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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C 칼럼] 집사에 관한 다섯 가지 잘못된 통념

사진 : Cassidy rowell on Unsplah

집사를 단순히 어떤 직분으로 넘어가기 위한 징검다리로 생각하기에는 그 자체가 너무나 영광스럽고 중요한 직분이다.

당신이 가지고 있는 성경은 집사에 관해 많은 말을 하지 않는다. (의외의 말이지 않은가?)

성경이 비록 집사에 관해 많은 말을 하고 있지 않을지라도, 집사 직분에 대한 다양한 견해들을 성경적으로 판단하는 데에는 그 내용이 전혀 부족하지 않다. 우리 주변에는 하나님께서 이 직분에 대해 가지시는 고귀한 비전에 미치지 못하는 몇 가지의 잘못된 통념이 있는 것 같다.

여기서는 집사에 관한 다섯 가지 잘못된 통념을 살펴보고자 한다.

1. 집사는 장로의 예비 단계다

“교회에서 자네를 집사로 세우려고 한다고 들었네. 얼마나 있다가 장로로 세울 것 같나?”

피트는 교회에서 이런 질문을 듣는 것이 익숙하다. 불편하지도 않다. 오히려 그런 말을 들으면 그는 약간 우쭐해졌다.

시계를 과거로 돌려 4세기 중세 시대로 가 보자. 당시 집사는 성직자 수습생으로 분류되어 성직자의 역할을 담당했다. 성직으로 가는 관문이었던 것이다. (이것은 로마가톨릭 교회에 여전히 남아 있으며, 이와는 좀 다르지만, 성공회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 제도이다.) 일부 저교회파 교회는 이를 일부 차용하여 자신들에 맞게 적용하고 있다. 장로가 되기 위한 예비 단계 같은 것 말이다. 물론 이러한 집사들이 다 장로가 되기는 한다. 그러나 그들이 장로의 자격을 충족하는지는 생각해 볼 문제이다(딤전 3:1-7, 딛 1:5-9).

집사와 장로의 자격 요건은 비슷해 보이지만 엄연히 다르다. 집사는 장로의 보조가 아니다. 이 둘은 세우는 목적이 서로 다르며, 많은 경우 서로 다른 은사를 가지고 있다. 예컨대, 어떤 사람은 가르치는 능력이 부족해서 장로로서는 맞지 않을 수 있지만 훌륭한 집사가 될 수는 있다(딤전 3:2; 딛 1:9).

피트 집사가 목회 사역을 추구해도 되는가? 물론이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목회 사역을 하기 위해 중간 단계로서 집사가 된 것은 아니다. 모든 목회 사역자는 먼저는 주의 종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모든 주의 종이 목회 사역자로 부르심 받지는 않는다. 집사를 단순히 어떤 직분으로 넘어가기 위한 징검다리로 생각하기에는 그 자체가 너무나 영광스럽고 중요한 직분이다.

2. 집사는 회계 처리 프로그램의 명수이거나 손재주가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

“고치는 것을 정말 잘하시네요. 집사 하셔도 되겠어요.”

빌 목사는 닉이 있어서 참 좋다. 닉은 성공한 일반 건설업자이다. 닉이 소유한 연장은 작은 교회들이 가지고 있는 연장들을 다 합친 것보다 더 많을 것이다. 지난 3년간 겨울에 교회 온수기가 고장 날 때마다 빌 목사는 어떻게 했겠는가? 닉을 불렀다. 찌는 듯한 6월의 토요일, 공조 시스템이 덜덜거리자 그는 또 어떻게 했겠는가? 닉을 불렀다.

닉은 정말 이상적인 집사감이지 않은가? 하지만 단정하기엔 이르다. 나는 아직 그가 성숙한 신자인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건물 관리에 관해서 훤히 꿰고 있다고 집사가 될 수는 없다. 그가 성경도 그렇게 훤히 꿰고 있을까?

