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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일 칼럼] 국내 무슬림 전담 교회 이야기

밖에서 보는 이슬람(31)

국내 무슬림들과 한국 교회

지금까지 우리가 만난 무슬림들은 한결같이 예수님을 그리스도(메시아)로 받아들이지 않고, 알라가 보낸 예언자로만 믿고 살아간다. 더군다나, 해외 이슬람권 선교 현장의 무슬림들은 복음을 들을 기회가 매우 제한적인데다가 기독교에 대한 오해와 편견 때문에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런데, 최근 지구촌 여러 이슬람 국가로부터 적지 않은 무슬림이 경제적 이유와 전쟁 등의 이유로 난민이 되어 지금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우리의 이웃으로 살아가기 시작했다. 이는 국내 자문화권에서도 이슬람권 선교의 장이 열린 것을 의미하며, 우리나라도 해외와 다름없는 선교 현장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이전에는 이슬람권 선교라고 하면, 특수하고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일부 선교사들의 몫으로 생각했던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국내외를 막론하고 무슬림들에게 복음을 전파하는 일은 이제 모든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감당할 선교 사명이 되었다.

국내로 들어온 무슬림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은 해외 이슬람권 선교 현장에서와 아주 다른 것 하나가 있다. 그것은 모스크와 무슬림들 사이에서의 선교가 아니라, 교회와 기독교인들 사이에서의 선교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국내 무슬림을 향한 선교 현장은 해외에서처럼 위험하지 않으며, 모든 그리스도인이 긴장하거나 두려움을 갖지 않고, 더 적극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사역의 장이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가 섬기는 공동체는 예수님이 누구신지도 잘 모르고, 기독교가 어떤 신앙인지도 모르고 살아가는 국내 튀르크권 무슬림들을 향해 먼저 예수님의 하나님 되심과 교회의 참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는 사명 공동체로 지내왔다. 그리고, 이제 국내에서도 복음 전파의 기회를 주신 하나님의 선교 명령을 충실히 수행하는 선교공동체로 고군분투해 왔다. 앞으로도 이 땅의 무슬림들이 우리를 통해 인간 예수가 아닌 그리스도 예수를 발견할 수 있는 교회 공동체로 더욱 사명을 감당해 나갈 것이다.

국내 외국인 근로자들의 삶

지금 한국 교회는 예전과 아주 다른 특이한 선교 현장을 하나 더 갖게 되었는데, 국내에 체류하는 수많은 외국인이 바로 그것이다. 이제 우리 사회는 250만 명의 외국인 시대로 들어가면서 유엔UN이 정한 다문화국가 범주 안으로 들어갔으며, 우리 교회 안에서도 다문화 가정과 다문화 사회의 이슈들이 중요한 문제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중에서 한국 교회가 선교의 ‘블루오션’으로 주목해야 할 사역이 바로 국내 외국인 근로자 선교이다. 지금 수많은 외국인 근로자가 ‘코리아 드림’의 희망을 품고 돈을 벌기 위해 국내로 들어와 어느새 우리 이웃이 되어 살아가고 있다. 지금 한국 교회가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주변을 돌아다보면 우리 도움이 필요한 다양한 사연을 가진 국내 외국인 근로자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그러므로, 한국 교회가 이들의 어려움에 귀를 기울여주며, 이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가운데 삶 속에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들을 발견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다면, 이들이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이들은 일주일 가운데 거의 6일을 쉬지 않고 일하고 나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유일하게 쉴 수 있는 주일 하루이지만, 적지 않은 이들이 스스로 교회를 찾아오고 있다. 한국 교회는 이들을 결코 외면해서도 안 되고, 그냥 되돌려 보내서도 안 된다.

이질적인 문화와 신앙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교회를 찾아오는 이유는 명절날 선물을 받으려 함이나 한 끼의 식사를 얻어먹기 위해서가 아니다. 이들에게는 지금 한국 교회의 관심이 필요하다. 이들과 함께 아파하며, 이들과 함께 기뻐해 주는 가족 같은 그 누군가가 너무 그리운 것이다.

이들을 위해 우리가 한 일

지금 이들에게 우리나라 사람은 어쩌면 더는 친구도 아니다. 이들에게 대한민국은 더 이상 정 많은 동방예의지국이 아닐지 모른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거친 욕설과 비인격적인 대우로 지쳐 있는 이들은 얼마 안 돼서 고향의 향수로 못 견뎌 하지만, 어렵게 들어온 이 땅을 떠나기도 그리 쉽지만은 않다. 너무 낯선 문화, 음식, 언어 등 모든 것이 낯선 이 땅에서 오로지 돈 벌어 금의환향하기 전까지는 꾹 참고 살아야만 한다.

