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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식량부족으로 주민 스스로 식량 찾아나서

▲ 북한 평양의 한 거리. 사진: UnsplashMicha Brändli

2023 북한인권보고서 리포터(2)

정부가 최근 첫 북한인권보고서를 발간, 공개했다. 정부는 이번 보고서의 발간은 단순히 북한인권 상황을 고발하는 데 있지 않으며, 현재의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여 실질적인 해법을 찾는데 근본적인 목적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북한의 인권 상황을 시민적·정치적 권리,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 여성·아동·장애인 등 취약 계층, 정치범수용소 및 국군포로·납북자·이산가족 등 특수 인권문제 등으로 나눠 정리한 2023 북한인권보고서를 요약 소개한다. <편집자>

2.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

식량 부족 심각

북한주민들은 존엄한 삶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경제적 권리를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북한은 모든 근로자들에게 먹고 입고 쓰고 살 수 있는 온갖 조건을 마련해 준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북한 주민들은 충분한 식량 확보가 어렵고 계층이나 경제력 수준에 따라 차별적인 식량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

세계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2019년 북한 곡물생산량은 약 490만 톤으로 수요량에 비해 약 100만 톤 이상이 부족해 여전히 ‘식량지원 필요국가’다. 유엔인도지원조정실은 북한의 만성적인 식량 부족의 원인은 불충분한 농업 생산과 토지, 농기계·연료 부족, 열악한 인프라다. 세계기아지수도 북한을 기아 상태 ‘심각’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인구의 41.6% 정도가 영양부족을 겪고 있다.

농작물 생산은 포전담당책임제로

북한은 포전담당책임제를 운영, 포전 구성원들이 생산한 농작물의 일정량을 협동농장에 납부하고 남은 잉여 생산물을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도입하고 있다. 이 제도는 생산한 농작물에 대한 농장원과 당국의 분배는 3:7이 원칙이고, 사전계획분을 제외한 추가 생산량은 농장원이 차지하게 한다.

양강도의 농장에서는 부부와 자녀 2명에 대해 1950평이 할당됐고, 1인당 1000평~1800평이 할당됐다. 함경북도의 농장은 1명에게 할당된 포전이 3000평이었다는 진술도 있었다. 농장원이 포전에 심어야 하는 작물은 벼, 보리, 옥수수, 감자, 콩 등 대략적으로 정해져 있고 농사에 필요한 종자, 비료, 농약은 원칙적으로 당국에서 제공하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농장원이 상당 부분 부담했다. 당국에서 공급하는 비료, 농약 등은 매우 부족했다. 당국은 1년에 3회 정도 1000평을 기준으로 비료를 공급했지만, 중간 착복이 많아 농작원이 실제 받는 비료는 매우 적었다. 이 때문에 개인적으로 비료를 구매해야 했지만, 비료는 단속 물품이었기 때문에 장마당에서 구하기 어려웠다. 또한 봄철 땅을 갈아 농사를 준비할 때 농장의 기계를 공동으로 사용하도록 했지만, 이외에 필요한 호미, 낫, 삽 등 농기구는 개인적으로 구매해서 사용해야 했다.

포전담당책임제 시행 초기에는 생산량이 증가하였던 농장도 있었지만, 비료나 농약 등의 부족으로 증가에 한계가 있었다. 할당된 포전에서 계획량을 납부하고 남을 정도의 곡식을 생산했다 하더라도 수확철이 되면 도둑들이 너무 많아서 실제 수확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농장원들은 포전담당책임제의 시행으로 소토지를 농장에 편입시키거나 개별 경작을 인정하지 않아 생활이 어려워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계획분이 계속해서 증가하는 이유는 상부에 포전담당책임제의 운영이 잘 되고 있어 생산량이 늘고 있으며, 농장원이 이전보다 잘 살게 되었다는 허위 보고 때문이다.

북한의 식량사정 악화와 1995년 수해 피해가 국제사회에 인도적 식량지원 요청의 계기가 됐으며, 우리 정부도 1996년부터 2007년까지 국제기구를 통해 북한에 식량을 지원했다. 북한이탈주민 중 국제사회로부터 식량이 지원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경우는 많았지만, 지원된 식량을 배급으로 받아본 경우는 많지 않았다. 장마당 등에 돌아다니는 쌀포대에 ‘대한민국’이나 ‘USA’라고 적혀 있는 것을 보거나, 지원된 쌀이 장마당에서 팔리고 있거나, 지인이 받는 것을 목격하는 것으로 지원 사실을 알게 됐다.

