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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일 칼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아닌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다!

밖에서 보는 이슬람(80)

세계의 관심이 지금 중동에 집중되어 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이어서 또 한 번의 커다란 전쟁이 중동에서 발발하느냐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과 우려가 바로 그것이다. 이번 전쟁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이라고 부르는 것보다 ‘이스라엘과 이슬람 테러 무장 단체인 하마스와의 전쟁’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왜냐하면, 지금 팔레스타인에 사는 아랍계 주민 대부분은 이번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어쩌면 아랍계 주민들만 큰 피해를 보게 될 것이고, 또 한 번의 대대적인 전쟁 가운데 팔레스타인 민간인들만 고난을 겪을 것을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7일, 중동 테러 무장 단체로 알려진 팔레스타인의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상대로 대규모 침공을 감행했다. 이번 전쟁은 2014년 이후 9년 만에 발발한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면전이며 1973년 제4차 중동전 이후 최대 규모의 충돌이다. 현재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로의 대대적인 보복 공습이 시작되었고, 현재 ‘가자’로의 이스라엘 지상군의 진입이 초읽기로 들어간 가운데 하마스 측도 이스라엘 측 인질들을 처형할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하마스의 동상이몽

이번 하마스의 이스라엘 침공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중요한 정치 외교적 상황을 가진 시기에 발생했다.

첫째, 팔레스타인 안에서 ‘하마스’는 약해진 자기들의 입지를 만회해 보려는 강력한 의지가 있었다. 지금 하마스는 오히려 이스라엘의 ‘가자’ 지역으로의 지상군 투입을 원한다. 지금까지 수많은 민간인을 희생하고 방패로 삼으면서 자기들의 존재감을 세상에 알리고 싶어 한다. 아울러 이번 이스라엘의 ‘가자’로의 지상군 투입은 ‘지하드’라는 이름을 내걸고 결국 레바논의 시아파 과격 무장 단체인 ‘헤즈볼라’의 개입을 정당화해 줄 것이다. 이는 중동에서의 더 큰 전면전을 예고하는 것이며, 결국 하마스의 계획에 말려드는 것이 될 수 있다.

둘째, 이스라엘이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변 무슬림 국가와의 협력 조짐이 보이는 시기에 침공이 있었다는 의미는 팔레스타인의 하마스나 레바논의 헤즈볼라 같은 이슬람 무장 단체가 이를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왜냐하면 저들에게는 팔레스타인 땅이 다시 자기들에게 돌아오기 전까지는 이스라엘과의 투쟁을 죽음으로 사수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기 때문이다.

셋째,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 구도가 심각한 상황이었다. 현재 이란은 현재 이스라엘의 지상 최대 적국으로 중동의 진정한 평화는 오직 이스라엘을 지도에서 없애는 방법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할 정도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의 핵 문제는 현재 이스라엘의 최대 위협이기에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선제타격설까지 나왔을 정도이다.

넷째, 이란을 중심으로 한 중동 시아파와 수니파 무슬림들의 주도권 갈등이 심해지고 있었다. 특이한 사항 하나는 이번에 시아파 무장 단체 헤즈볼라가 수니파 무장 단체인 하마스와 손을 잡았다는 것이다. 이는 이스라엘을 향해서는 무슬림들이 언제든지 하나로 손을 잡을 수 있음과 그들에게 최우선 적국은 이스라엘임을 보여준다.

다섯째, 중동 외교에서 하마스와 헤즈볼라 등 무슬림 무장 단체의 입지와 위상이 약해지고 있었다. 얼마 전까지 중동에서의 최대 이슈는 이슬람 수니 무장 단체인 ISIS(이라크 레반트 이슬람 국가)였다. 하지만, 점차 그 세력이 약해지면서 여러 지역으로 흩어지면서 세계의 관심이 다른 곳으로 쏠리고 있을 시기에 발생했다는 것은 자기들의 존재를 새롭게 부각해보려는 의지가 강함을 보여준다.