경기 북부에 있는 우리 교회는 10년이 넘게 무슬림들과 함께 지내고 있다. 우리 교회의 주된 사역은 당연히 국내로 들어와 일하는 무슬림 근로자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것이지만, 좀 더 다양한 방법을 가지고 그 일들을 펼쳐가고 있다.

이들이 우리를 찾아와 도움을 요청하는 내용은 이들에게는 전부 속상한 것들이고 안타까운 것들이다. 수개월 동안 월급을 못 받고 아무 이유도 모르는 채 쫓겨난 이들, 아파도 어떻게 병원을 찾아가야 하는지 모르는 이들, 돼지고기를 먹을 수 없음에도 매일같이 선택의 여지 없이 나오는 돼지고기 섞인 음식에 굶기를 밥 먹듯 하는 이들, 어렵게 번 돈을 고향 가족에게 송금하고 싶어도 한 마디 한국말을 몰라 어쩔 줄 몰라 하는 이들. 오직 우리가 대한민국 사람이고, 한국말을 자유롭게 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이들의 손과 발이 되어주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눌 수 있다.

이런 이들 앞에서 우리 교회가 도울 일은 사실 단순하다. 이들의 고충을 들어주고, 필요할 때 병원까지 동행해서 아픈 곳을 대신 얘기해 주고, 공장에서 임금을 왜 안 주는지, 이들에게 이유 없이 왜 화를 냈는지, 이들이 공장에서 무엇을 잘못했기에 아무 이유도 모르는 채 욕설을 들어야 했는지 등등 이들의 손과 발, 그리고, 입이 되어 대신 물어봐 주는 정도가 대부분이다.

그동안 우리가 했던 일들은 그저 주일에 찾아오는 이들에게 예수 안 믿으면 지옥 간다는 얘기는 좀 접어둔 채 예배 내내 이들의 언어로 찬양을 부르고, 이들을 위해 기도해 주며, 성경 말씀을 들려주며, 이들이 잘 먹는 음식들을 함께 만들어 먹는 정도인데 지금까지 80여 명이 세례받고 구원받았다. 이들은 우리를 향한 마음속 긴장과 경계가 점차 신뢰로 바뀌면서 하나씩 둘씩 마음 문을 열었다. 이들은 우리가 전하는 예수를 그냥 선지자가 아니라 영생을 주시는 하나님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런데, 시간이 가면서 이들이 하나씩 둘씩, 또는 다른 무슬림 친구들을 데리고 주일 우리 교회를 찾아오기 시작했다. 예수를 구주로 영접하고 세례를 받는 이들이 하나씩 둘씩 늘어갔다. 불시에 불법체류자 단속에 걸려 갑자기 추방될지 모른다고 두려워하며 절대 외출하지 않겠다는 이들이 주일마다 우리 교회를 지속해서 찾아오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우리는 이들에게 돈을 주지도 않았고, 취직자리를 마련해 주는 것도 아닌데.

자기들의 고향에서 평생 들을 기회조차 없었을 복음을 이곳에 와서 먼저 믿은 우리를 통해 접하게 되면서 새 생명을 찾은 이들이 너무 귀하다. 그리고, 우리 교회가 하나님의 선교 계획 가운데 도구로 사용돼서 그저 감사할 뿐이다.

우리 한국 교회가 할 일

이제 우리는 국내로 스스로 들어와 살아가는 수많은 타문화권 사람이 우리의 관심과 사랑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들도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하나님의 잃어버린 자녀들이다. 이 사실을 모르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하나님의 메시지를 전해 줄 그 누군가가 바로 우리 교회여야 한다. 무조건 예수 안 믿겠다고 잔뜩 긴장하며 살아가는 이 땅의 무슬림들을 비롯한 외국 나그네들을 향한 우리의 따뜻한 눈빛과 미소, 친절과 배려가 이들의 마음 문을 열어 줄 복음 전도의 시작이다.

이제 매년 어렵게 재정을 마련하고, 바쁜 시간을 내서 단기선교란 이름으로 굳이 해외로 나가지 않아도 된다. 더는 추방과 핍박이 없고, 테러 집단의 위험도 없는 우리나라로 들어온 30여만 명의 무슬림들을 포함, 이 땅의 250만 명 외국인은 하나님께서 우리 교회를 통해 구원받을 영혼들이다.

[복음기도신문]  

kim ji

김종일 | 장신대 신대원 졸업, 前 중동선교회(MET) 본부장, 現 FOT 선교회 대표. 국내 이슬람권 선교사 네트워크 회장, 저널 ‘전방개척선교(KJFM)’ 편집인, 아신대학교(ACTS) 중동연구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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