식량배급

북한은 식량배급제를 실시해 왔으나 1990년 이후 경제난으로 식량배급제도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1995년 말부터는 특정계층 이외의 일반주민에 대한 식량배급은 중단됐다. 2004년에는 군인, 국가안전보위원 등 체제보위계층을 제외한 주요기관, 기업소에서 식량 자력조달제를 강화했다.

북한에서는 성별, 연령, 직종, 노동 강도 등에 따라 여러 등급으로 분류하여 차등적으로 배급하고 있다. 농장원은 농장의 생산물에 대하여 노동의 양과 질에 따라 분배받기 때문에 북한의 식량배급에서 제외된다.

평양시는 식량배급이 비교적 원활하다. 배급표가 나온 지역배급 대상자는 쌀이나 옥수수, 감자 등을 받았다. 평양시 대학생에게 지급되는 식량배급 규정은 하루에 쌀 500g이다. 그러나 정량보다 조금 부족한 양의 백미를 15일에 한 번씩 받았다는 진술이 있었다.

식량배급이 전혀 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는데, 양강도 운흥군에서 2013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식량배급을 받았고, 2019년까지 식량배급이 없었다.

병사 1일당 하루 식사량은 800g으로 장교와 사병의 차별이 없었고, 명절에는 떡, 돼지고기, 수산물 등이 배급됐다. 군복무 중 부상으로 제대한 영예군인에게 2019년 배달 식량이 배급됐다. 2020년 함경북도 소재 군부대에서 병사들에게 제공한 급식은 규정상 옥수수가루 800g과 소금, 된장이었지만, 실제로는 옥수수가루 100g과 국, 단무지가 전부였다. 2018년 지방의 군안전부에서 아버지가 근무하였지만 식량배급이 나오지 않았다는 사례도 있었다.

배급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양강도 군급 병원에서 노동자에게 밀·보리·옥수수 5개월분과 감자 7개월분 정도를 1년에 한번 수확기에 지급했다. 배급받은 식량으로는 4개월 정도 생활이 가능했다. 함경북도 인민병원에서는 매달 옥수수6 6kg씩 지급하다가 2017년부터는 나오지 않았다.

공장, 기업소 등에 소속된 노동자는 식량공급대상으로 등록되고 공급기준량과 곡물의 종류가 정해진다. 기관, 기업소에서는 식량자력조달을 강화하여 노동자에 대한 식량배급은 기관·기업소에서 독자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외화벌이 기관 등에는 식량배급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평양시에서 기업소 운전원으로 일했던 노동자는 매월 쌀·설탕·기름·야채·돼지고기 등을 배급받아 식량이 부족하지 않았다.

식량배급이 되더라도 규정에 미치지 못하는 매우 적은 양을 받았던 경우도 많았다. 2019년 평양시 소재 기업소에서 매달 3~5일분 정도의 옥수수를 배급받았다는 진술과 2018년 평양시 기업소에서 1년에 한번 배급하였는데 1인당 2kg 정도만 지급되었다. 소속 노동자에게 식량배급을 전혀 하지 못하는 곳도 있었다. 평안남도의 사업소 소속의 노동자는 약 7년 근무하는 동안 배급을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었고, 함경북도의 광산기업소가 운영이 되지 않아 노동자에 대한 배급도 전혀 지급되지 않았다.

스스로 식량 확보에 나선 북 주민들

북한의 식량배급제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으면서 주민들은 스스로 식량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농장원이나 농촌지역 거주자는 소토지인 텃밭이나 개간지인 뙈기밭을 경작하거나 염소나 돼지 등의 가축을 사육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산골지역에서는 약초나 나물을 팔아 부족한 식량을 확보했다.

농장원 대부분은 개간지를 경작하고, 개간한 경작지를 매매하기도 했다. 농장주변의 산이나 벌판의 토지를 개간하여 3000평을 개간했다는 농장원은 오전에는 협동농장에서 일하고 오후에 소토지에서 일을 했다. 함경북도 농장원은 산을 개간하여 소토지를 만들고, 곡식을 재배하여 식량으로 사용했다.

남성 노동자가 직장에 정상적으로 출근해 개인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경우는 전업주부인 여성이나 가족구성원이 장사, 밀무역, 삯벌이 등으로 생계를 유지했다.

소속된 직장에 수익금을 납부하여, 출근하지 않고 개인적인 경제활동을 하는 노동자도 많았다. 이들도 장사, 서비스업, 삯벌이, 밀무역 등의 일을 했다.

