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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K 칼럼] 우리가 모여서 하는 일들(3): 봉사

Unsplash의 Pedro Lima on

성도가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린다는 말은 익숙하지만 봉사한다는 말은 조금 어색합니다. 물론 함께 모여 봉사하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지만, 어떤 사람에게 봉사는 예배와는 분리된 또 다른 해야 할 일, 부수적인 일이라 여겨집니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예배”라는 말에는 “섬김”(봉사)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히브리어 아바드는 시편 97편 7절에 “여호와께 경배할지어다(worship)”에 사용되었는데 기본적인 의미는 “섬기다”(serve)입니다. 헬라어 프로스쿠네오 역시 “경배하다”(worship)로 번역되었는데 마태복음 4장 10절에서 “섬기다”와 동의어로 사용되었습니다(참고: 눅 4:8).

구약시대 이스라엘 백성이 함께 모여 하나님을 예배했던 성전에서 예식을 돕는 수많은 제사장이 각자 자기가 맡은 영역에서 봉사하며 하나님을 예배했었고(대상 23:28-32), 신약시대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는 성도 역시 “왕 같은 제사장”으로 부르심을 받아(벧전 2:9) 각자 받은 은사대로 서로 섬김으로 하나님을 예배합니다. 바울은 은사를 주신 이유에 관하여 “성도를 온전하게 하여 봉사의 일을 하게 하며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려 하심이라”고 말합니다(엡 4:12).

1. 봉사는 예배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먼저 함께 모여 하는 부수적인 일로 여기는 일들, 특히 성도의 유익을 위해 서로 봉사하는 일들이 하나님께 드려지는 예배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교회에는 참 많은 봉사의 기회가 있습니다. 애찬당번, 아이 돌봄, 청소, 바자회 봉사, 주보 봉사, 주일학교, 학생회, 청년회 교사로 일하는 봉사, 녹음실, 음향 담당 봉사 등…

이것을 만일 “일”이라고만 여기면 그 일에 동참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성도를 판단하고 정죄하기 쉬워집니다. 가령 교회 앞마당을 청소할 때 그것이 성도에게 유익을 끼치며 동시에 하나님께 드려지는 아름다운 예배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그 앞마당을 밟고 교회로 들어오는 성도를 보며 ‘왜 저 사람은 청소를 안 하지? 왜 우리들만 청소하지?’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심지어 교회로 들어가는 그 성도가 주일학교 봉사를 위해 들어간다고 할지라도 말입니다.

말씀을 전하는 것도 성도를 위한 봉사요, 만찬 예식을 준비하기 위해 빵을 굽고 포도주를 담그는 것도 성도를 위한 봉사며, 예배 찬양을 준비하기 위해 악기와 보컬을 맞추고 있는 성도 역시 봉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교회 안에 성도가 주님께 받은 은혜대로 서로 섬기는 모습을 보는 것은 참 아름다운 것입니다. 베드로는 그래서 이런 명령을 주었습니다.

각각 은사를 받은 대로 하나님의 여러 가지 은혜를 맡은 선한 청지기 같이 서로 봉사하라(벧전 4:10)

만일 우리가 하는 봉사가 하나님이 기뻐 받으시는 예배라면, 우리는 서로가 하는 일에 따라 서로를 판단하거나 시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청소하는 사람은 말씀을 준비하는 사람이 더 편하고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판단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나님은 청소와 말씀 선포 둘 다를 통해 영광을 받으시고 성도 가운데 은혜를 베푸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부엌에서 성도가 함께 나눌 애찬을 준비하는 성도보다 설교를 듣고 있는 성도가 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착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서로의 유익을 위해 돌아가며 애찬 당번을 하고 있으며, 부엌에서 봉사하는 성도가 말씀을 듣는 성도의 유익을 위해 섬기는 중이고, 다음에는 또 자기가 봉사할 기회가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말씀을 전하는 이 역시 누가 언제 몇 번을 전하는지에 집착할 필요가 없습니다. 각자 받은 은사대로 하나님의 말씀을 전달할 도구로써 성도를 섬기는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마 25:40). 주께서 사랑하사 자기 목숨을 내어주신 지극히 귀한 성도를 위해 한 봉사를 하나님이 참으로 기뻐 받으실 것입니다. 예수님은 “나아와 창세로부터 너희를 위하여 예비된 나라를 상속받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성도가 함께 섬기는 일은 그리스도의 기쁨이며 그 기쁨은 흘러넘쳐 그 나라를 상속받을 우리에게까지 흐를 것입니다.

이 사실을 잊지 말고 내가 하는 일을 평가하기보다는 그 일을 누구를 위해 하는지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봉사의 일을 통해 내가 느끼는 보람이나 만족보다는 그 일을 통해 성도가 누릴 유익과 기쁨, 더 나아가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받으실 영광을 생각하십시오.

2. 봉사는 주 영광을 보는 것입니다

교회가 함께 모여 봉사할 때 우리는 서로의 섬김에서 그리스도의 겸손과 섬김을 봅니다. 섬김을 받아 마땅한 주님께서 수건을 허리에 두르고 제자들의 발을 씻겨 섬김의 본을 보이신 것처럼(요 13:14) 성도가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하나 되어 섬길 때 그들의 자발적이고 희생적인 섬김을 통해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맛보며 그 은혜에서 자랄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서로 사랑하라”는 새 계명을 주셨습니다. 봉사의 동기는 성도를 향한 사랑, 그리스도를 향한 사랑에서 흘러나오는데, 예수님은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요 13:34-35).

