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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C 칼럼] 약함, 복음에 귀 기울일 기회

사진: Martin Schmidli on unsplash

아도니야는 자비를 구하러 달려간다. 이것이 그의 유일한 희망이다 

아도니야.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이름이다. 눈여겨보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의 이야기에는 우리에게 주는 도움이 있다.

알다시피 아도니야는 다윗의 죽음이 임박하자 그때를 노려 스스로 왕이 되고자 했다. 열왕기상 1:5에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내가 왕이 되리라.” 그는 아버지에게서 왕위를 물려받을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스스로 왕좌에 오르려 했다. 거두절미하고, 다윗은 이런 아도니야를 인정하지 않았다. 다윗은 솔로몬이 왕이 되길 원했고, 결국 솔로몬을 후계자로 삼았다.

이 일로 이복형제 솔로몬과 아도니야는 어색한 사이가 되었다. 아도니야의 셀프 대관식 축하연은 솔로몬이 왕이 되었다는 급전에 중단되었고, 그 자리에 있던 하객들은 놀라서 뿔뿔이 흩어졌다(왕상 1:49). 아도니야는 혼자 남게 되었고, 솔로몬이 “두려웠다.”

그는 이제 어떻게 하는가? 

“일어나 가서, 제단 뿔을 붙잡았다”(왕상 1:50)

겁에 질려 있다. 아무도 지켜보고 있지 않을 때 왕관을 거머쥐려 했던 계책이 끔찍한 잘못이었다는 걸 이제 안다. 왕좌에 막 오른 솔로몬이 백성 앞에서 자기를 본보기로 처단할까 두려워한다. 그러니, 자비를 구하러 주님의 장막으로 달음박질한다. 제단 뿔을 붙잡는다.

바로 여기서 아도니야는 우리에게 매우 유용한 도움을 준다.

1. 그는 자기 죄를 본다. 그는 자기가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그 결과가 어떠할지 고통스럽게 인식하고 있다. (나는 그를 회개의 모범으로 전시할 생각이 전혀 없다. 스스로 왕좌에 오른 결과를 그가 알았다는 사실에 주목하면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2. 그는 자기 약함을 본다. 그는 왕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그는 솔로몬을 물리치거나 능가할 수 없다. 그는 앞으로 일어날 상황을 통제할 수 없다. 그는 약하고 그래서 취약하다. 

3. 그는 자비를 구하러 달려간다. 이것이 그의 유일한 희망이다. 그는 주의 장막으로 달려가서 솔로몬이 자기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기를 바라야 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 이야기로 이어진다. 우리 모두 약함과 불안을 느낀다. 일부는 우리가 지은 죄의 직접 결과다. 다른 사람들이 지은 죄 때문일 때도 있다. 육체의 문제 때문일 때도 있다. 우리를 약하게 만드는 요인은 한 무더기는 된다. 우리는 무엇이 우리를 약하게 만드는지 잘 안다. 

이럴 때 우리는 어떻게 반응하는가?

아도니야는 어지간히도 애처로운 모습을 보인다. 당당하게 나타나서 달게 벌을 받겠다는 자세가 아니다. 제단에 매달린다. 

이런저런 상황에서 나의 약점이 드러나고 불안이 밀려올 때, 우리는 어떻게 하는가? 

그럴 때 내가 자주 하는 게 있다. 난 그걸 잘 안다. 나는 문제해결 모드로 움츠러드는 걸 좋아한다. 너무 자주 걱정하기도 한다. 나 자신을 불쌍히 여길 때도 많다. 어떤 때는 남 탓을 한다. 대부분은 잊는다. 

뭘 잊을까?

1. 나는 하나님의 주권을 잊는다. 하나님은 모든 것을 다스리시는 주권자이시기에, 이런 상황조차도 하나님의 눈을 피할 수 없다. 사실, 내가 느끼는 불안도 하나님께서 나에게 허락하시고 가져다주신 것이다. 이 진실을 알게 되면 자기연민은 일거에 사라진다. 

2. 나는 하나님의 선하심을 잊는다. 나의 불평과 불만은 선에 대한 나 자신의 규정이 잘못되었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하나님이 선하시다면, 하나님께서 내 삶에 가져다 놓으셔서 나를 괴롭히는 것조차도 선하다. 징계일 때도 있고(히 12) 시험일 때도 있지만(약 1), 그것이 어떤 것이든 나의 유익을 위한 것이며 성화의 과정에 넘쳐나는 것이다.

3. 하나님의 복음을 잊는다. 나는 불평을 늘어놓으면서 말 못할 신음을 토해 낸다. 이때 내 심정을 말로 표현할 수 있다면, 그것은 사실상 나에 대한 하나님의 다짐과 사랑에 내가 의심의 말이 될 것이다. 이렇게 나는 자기연민과 걱정과 남 탓으로 하나님을 원망하면서 사실은 하나님을 의심한다. 그런데 복음의 트럼펫 소리가 이러한 의심을 날려버린다. 그 소리를 들어 보라. 

자기 아들을 아끼지 않으시고, 우리 모두를 위하여 내주신 분이, 어찌 그 아들과 함께 모든 것을 우리에게 선물로 거저 주지 않으시겠습니까?(롬 8:32)

제대로 들었는가? 하나님께서는 복음 안에서 그리고 복음을 통하여 당신의 백성에게 당신의 사랑과 관심과 마음을 입증하셨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확인이나 증거가 필요한가? 여기 갈보리 언덕 꼭대기에 그 사랑을 선언하는 피로 얼룩진 기념비가 있다!

아도니야는 안전을 구하러 하나님의 장막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 그러나 이제 우리 그리스도인이 하나님의 성전이다. 하나님의 성령이 믿는 사람들 가운데 거하신다. 그러므로 우리 앞에 있는 현실은 모든 성도에게 주신 사랑과 관심과 자비와 안전과 은혜의 현실, 완전히 새로운 현실이다.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에게 가까이 오셨으니, 도망치고 숨을 필요가 없다. 우리는 시은좌(mercy seat) 되어 주신 그리스도께 붙잡혀 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소유요,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소유이시다. [복음기도신문]

하나님이 선하시다면, 하나님께서 내 삶에 가져다 놓으셔서 나를 괴롭히는 것조차도 선하다 

에릭 레이먼드 | 에릭 레이먼드는 보스턴 도심에 위치한 Redeemer Fellowship Church의  담임 목사이다. 

이 칼럼은 개혁주의적 신학과 복음중심적 신앙을 전파하기 위해 2005년 미국에서 설립된 The Gospel Coalition(복음연합)의 컨텐츠로, 본지와 협약에 따라 게재되고 있습니다. www.tgc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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