려 주위가 붉게 보인다. 이를 경험해 본 한 공군 조종사 출신들은 “피가 발로 쏠릴 때보다 머리로 몰릴 때 더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전투기 조종사들은 보통 6∼9G를 매번 비행 때마다 경험하는 일상이라고 하니 나는 이 자리를 빌어 그들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

L1 호흡법이 뭔지, G-TEST가 뭔지 인터넷과 전직 조종사들을 통해 얻은 짧은 지식과 잔득 긴장한 상태로 처음 타보는 곤도라 안은 고립감과 함께 두려움이 몰려왔다.

죽어서 실려 나갈지언정 반드시 이 훈련을 마치겠노라 다짐은 온데간데없고 순식간에 하늘로 치솟는듯한 느낌을 잠시 느끼는 순간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느낌과 함께 언제 테스트를 시작하는지 제대로 자세를 잡고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자마자 순간 문이 열리고 6G에서 겨우 6초를 버티다 ‘G-LOC’으로 상황이 종료됐다.

2년을 기다리고 많은 이들의 중보기도와 성원을 힘입어 도전한 결과가 무산되는 순간이었다.

2차에서 선발된 11명 중, 4명의 최종합격자를 뽑는 대상이 된 것만도 대단하다고 격려를 하지만 나로써는 곤도라를 극복하지 못한 실망감과 아쉬움 그리고 트라우마에 며칠간 잠을 설쳤다.

결국 나 자신과의 싸움이지만 11명의 2차 합격자는 모두 나이가 20대~40대, 내 나이가 64세라는 것을 잊고 있었다.

69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국민조종사

대한민국 공군이 2년마다 한 번 개최하는 행사로써 매기수별 4명을 선발하며 올해가 9기로 역대 최다(2768명), 최고의 경쟁률(692:1)을 기록했다.

필자는 2021년에 처음으로 이런 선발이 있다는 것을 알고 도전했다. 첫 도전 했을 때도 535:1의 어마어마한 경쟁률임에도 불구하고 1차 40명에 선발되었지만 2차 8명에는 선발되지 못했다.

2년 만에 재도전한 나는 이번 9기 모집에서 최종 3차 4명에 뽑히지는 못했지만 2768명 응시자 중, 2차 선발 11명에 뽑혀 ‘비행환경적응훈련’이라는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청주 ‘우주항공의료원’을 나서며 더 이상 도전은 무리겠다는 생각으로 여기까지 인도하신 성령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면서도 꿈을 접기에는 아쉬움과 섭섭함이 한없이 밀려왔다.

98세 국내 최고령 스키어가 TV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프로에서 소개되었다. 환갑 나이에 스키를 배워 여름에는 뉴질랜드까지 가서 즐길 정도로 열정이 대단하셨다. 2년 후, 100세의 스키어로 다시 한번 촬영하러 오라 할 정도로 건강한 모습이셨다. 85세에 중국 최고령 조종사 면장 취득에 도전하신 분, 99세에 교관 조종사가 되신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 카운티 여성분, 난 이분들에 비하면 아직 애들이다.

2023년 시작이 어제 같은데 순식간에 이제 두 달을 남겨 둔 시점이다. 시계는 고장이라도 나는데 이놈의 세월은 고장도 나지 않는다는 유행가 가사처럼 나이가 들수록 빠르게 흐른다.

올해 도전 목표를 뒤돌아보며 학과 개설이 취소되어 진행을 못한 회전익(헬리콥터 면장) 외 가장 아쉬움이 남는 것은 뭐니 뭐니해도 국민조종사 9기 도전 좌절이었다.

공군에서 국민조종사 이벤트 행사가 없어지지 않는 한 내 나이 100세가 되더라도 될 때까지 도전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2년 후 재도전을 꿈꾸며 아쉬움을 달랜다.

인생! 강건해야 팔십이라고 한다. 우리는 흔히 노인에게도 기회가 있음을 갈렙과 모세의 예를 들곤 한다.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만 하며 산다면 얼마나 좋겠나! 하지만 인생이 내 의지와는 관계없이 공식처럼 정해진 길을 걷다가 어느 순간 인생의 전반기가 끝났다는 것을 알게 된다. 후반기도 전반기처럼 삶의 목표가 성공이나 먹고 사는 것에 급급한다면 마지막 순간이 정금 같이 올 텐데, 예수님 앞에서 난 뭘 자랑할 수 있을까?!

오늘 국립국어원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어 교원 자격증(2급) 심사 결과, 합격(통과) 공지를 확인했다.

다섯 살 꼬마의 꿈! 기도하는 순간 성령님께서는 60년 프로젝트로 ‘군인, 조종사, 선생님, 세계 일주’ 그 꿈을 모두 다 응답해 주셨다. 이제 그 소원의 응답을 사명으로 되돌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에 미흡하나마 쓰임 받기를 소원하며 ‘새로운 패러다임의 항공선교 시스템 구축’과 선교의 현장에서 조종사로, 교사로 섬김을 실천하는 데 힘쓸 것이다. 올해 계획한 마지막 미션 필리핀 세부 항공선교 센터 설립이 꼭 이뤄지길 간절히 기도하며 동역자들과 축하 비행을 기획해 본다. [복음기도신문]

조성진 | 항공선교사. 세바그룹 회장으로 하늘나라 캡틴클럽 회장을 맡아 항공선교를 통해 복음이 땅끝까지 전파되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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