대북제재로 어려움 겪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으로 유엔 결의안 2371호를 통해 북한과 경제협력에 대하여 강화된 제재 조치가 2017년 실시됐다. 이로 인해 북중 합작회사의 설립·운영에 큰 영향을 줬다. 국경 지역인 함경북도와 양강도 등에는 북중 합작회사가 다수 설립·운영되고 있었는데, 합작회사는 북한이 운영하는 공장과 기업소와 비교하여 많은 임금을 제때 지급하고 있었다. 그러나 연속된 제재조치로 나선시에서 합작으로 운영하던 호텔은 제재 이후 관광객이 거의 오지 않는 상황이 되어 임금지급 등에 문제가 발생했고, 광산기업소는 중국과의 합작으로 운영하던 시기에는 임금과 기업소 배급이 끊이지 않고 나왔지만, 제재 이후 운영의 어려움을 겪었다.

연속된 대북제재 조치의 강화와 북한 당국의 국경선 철조망 설치, 밀무역 단속 강화 조치 등으로 지역 주민의 경제활동이 타격을 입었다. 국경지역 교역량의 감소는 물가상승과 하락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수출 금지 품목인 수산물, 약초 등의 가격은 하락했고, 중국의 수입에 의존하는 생필품 등의 공산품 가격은 높게 상승했다.

의료 혜택

북한은 호담당의사제도를 통해 일정구역의 주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체계적으로 보호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진료소 소속 호담당의사들은 생계유지를 위해 사적 경제활동을 하느라 제대로 근무하지 않고 있다.

또한 북한의 의료체계는 무상치료제에 기초하고 있지만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 북한에서 진료비, 치료비, 입원비 등은 대체로 무상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의료진에게 현금, 현물 등의 사례를 하는 것이 점차 상례화되고 있다. 또한 병원을 이용할 때 약품, 소모품, 의료기기 가동을 위한 연료비 등은 대부분 개인이 부담하고 있으며, 무상으로 제공되어야 하는 약품도 부족해 의약품도 개인이 비공식 약품상점이나 장마당에서 구입해야 한다.

북한의 의료장비와 시설은 매우 열악하다. 오래된 의료기기, 열악한 의료도구, 열악한 전기사정으로 의료물품이나 전문 의료서비스에 대해 모든 사람이 접근할 수 있지 않았다. 통상적인 의료시설과 진료 및 상급의료기관의 서비스 이용에 있어서 출신성분과 경제력에 따른 차별이 있다. 평양시에는 중앙당 간부와 그 가족들만 이용할 수 있는 의료시설인 ‘봉화진료소’가 마련되어 있으며, 고가의 약품과 병원의 구급차는 간부용으로 이들이 진료과를 이용할 때는 모든 비용이 무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인맥과 돈만 있으면 평양의 전문병원에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북한은 의료자격을 가진 경우라도 의료기관에서 근무하지 않으면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사적 의료행위가 널리 행해지고 있다. 월급만으로 생계 유지가 어려운 의료인들이 단골환자들에게 사적 의료행위로 돈을 벌고 있다. 또한 전문교육을 받지 않은 이른바 ‘목동의사’와 무속인들이 병을 치료하는 경우도 있으며, 마약을 의약품 대용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식수

주택 대부분 수도가 설치되어 있으나 열악한 전력상황으로 수돗물 공급이 하루 2~3시간 정도 제한적이다. 또한 수도가 없는 경우 공동수도 등에서 물을 받아오거나 강물 등을 길어 와서 식수로 사용한다. 수도로 공듭되는 수질도 깨끗하지 않아서 최근 북한 주민들은 생수를 구입해서 식수로 사용하는 경우가 증가했다.

근로권

북한은 모든 근로자는 희망과 재능에 따라 직업을 선택하며, 안정된 일자리와 노동조건을 보장받고, 능력에 따라 일하며 노동의 양과 질에 따라 분배를 받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인력을 노동행정기관에서 배치하는 방식을 따르고, 집단의 이익과 개인의 요구가 상대적으로 불일치한 경우에는 개인의 이익을 집단의 이익에 복종시키는 원칙으로 조절한다.

북한에서는 개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강제로 직장을 배치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거부할 수 없다. 직장 배치에는 출신성분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맥과 뇌물을 이용해 기피대상 직장에 배치되는 것을 피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직장에서 상주하는 담당안전원을 통해 무직과 결근 단속을 하고 무직으로 단속되면 행정처벌법으로 노동교양처벌을 받는다. 이것도 인맥이나 뇌물로 단속과 처벌을 피할 수 있다. 무직자를 집중적으로 단속하는 ‘상무’라는 연합조직도 있다. 이에 노동자들은 매달 기업소에 돈을 납부하고 출근하지 않는 ‘8·3노동자’로 지내며 생계를 위한 사적 경제활동을 한다.

