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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일 칼럼] 무슬림 전도, 왜 이렇게 힘든가? (2)

유튜브 채널 연합뉴스 캡처

밖에서 보는 이슬람(10)

5. 세계사에서 받은 피해 의식들

7세기 초, 이슬람 탄생 이후 무슬림들은 실제로 기독교인들과 오랜 기간을 이웃하며 살아오면서 수많은 갈등과 충돌로 서로 간에 깊은 상처와 편견을 주었다. 그리고 이 상처와 편견은 무슬림들에게 복음을 전파하는 데 있어서 커다란 장애요인으로 작용해 왔으며, 지금은 세계에서 복음 전파가 가장 어려운 이교도들이 되어 버렸다.

이렇듯, 세계사 가운데 기독교 국가와 그곳 사람들로부터 무슬림들이 받았던 피해의식은 우리의 복음 전파에 있어서 무시할 수 없는 장애요인 중 하나이다. 대표적으로 무슬림들이 피해의식을 가진 역사적 사건은 네 가지 정도가 있는데, 첫째는, 중세 십자군 원정이며, 둘째는, 19세기 서구 제국주의로부터의 침략과 식민 통치이고, 그리고, 셋째는, 1948년 이스라엘의 건국 이후 아랍인으로 대변되는 팔레스타인 민족이 2천 년 동안 거주했던 그들의 땅을 빼앗기면서부터 받은 피해의식이며, 마지막으로는 미국의 조지 부쉬 대통령 당시 2003년의 사담 후세인 정권의 이라크를 침공한 사태를 꼽을 수 있다.

무슬림들에게는 이러한 역사를 통한 피해의식 가운데 생겨난 상처들과 좋지 않은 감정들로 인해 기독교의 상징인 십자가에 대해 적대 의식을 가지게 되었다. 또한, 비록 순수한 목적을 가지고 영혼 구원에 힘썼던 서구의 선교사들도 무슬림들의 눈에는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서구 열강의 앞잡이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최근 기독교 국가로 대표되는 서구 열강의 정치 외교 활동에 따라 건립된 이스라엘은 전체 아랍 무슬림에게 기독교에 대한 배반과 상처만을 뿌리 깊게 새겨주는 결과를 남겼다. 결국, 역사 속에서 기독교인들로부터 당했던 무슬림들의 강한 피해의식과 아픈 감정이 그들을 향한 복음 전파에도 작지 않은 장애요인이 되어 오고 있다.

6. 현지 그리스도인들과 선교사들의 역할 부족

예수께서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주신 별명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우리가 세상의 소금과 빛이라는 것이다(마 5:13~14). 그러므로, 이제 모든 그리스도인은 세상에서 소금과 빛으로 살아가면서 하늘에 계신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을 돌려야 하는 책임과 본분을 가지고 살아간다(마 5:16). 그러나, 이슬람권에서 살아가는 소수의 기독교인 회심자는 이러한 삶을 살아가기가 매우 어렵게 보인다. 왜냐하면, 이슬람 사회에서 자라나서 후에 기독교로 회심했던 이들은 과거 무슬림으로 살아갈 때의 생각과 행동을 쉽게 버리거나 바꾸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비록 예수를 구주로 영접했을지는 모르나 여전히 이슬람적인 사고를 버리지 못하는 현지 기독교인들로부터 잃어버린 영혼에 대한 구령의 열정이나 새로운 피조물(고후 5:17)로서의 온전한 삶을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러한 일은 이슬람권 선교 현장에서 살아가는 선교사들에게도 나타난다. 처음 이슬람권 선교지에 발을 디딘 우리 선교사의 공통된 마음은 편하고 안락한 삶을 뒤로한 채, 그 땅에서 한 알의 죽는 밀알처럼 살아가겠다는 것이요(요 12:24), 그리스도가 우리에게 친히 본을 보여 주신 것처럼, 그 땅의 현지인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며 섬기며 살아가겠다는 것이었다(마 20:28).

그러나, 안타깝게도 시간이 흐르면서, 말로는 여전히 한 알의 죽어가는 밀알과 그리스도의 섬김과 사랑을 강조하면서도, 실제 삶에서 그렇게 살아가지 못하는 현장 선교사들이 발생하기 시작하였다. 또한, 이른바 전문인 선교(Tent Making Mission)라는 이름으로 현지인들을 직원으로 고용한 고용주의 위치에서 어느덧 명령만 내리려 하고, 대접만 받으려 하며, 어느 때는 자기의 몸에 배어 버린 율법이라는 매서운 잣대를 가지고 현지 형제들을 날카롭게 지적하는 바리새인들과 별다른 바 없는 삶을 살아가기도 한다. 이에 따라, 그 땅에서 진정으로 필요한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가지고 예수께서 말씀하신 삶을 실천하는 사역자들이 점차로 줄어들 수 있다.

