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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청소년기 신체적·성적 학대, 조기사망 위험 높인다”

아동 학대 (PG) (강민지 제작, 연합뉴스 사진)

美 연구팀, 간호사 6만7천여명 18년 관찰…“트라우마 치료 제공 중요”

아동·청소년기에 신체적·성적 학대를 받은 사람은 성인이 된 후 70세 이전에 조기 사망할 위험을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 TH 챈 공중보건대학원 왕이신 박사팀은 8일 의학저널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MJ)에서 간호사 6만7천여명에 대한 18년간 관찰연구 결과 아동·청소년기 신체적·성적 학대가 70세 이전 조기 사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아동·청소년기 학대는 어린이 사망 및 성인기의 다양한 질환과 관련이 있어 세계적인 공중 보건 문제로 꼽히지만 성인기 조기 사망과의 구체적인 연관성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1989년에 시작된 관찰연구인 미국 ‘간호사 건강연구 Ⅱ’에 참여한 6만7천726명을 대상으로 아동·청소년기 신체적, 성적 학대와 2001년 이후 18년간 발생한 조기 사망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2001년 당시 37~54세였던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12세 이전 아동기와 12~17세 청소년기에 겪은 신체적·성적 학대 피해를 조사하고, 이를 의료 기록, 부검 보고서, 사망 진단서 등과 연결해 사망 원인을 파악했다.

그 결과 18년간 발생한 70세 이전 조기 사망은 모두 2천410건으로 나타났으며, 아동·청소년기에 심각한 신체적 학대나 강제 성행위를 경험한 간호사는 그렇지 않은 간호사보다 조기 사망률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기 사망자는 심각한 신체적 학대를 당한 간호사가 1천인 년당(1000 person years) 3.15명으로 학대 경험이 없는 간호사(1.83명)보다 많았고, 강제 성행위를 경험한 간호사는 4.0명으로 학대를 겪지 않은 간호사(1.90명)보다 배 이상 많았다. 1천인 년당 조기 사망자는 1천명을 1년간 관찰할 때 발생하는 조기 사망자 수다.

어린 시절의 연령과 개인적 특성, 사회경제적 지위 등 요소를 반영한 결과 아동·청소년기에 심각한 신체적 학대와 강제 성행위를 경험한 간호사의 상대적 조기 사망률은 그렇지 않은 간호사보다 각각 53%와 80%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심각한 신체적 학대는 외적 상해나 음독, 자살 등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약 3배, 소화기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2.4배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각한 성적 학대는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2.5배, 외적 상해, 음독, 호흡기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3배 이상, 자살과 소화기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4배 이상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런 연관성에 대해 어린 시절 학대가 면역 및 염증 기능과 뇌 발달을 포함한 생물학적 변화를 일으키고, 나중에 정신 건강 문제와 해로운 생활 패턴에 대한 취약성을 높였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린 시절 신체적 학대와 강제 성행위를 당했다고 보고한 여성은 성년기 조기 사망에 취약할 수 있다”며 “이는 아동 학대를 경험한 사람들에게 트라우마에 기반한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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