북한의 노동자는 노동정량법에 의해 노동의 결과를 평가받고 노동보수를 지급받는다. 외화벌이 기관, 합영회사 등에서 근무한 경우는 지급된 보수가 일반 기업소보다 많았지만 각종 지원금이나 사회보험료 등의 납부금을 제외하면 실제로 지급되는 금액은 거의 없었다.

북한 근로자들의 하루 노동시간은 원칙적으로 8시간, 노동 강도와 조건에 따라 7시간 또는 6시간으로 줄이고 한 주에 하루씩 휴식과 연간 14일의 정기휴가와 직종에 따라 21일의 보충휴가를 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거리가 적은 경우는 하루 노동시간이 8시간이 되지 않거나 며칠에 한 번씩만 출근하기도 했던 것으로 보이지만, 대외건설자양성사업소 소속 노동자들은 평양의 여명거리 등 건설현장에서 오전 7시부터 다음날 새벽 3~4시까지 작업하는 날도 종종 있었으며 광산 노동자들은 새벽 5시부터 밤 9~10시까지 근무했고 일요일도 무조건 출근해야 했다.

안전교육은 중앙노동행정지도기관에서 그 대상과 기간을 정해 기관·기업소·단체가 교육 및 안전시설 설치 및 점검보수 등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실제로 작업현장에서는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며, 안전장비가 필요한 노동자에게 장비의 지급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인민군소속 광산기업소에서는 안전모는 지급되었지만, 다른 물품은 지급하지 않았고, 평양시 대외건설자양성사업소에 근무하면서 주요건축 공사에 참여한 근로자는 안전벨트는 모두에게 제공됐지만 안전모는 부족해 모두 착용하지 못했으며 안전화와 작업복, 장갑도 제공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대부분의 민주주의 국가에서 헌법에 의해 보장되고 있는 근로3권(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북한에서 찾아볼 수 없다. 그 이유는 이유는 북한에서는 자본에의 종속이 사라진 것으로 선언됨에 따라 북한 당국에게 고용의 의무가 부과되고 사용자와 근로자 간의 법률관계는 존재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주민 누구든 단체행동을 할 수 없다.

특수 노동자

돌격대

돌격대는 대규모 건설을 짧은 시간 내에 완결하기 위해 지역과 기업소 등의 할당인원이 건설에 투입되는 조직을 의미한다. 조직의 운영을 군대식으로 하여 연대, 대대, 중대, 소대 등의 명칭을 쓰고 있었다. 돌격대는 자원입대와 강제동원 방식으로 동원됐다.

자원입대는 근무경력을 이용해 입당, 대학진학에 도움을 받기 위해 지원하며 근무기간은 10년이었다.

강제동원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직장 배치의 한 형태나 직장이나 인민반에서 순번으로 차출되는 경우와 무직이나 여행 중 단속 등으로 동원되는 경우도 있었다. 최근에는 ‘써비꾼’이라는 이름으로 사례비를 주며 돌격대에 대리 입대시키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게다가 돌격대인원을 더 충원하라는 구역당위원회의 지시로 구역청년동맹에서 장마당의 노숙 아동을 단속하여 돌격대에 보낸 사례도 있었다.

돌격대가 주로 하는 일은 댐, 아파트, 도로 등 건설이 주를 이루었으며, 맡은 임무는 ‘속도전’으로 짧은 시간에 완료하기 때문에 작업시간이 매우 길다. 대부분 공사 완료를 위한 매일의 작업량이 정해져 있었으며, 작업시간이 10시간을 넘기는 것은 보통이었고, 하루 15시간 이상 작업에 투입되는 경우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돌격대 근무자에 대한 보수의 지급은 어떻게 동원되었는지에 따라 달랐다. 직장이나 인민방의 순번에 의해 동원되었을 경우 소속 직장에서 나오던 생활비와 각종 배급이 그대로 나온 경우가 있었고, 인민반에서 차출된 경우 인민반 주민들이 모은 돈이나 물품을 받았다. 하지만 무직, 여행증, 방랑자 등의 단속으로 돌격대에 동원되면 노동보수는 전혀 지급되지 않았다. 자원하여 돌격대에 들어가 근무한 경우에도 보수는 없었고, 경우에 따라 오히려 필요한 장비를 개인적으로 마련해야했다는 사례도 있었다.