이스라엘의 동상이몽

한편, 이번 하마스의 침공으로 현 이스라엘의 강경 보수 정당을 이끄는 네타냐후 총리는 대대적 응징 계획을 발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어느 정도 희생이 따르더라도 이번 기회에 ‘가자’ 지역을 완전하게 이스라엘의 땅으로 만들 수도 있다.

더 나아가, 이번 하마스의 침공을 빌미로 예루살렘 시내에 있는 ‘알아크사’ 모스크를 아예 없애버리면서 대신 그 자리에 그들의 평생 숙원인 새 유대 성전을 건립할 절호의 기회로 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

또 하나의 난민 발생과 우리의 선교적 접근

현재 팔레스타인 아랍계 주민들은 하마스의 이번 폭력적 접근을 전혀 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런 사태로 결국 손해를 입는 것은 팔레스타인 주민 자신들이기 때문이다. 지금 저들은 또다시 살던 집과 땅을 뒤로하고 ‘가자’를 떠나는 대대적인 행렬이 이미 시작되었으며, 지구촌 안에서 또 하나의 난민을 낳게 되었다.

그리스도인들로서 이번에 또 하나의 전쟁을 바라보면서 몇 가지를 함께 생각해 보면 좋겠다. 첫째는 저들의 아픔을 우리의 아픔으로 느끼면서 선한 사마리아인이 가졌던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가지고 간절히 기도해야 한다(눅 10:25~37). 둘째는 저들을 민간 차원에서 도울 방안을 시급하게 마련해야 한다. 셋째는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이 안전하게 정착할 나라를 찾고 그곳에서 그들의 아픔을 위로받도록 도움을 주면서 그리스도께서 가르쳐주신 사랑의 실천을 통해 복음을 나누는 기회가 되도록 해야 한다.

이번 전쟁에 대한 우리의 바람직한 자세

지금 중동이 다시 아파하고 있다. 서로 다른 민족이 가진 종교와 이념의 갈등과 충돌로 벌써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어느 편이 이기고, 지든 끔찍한 비극만 초래할 뿐이다. 이스라엘이 구약성경 안에서 선민이고, 예수님을 탄생시킨 친근함과 애정을 인정하면서도 지금 팔레스타인 땅에서 예수님 당시부터 살아온 수많은 아랍 그리스도인과 교회들을 기억해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무엇보다도 하나님 앞에서 이번 전쟁이 하루빨리 끝나고, 그 땅에 다시 평화가 찾아오도록 기도해야 한다. 아울러, 이번 전쟁으로 더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도해야 한다.

게다가, 이번 이스라엘 지상군의 ‘가자’ 진입으로 그 땅의 아랍계 민간인들이 안전하게 피신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한다. 또한, 서로를 향한 악한 마음과 분노의 마음을 멈추며, 아랍인들은 이스마엘을 향한 하나님의 긍휼을 기억하며(창16:8-14), 하마스 같은 무장 테러 집단을 스스로 축출하도록 기도해야 한다. 아울러, 이스라엘의 현 위정자들도 여호와 하나님을 경외하고 무자비한 보복 정신을 버리며, 하나님의 용서를 배우는 기회로 삼도록 기도해야 한다. 왜냐하면, 정의의 수단으로 어떠한 모양의 폭력이 사용된다면 그리스도의 사랑이 서야 할 자리는 없기 때문이다. [복음기도신문]

kim ji

김종일 | 장신대 신대원, 국립 이스탄불대 역사학과 석사, 박사, 前 중동선교회(MET) 본부장, 現 터키어권선교회(FOT) 대표. 국내 이슬람권 선교사 네트워크 회장, ‘전방개척선교(KJFM)’ 저널 편집인, 아신대(ACTS) 중동연구원 교수. 저서: ‘밖에서 본 이슬람, (1)무슬림 이해하기’ / (2022, 라비사북스). ‘벌거벗은 세계사(경제편)’/ (2023,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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