또한, 다른 지역과는 달리 힘든 이슬람권이고, 사역의 뚜렷한 가시적 열매도 보이지 않아서 어쩌면 필요한 재정적인 후원 모금에도 차질이 생겼을지도 모른다. 또 가끔은 이 정도에서 사역을 접고 본국으로 귀국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도, 이미 시작된 자녀교육을 중도에 포기할 수 없으며, 귀국 후에도 딱히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 등으로 그냥 그렇게 현지에서 타성에 젖어 살아가는 선교사들로부터 이슬람권 선교의 열매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슬람권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강제 출국(추방)의 위험을 미리 방지하고 필요한 사항을 지키면서 아주 지혜롭게 사역해야 하는 것은 절대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러나, 지혜로운 처신을 이유로 수년이 지나도록 한 명의 현지인에게도 복음을 직접 전하지 않았거나 혹은 한 명의 현지인과도 개인적인 만남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면, 또는, 여전히 현지 언어 습득의 진전이 없다면 선교사에게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7. 이슬람권 선교에 대한 한국교회의 자세

수년 전, 한국컴퓨터선교회(대표 이영제)가 인터넷을 통해 한 달 동안 해외 선교사 80명과 전국 기독교인 608명을 대상으로 ‘한국교회 성도의 선교 의식구조’를 조사한 결과에서, ‘교회에서 선교가 잘 이뤄지지 않는 원인’으로 관심 부족(67%)이 가장 높게 나왔다. 이 조사에서, 성도들의 선교 헌금에 대한 빈번도를 보면, ‘매월 한다.’(60%), ‘가끔 한다.’(28%), ‘매주 한다.’(6%), ‘하지 않는다.’(4%), 기타(2%)로 나왔으며, 또, 선교를 위한 기도 시간에 대해서는, ‘매일 한다.’(35%), ‘생각날 때만 한다.’(35%), ‘정해진 시간에 한다.’(16%), ‘교회에서 함께 기도할 때만 한다.’(13%), ‘하지 않는다.’(1%)의 순으로 나왔다.

지금 이 시대의 선교는 ‘팀 선교’라고 얘기한다. 또한 ‘보내는 자(Sending Body)’와 ‘보냄을 받은 자(Going Body)’가 하나가 되어 일해야 하는 시대라고도 말하고 있다. 그러므로, ‘보내는 자’로서의 한국교회와 성도는 선교사를 돕는 것이 아니라 재정과 기도 그리고 관심을 통해 ‘함께’ 일하는 것에 대한 인식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한국교회와 성도들은 선교사를 돕는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팀으로 함께 사역한다는 의식은 아직 일반적이지 않다.

이슬람권 선교에서 나타나는 또 다른 문제 하나는, 인내하며 기다리는 자세가 매우 부족하다는 것이다. 무슬림들을 향한 복음 전도의 현장에서 살아가다 보면, 예수를 믿지도 않으면서 다른 나라로의 도피 수단으로 세례를 받으려 하거나, 현실적인 재정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교회를 찾아와 사역자들을 어려움에 빠뜨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일반적으로, 선교 현장의 한 기독교 공동체에서 예수를 믿는다고 해서 그들이 다 지도자가 될 수는 없는 법이다. 그리고 예수를 믿었다고 해서 모두 다 같은 성향을 보일 수도 없는 법이다. 그러므로, 모든 선교사는 회심한 현지 그리스도인들이 그들의 환경과 사회 속에서 하나님의 자녀로서 올바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비록 창의적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 지역이라고 해서 예수를 믿는 형제들이 모두 신학교에 가야 하거나, 지도자가 되어야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우리의 성급함과 실수가 여기에 있다.

또 하나 우리의 실수는 교회 안에서 어떤 형제가 유능하고 지도자의 자격이 있는가를 가름하면서 그를 지도자로 자랄 수 있도록 훈련하고 가르치려는 노력에만 치중하는 데 있다. 그러나, 정말 지도자가 될 사람은 그런 지식이나 훈련에서라기보다는 다른 형제들을 잘 섬기는 자 중에서 선택되어야 한다. 이 땅에서 주님은 섬기는 자를 원하지, 지도자를 원하지 않는다. 주님 자신도 이 땅에 섬기러 오셨기 때문이다(마 20:28).

맺는말

지금까지 한국교회가 무슬림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는 여러 장애요인을 간단히 알아보았다. 이러한 장애요인으로 인해서 무슬림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왜냐하면, 이슬람권 선교를 이끌어가는 주체는 여느 교회나 선교사들이 아닌 바로 성령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위에서 나눈 여러 장애요인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국내와 수많은 해외 선교 현장에서 무슬림들의 회심 소식이 계속해서 들려오고 있다. 이는 선교의 영이시며 선교를 이끄시는 성령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일하심 외에는 달리 답을 찾을 수가 없다.

이제 한국교회는 세계에서 가장 영적 불모지로 남아있는, 그래서, 복음 전파를 위해 가장 시급한 선교지역으로서 이슬람권을 향해 모든 사역자와 하나가 되어서 하나로 일해야 한다. 사역자를 선교지로 보내 놓고, 사역자에게만 일임하는 것이 아닌 선교 현장의 무슬림들에 대한 공동의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함께 일하는 동반자적 팀 선교의 모습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복음기도신문]

kim ji

김종일 | 장로회신학대학교 신대원 졸업, 전, 중동선교회(MET) 본부장, 현, 터키어권선교회 대표. 국내 이슬람권 선교사 네트워크(M-NET KOREA) 회장, 저널 ‘전방개척선교(KJFM)’ 편집인, 아신대학교(ACTS) 중동연구원 교수.

[김종일 칼럼] 무슬림 전도, 왜 이렇게 힘든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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