안전장비를 부족하게 제공하고, 안전교육 등이 제대로 실시되지 않아 작업도중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돌격대에서 식사와 숙소 등 근무환경은 소속된 돌격대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삼지연시건설돌격대의 도단위에서 동원된 대대는 쌀밥과 국, 고기, 나물 등이 매일 제공되었지만 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에서는 보리밥과 된장이나 소금, 미역국이 전부였다.

해외파견노동자

해외파견노동자는 외화벌이를 목적으로 러시아에만 국한되어 있다가 중국, 중앙아시아, 중동지역 및 동유럽과 아프리카 지역으로까지 확대됐다. 파견업종도 건설업, 서비스업, 제조업 등에 종사하고 있다.

해외파견자로 선발되기 위해서는 대상자가 추천을 받으면서 선발 절차가 시작되는데 업무에 적합한 능력을 가진 인력을 ‘선발’하기보다는 ‘결격 사유’를 가진 사람을 걸러내는 것이 우선이었으며 수차례 간부들과 면담을 통해 선발하는데 군복무 중 건설 논동자로 파견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뇌물을 사용했다는 공통된 진술이 있었다.

북한회사는 파견국가의 회사와 계약을 체결하는데 파견된 노동자는 현지 북한회사에서 관할하며, 회사는 노동자와 노동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는 없었다. 대부분의 노동자는 북한회사의 파견국 회사 간의 계약에 대한 세부 내용과 매달 받아야 하는 임금 등을 알고 있는 경우도 드물었다. 보수 지급은 기업소마다 달랐으나 지급 금액 총액에서 국가계획분, 체류·운영비, 파견 시 선지급 비용 등을 차감하는 방식으로 정산됐다. 정산된 금액을 노동자에게 매달 지급하는 회사는 많지 않았고, 용돈 명목으로 일부만 지급되었으며, 나머지는 파견 종료 시 일괄 지급하거나, 1년에 한 번씩 정산했다.

해외파견노동자들은 국가계획분, 당비, 회사운영비 등을 바쳐야 하는데 파견된 나라에 따라서는 대사관 운영비까지 보수에서 차감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상황으로 노동자들이 실질적으로 받는 대가는 매우 적었다.

북한의 해외파견노동자는 일부 파견 국가를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에서 장시간의 과도한 노동을 하고 있다. 러시아에서 일했던 건설노동자는 작업시간이 오전 7시부터 자정까지였으며, 작업이 지연되었을 때는 2~3일씩 밤을 새기도 했다. 매일 작업시간이 16~17시간이 넘었지만,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쉬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안전교육·감독과 안전장비의 제공은 국가마다 차이가 있었다. 유럽지역 파견 건설노동자는 안전교육을 파견국 회사에서 실시하도록 하여 한 번에 1~3시간 정도의 교육을 받았다. 안전모, 장갑, 안전화, 안전조끼 등 모두 부족하지 않게 지급됐다. 반면 일부 중동 국가에서는 파견국 회사에서 근무에 필요한 안전도구가 지급되면 현장에 나와 있는 당 간부나 지배인 등이 장비를 되팔아 착복하였기 때문에 노동자에게 공급되는 것은 거의 없었다.

노동자의 생활공간도 파견국가에 따라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러시아 건설노동자는 컨테이너 같은 임시숙소를 이용했지만, 이외의 파견국에서는 보통 건설현장 인근의 숙소를 임차했다. 중동 일부 지역에서도 러시아와 유사했는데, 컨테이너나 주택을 임대하여 많은 인원이 사용하기에 비좁고 청결하지도 않았고, 에어컨 가동을 잘 하지 않아 매우 불편했다는 진술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청부로 소수인원이 작업하는 경우에는 공사 중인 건물의 지하 등에서 지낸 경우도 있었다.

해외 노동자에 대한 감시나 통제는 파견된 시기, 파견 지역, 파견 된 직종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 것은 아니었다. 보통 파견국 북한 회사 1곳에 보위원 1명이 파견되는데, 보위원이 직접 감시하기도 하지만, 정보원을 두고 파견 노동자의 동향을 세부적으로 보고받고 감시했다. 소지품 등의 검열도 수시로 있었다. 보위원의 검열 목적은 주로 스마트폰 소지 및 사용여부인 것으로 보인다. 검열 등으로 보위원에게 단속된 사람은 뇌물로 무마하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무마의 대가로 보위원의 요구대로 정보원 역할을 해야 했다는 진술이 있었다. <계속>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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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

2023 북한인권보고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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