예수님은 또한 “사람이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키리니 내 아버지께서 그를 사랑하실 것이요 우리가 그에게 가서 거처를 그와 함께하리라”는 놀라운 말씀을 하셨습니다(요 14:23). 예수님께서 성도에게 명하신 말씀은 “서로 사랑하라”이고 성도의 봉사는 그 사랑의 구체적인 결실 중 하나입니다. 그럴 때 모든 사람이 우리 안에 드러나는 그리스도와 아버지의 사랑을 알게 될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세상은 그런 공동체를 보기 원합니다. 자기 유익을 구하고 무례히 행하는 공동체가 아니라, 자기희생적이고 자발적인 사랑으로 서로 섬기는 공동체를 보기 원합니다. 세상이 알 수도 없고 흉내 낼 수 없는 사랑, 그 사랑에서 흘러나온 봉사가 넘치는 교회를 세상은 보기 원합니다. 하나님은 교회를 통해 자기 영광을 드러내고 계십니다. 아름다운 덕을 세상 가운데 선포하기 위해 교회를 “자기 백성”, “거룩한 나라”, “왕 같은 제사장”으로 삼으셨습니다(벧전 2:9-10).

그러므로 성도가 서로 봉사할 때 우리는 그 속에서 그리스도의 은혜와 사랑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섬김에서 묻어난 그리스도의 영광과 사랑에 힘입어 나도 다른 성도를 사랑함으로 그리스도의 영광과 사랑을 드러내는 지체의 역할을 감당해야 합니다.

3. 봉사는 하나님의 공급하는 힘으로 할 수 있습니다

성도가 서로를 섬기게 하는 힘, 그 원동력 역시 예수님께 있습니다.

만일 누가 말하려면 하나님의 말씀을 하는 것 같이 하고 누가 봉사하려면 하나님이 공급하시는 힘으로 하는 것 같이 하라 이는 범사에 에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이 영광을 받으시게 하려 함이니 그에게 영광과 권능이 세세에 무궁하도록 있느니라 아멘(벧전 4:11)

어떤 교회는 성도의 봉사를 억지로 요구하며 그래프를 그리고, 봉사 횟수를 기록하고, 현황판에 봉사 참여도를 기록합니다. 때론 그런 실질적 노력이 필요할지도 모르지만, 자칫 잘못하면 그런 방식은 쉽게 봉사하는 성도를 지치게 하고 봉사의 참된 목적을 상실하게 만듭니다. 하나님이 공급하시는 힘으로 자원하여 섬기지 못하고 사람을 기쁘게 하기 위해 내 힘을 쥐어짜내 힘들게 봉사하게 됩니다.

이런 봉사는 겉으로 보기엔 교회가 열심이 있어 보이고 뭔가 활력 있어 보일지 모르지만, 금방 지치게 되고 무슨 일을 만나면 쉽게 무너지게 됩니다. 언제나 강요에 의한 섬김보다 자발적인 섬김이 아름답습니다. 억지로 순종하는 것보다 기쁨으로 순종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그런 힘을 공급하고 계십니다.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 우리가 아직 연약할 때, 하나님의 원수 되었을 때, 하나님은 우리에게 독생자를 내어주심으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자발적이고 희생적인 사랑의 절정을 확증하셨습니다(롬 5:8). 그 사랑은 과거에 멈춰 있지 않으며 지금도 성도를 보호하고 거룩하게 하며 영혼의 구원을 확증하심으로 계속해서 성도에게 그리스도 안에서 공급되고 있습니다(벧전 1:3-9). 그리스도의 이 놀라운 희생과 하나님 아버지의 위대한 사랑을 알아갈수록 우리는 더욱 힘 있게 봉사할 수 있습니다. 부모의 오랜 희생과 깊은 사랑을 알면 알수록 자녀가 부모를 잘 섬길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결론

우리가 함께 모여서 하는 일들 가운데 “봉사”가 있습니다. 이 봉사를 그저 허드렛일로 여기지 마십시오. 유일하신 참 하나님께 드리는 귀한 예물이며 그리스도가 피로 사신 성도의 유익을 위한 일입니다.

서로의 봉사를 비교하거나 판단하지 마십시오. 주께 기쁨이 된다면 그걸로 감사하고 좋은 일입니다. 성도의 유익을 구하는 일이라면 그것으로 충분히 가치 있는 일입니다.

섬기는 자들의 손길에서 그리스도의 겸손과 사랑을 발견하십시오. 그리고 그것을 내 삶 속에서도 드러낼 수 있도록 기도하고 봉사하십시오.

모든 힘이 하나님으로부터 공급되고 있음을 잊지 마십시오. 그리스도의 은혜와 그를 아는 지식에서 자라갈수록 우리는 서로를 섬길 힘을 더 얻으며, 하나님께 영광이 되는 예배를 더 풍성하게 드릴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조정의 | 그레이스투코리아 칼럼니스트

GTK칼럼은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성경의 말씀에서 답을 찾고자 하는 미국 그레이스커뮤니티교회의 존 맥아더 목사와 GTK 협력 목회자와 성도들이 기고하는 커뮤니티인 Grace to Korea(gracetokorea.org)의 콘텐츠로, 본지와 협약을 맺어 게재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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