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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 군벌 분쟁에 곡창지대 농사도 중단…기아 가속 우려

수단 식량 구호(세계식량계획 트위터 캡처. 연합뉴스 사진)

50일째 이어지는 수단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 간의 무력 분쟁 속에 자금난으로 농업까지 타격을 받으면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수단 서부 코르도판에 사는 모하메드 하룬은 올해 우기가 시작된 지난달 말 동남부에 위치한 게다레프로 향했다.

1950년대부터 기계화한 대규모 농장들이 즐비한 곡창지대 게다레프에서 농번기 일자리를 찾기 위해서다.

과거엔 게다레프에서 하루 정도면 일자리를 찾을 수 있었으나, 올해는 벌써 닷새째 일자리를 찾고 있지만 반겨주는 이가 없다.

하룬은 “닷새 동안 일자리를 찾았지만, 누구도 일자리를 주지 않는다. 이제 돈도 떨어졌는데 앞으로 먹고살 걱정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매년 농번기에 게다레프의 농장에서 일해왔다는 하룬이 올해 아직 일자리를 찾지 못한 건 지난 4월 15일부터 50일째 이어지는 군벌 간의 무력 분쟁 때문이다.

무력 충돌 와중에 금융 시스템이 마비되면서, 농업자금을 확보하지 못한 농부들이 파종 시기에도 농사를 시작하지 못하고 논밭을 놀리는 상황을 맞은 것이다.

아프리카에서 3번째로 큰 국가인 수단에서 농업 실패는 대재앙을 뜻한다.

이미 전체 인구 4천800만명 가운데 3분의 1이 국제사회의 원조를 받아 생활해왔다.

군벌 간의 장기 분쟁으로 구호해야 하는 인구 비중이 확대된 가운데, 농업 붕괴는 곡물을 비롯한 농산물 가격 급등을 넘어 결국엔 기아를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과거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부족분을 수입해왔지만, 전쟁으로 곡물가가 뛰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아졌다.

또 수단 국내총생산(GDP)의 35∼40%를 차지해온 농업의 붕괴는 전체 노동인구 80%의 실업을 의미하기도 한다.

현지에서 종묘와 농약, 비료 등을 판매하는 미르가니 알리씨는 “이미 5월이 지났는데 물품 주문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적다.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1만 에이커의 땅에 옥수수와 목화, 해바라기 등을 경작해온 모하메드 압델카림은 “하르툼에 본부를 둔 은행들은 이미 4월 중순부터 대출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융자받는다 쳐도 파종해야 하는데 농기계를 돌릴 연료와 전기를 구할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다”고 걱정했다.

압델카림에 따르면 돈줄이 마른 정부가 지난해 심은 곡물 수매에 실패하면서 수확을 포기한 일부 농장들은 이미 빚더미에 올라앉았다.

수단의 주요 산업인 농업을 어렵게 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하르툼에 본부를 둔 아랍농업개발기구의 이브라힘 알-다키리 소장은 “운송수단이 마비됐고, 시장은 파괴되었다. 물론 자금 조달도 없다”며 “이는 수단을 비롯한 인근 지역 주민의 식량 안보에 재앙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공급망이 끊기면서 하르툼에 집중되어 있던 양계 생산 시스템도 완전히 붕괴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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