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군에 민병대 흡수’에 반발…암하라주 등에서 충돌 이어져
최근 아프리카 국가에서 쿠데타가 잇따르는 가운데 에티오피아 정부가 민병대의 위협에 직면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에티오피아 서북부 암하라주(州)의 민병대 ‘파노'(Fano)는 정부가 민병대를 해체하고 정규군으로 흡수하려고 하는 데 반발해 정권 전복을 다짐하고 있다.
이미 병력 수천 명이 파노에 합류했으며 이들은 현 정부에 충성하는 병력을 겨냥한 매복 공격까지 가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앞서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에티오피아 정부와 파노 민병대는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에티오피아에서는 2020년 11월부터 2년간 정부군과 티그라이 지역 반군(TPLF) 간 내전이 이어졌는데, 이때 파노 민병대는 정부군을 지원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평화 협정으로 내전이 끝난 뒤 아비 아머드 에티오피아 총리는 지난 4월 지역 민병대를 군 또는 경찰에 통합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렇게 시작된 분열로 인해 ‘아프리카의 뿔'(아프리카 북동부) 지역에서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로 여겨진 에티오피아 정부가 붕괴할 위기에 처했다고 WSJ는 평가했다.
실제 암하라주에서는 최근 폭력 사태가 잇따르는 등 치안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4월에는 에티오피아 집권 여당 ‘번영당’ 대표 기르마 예스히틸라가 암하라주에서 이동하던 중 살해됐고, 지난달에는 이 지역을 이끌던 정치인 일칼 케펠레가 분쟁 악화 등을 이유로 사임했다.
예스히틸라 사망 당시 암하라주 당국은 그가 ‘비정규 세력’의 공격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또 암하라주 피노테 셀람 마을에서는 지난달 중순 공습으로 추정되는 폭격이 발생해 민간인 최소 26명이 숨졌다. 해당 공습이 정부군에 의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아울러 최근 몇 주간 파노 민병대는 에티오피아 관광 거점으로 꼽히는 랄리벨라 공항을 장악한 데 이어 암하라주 주도 바히르다르에서 가장 큰 교도소를 습격, 전직 민병대원을 포함한 수감자 수천 명을 석방했다고 에티오피아 정부 관계자 등은 밝혔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지난달 암하라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이들을 치안을 위협하는 ‘극단주의 무장단체’로 규정한 상태다.
에티오피아에서의 이번 사태로 아프리카에 대한 국제사회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아프리카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 말리, 부르키나파소, 기니, 차드에서 쿠데타가 잇따른 데 이어 7월에는 니제르에서 군사 정변이 발생했다.
지난달에는 가봉에서 군부 쿠데타가 발생, 알리 봉고 온딤바 대통령이 축출됐다. 공화국 수비대 사령관인 브리스 올리귀 응구마 장군은 4일 헌법재판소에서 가봉의 과도 대통령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위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