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2015년에 나를 헤브론원형학교 체육과목 교육선교사로 불러주셨다. 새 학기 첫 체육수업을 준비하면서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 생각했다. 스포츠 종목의 기능을 가르칠 것인가, 아니면 기초체력을 우선하여 기초를 가르칠 것인가.
사실 기초가 되어있지 않으면 스포츠의 기능을 배워도 그저 흉내 내는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하나님이 고린도전서 3장 11절 말씀을 주셨다.
“아무도 이미 놓은 기초이신 예수 그리스도 밖에 또 다른 기초를 놓을 수 없습니다(새번역)”
그렇지! 기초가 가장 중요하지! 구원의 기초가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 없이 구원이 불가능한 것처럼 체육에도 기초가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확증을 얻었다. 이 말씀을 약속의 말씀으로 받고 학생들에게 주님이 주신 마음을 나누고 말씀을 선포했다.
모두에게 ‘아멘’은 되었지만 기초체력을 단련해야하는 체육시간이 두렵긴 한 모양이었다. 사실 나도 체육을 배우고 즐기며 살았지만 기초체력 단련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신과의 싸움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드디어 수업이 시작됐다. 강당 안에서 전력으로 뛰고 쉼 없는 윗몸일으키기와 팔굽혀펴기를 반복하면서 하나님이 약속의 말씀을 주신 이유를 점점 깨달아갔다.
운동을 하며 우리는 우리 존재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존재적으로 기초를 지겨워하고 싫어하는 것이 우리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운동의 기초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가 고스란히 복음의 기초, 예수 그리스도를 대하는 태도와 같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예수님께 나아가는 것은 나를 부인하고 제 십자가를 져야만 따라갈 수 있는 길이었다.
육체의 한계와 고통뿐만 아니라 기초를 싫어하고 무시하는 우리의 존재에 대해서도 부인하는 것이 필요했다. 나에 대한 모든 것을 허물고 기초되신 예수께로 갈 때 주님이 나의 모든 것이 되어주시는 것이었다. 기초가 완성되면 비로소 모든 단계의 문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주님은 이 시간을 통해 아이들에게 말씀하시고 친히 아이들 가운데 역사하셨다. 힘들지만 포기할 수 없는 기초, 유일한 피난처 예수 그리스도, 십자가를 허락해 주신 주님의 은혜가 아이들을 사로잡았다. 구토를 하고 얼굴이 하얗게 질린 상황에서도 아이들은 “주님이 하셨습니다.”라고 고백했다.
그리고 계속해서 외쳤다. “나의 기초되신 예수 그리스도!” 주님이 우리의 기초가 되어주신 그 순간 비로소 아이들의 얼굴은 해같이 빛났다. 이렇게 주님의 말씀성취를 보는가 싶었는데 하나님은 나에게 화살표를 살짝 돌리셨다.
실내체육을 마치고 이어 2시간 동안 야외수업을 하게 되었다. 먼저 육상을 한 후 남은 시간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축구를 하기로 했다. 내심 실내체육에서 열심히 뛰어준 아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에 보상을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상황은 내 예상과 다르게 돌아갔다. 아이들은 연합하고 배려함 없이 자기 좋은 대로 경기를 운영했다.
서로 불평하며 핑계대기에 급급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내 마음도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이내 이것은 아이들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을 좋게 하는 것이 아닌 아이들을 좋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문제였다.
힘든 시간을 지내며 나는 누구도 만족시킬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깨닫고 아이들과 나누며 나를 기대하지 말고 무엇을 하든 주님께 전심으로 서자고 했다. 그리고 이내 주님이 나에게 묻기 시작하셨다.
‘종현아. 너는 내가 기초인 것을 정말 믿니? 네 입술로 고백한 진리들과 나눔들이 혹시 너에게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하니?’ 주님의 질문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이 수업의 주인은 바로 하나님이라는 것을 존재로 부딪치며 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지금 주님께 기초가 무엇인지 다시 배우고 있다. 기초가 되신 예수 그리스도. 그분 안에서 날마다 주님의 영광을 향해 달리게 하소서. [GNPNEWS]
이종현 교육선교사(헤브론원형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