한편 재정 상태가 매우 엉망인 한 교회에 대해 생각해 보자. 이 교회는 적자에 직면해 있으면서도 내년 수입을 위한 별다른 대책이 없다. 이런 경우 사람들은 ‘스티브를 집사로 세우면 어떨까?’하고 생각하게 된다.

스티브는 재무 설계사이다. 그가 주중 아침에 하는 일은 딱 정해져 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커피를 내리고 그날의 뉴스를 확인한 다음에 빠르게 샤워를 하고 직장으로 향한다. 주일이면 교인들은 조심스럽게 그에게 다가와 재정적인 조언을 구하곤 한다. 경제 감각만큼은 교회에서 스티브를 따라올 사람이 없다.

스티브는 정말 이상적인 집사감이지 않은가? 다시 말하지만, 단정 짓기엔 아직 이르다. 나는 그가 성숙한 신자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스프레드시트를 잘 다루는 것은, 매우 유용한 기술이지만, 하나님의 집에서 직분을 맡기 위한 자격이 될 수는 없다(딤전 3:15).

3. 집사는 실무 지식이 있는 경영자여야 한다

“고대 언어와 성도들을 축복해 주는 것에 대해서는 신학교에서 배울 수 있지만, 경영 기술은 배울 수 없다. 이 교회에 정말 필요한 것은 업무 감각이 있고 결단력 있는 집사들이다.”

찰스는 30년간 파인힐커뮤니티 교회를 섬겨 왔으며 집사가 된 지는 거의 20년이 되었다. 이 교회에 다니기 시작할 즈음에 그는 그의 지하실에서 회사를 하나 시작했다. 자력으로 회사를 일궈 지금은 시내에 있는 고층 빌딩에 회사가 자리하고 있다. 자수성가한 그의 이력을 그 분야에서 모르는 사람은 없다. 찰스는 수십 명의 직원과 수십 년간 축적된 실무 지식을 가진 경영자가 되었다.

찰스는 정말 이상적인 집사감이지 않은가? 한 번 더 말하지만, 이를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그가 성숙한 신자인지 아닌지에 대해서 나는 말하지 않았다. 실무 경영진의 경험은 굉장한 자산이지만 영적 직분에 적합하다는 표시가 될 수는 없다.

4. 집사는 목사가 늘 겸손한 태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감독해야 한다

“만약 집사들이 목사님 말씀에 ‘예’라고만 대답해야 한다면 집사가 무슨 필요가 있나요? 나는 당연히 팀 목사님에게 내 생각을 말할 거예요. 제가 안 하면 누가 하겠어요? 그래야 목사님이 계속 겸손할 수 있는 거라고요. 잘난 척하는 목사님은 사양합니다.”

필 집사는 반대의견을 내기 위해 존재하는 것 같다. 그의 반대는 대부분 통한다. 그렇다고 필 집사가 팀 목사의 삶을 힘들게 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목사가 항상 겸손한 태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자기 스스로 반대자의 역할을 떠맡았다. 필 집사는 교회를 혁신하고자 하는 목사의 열망을 감지할 수 있지만, 사실 그는 교회가 변화되는 것을 그리 원하지는 않는다.

바로 지난주의 일이다. 팀 목사는 직분자 훈련을 시작할 생각에 잔뜩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목사는 ‘바로 그거야!’ 하며 생각을 굳혔다. 직분자 훈련을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해 오래된 두 개의 교회 프로그램을 끝내야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어김없이 필 집사는 목사에게 조심스럽게 다가와 말한다. “목사님, 어떤 성도들이 이런 말을 하던데요.” 그의 신중한 듯한 태도 속에는 언제나 자신의 불만 사항이 숨겨져 있다. (이런 사안은 필 집사가 관여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팀 목사는 알아야 한다.)

필의 태도가 이상적인 집사의 모습은 아니라는 것에 모두가 동의할 거라고 본다.

5. 집사는 교회 운영자다

“제일 침례교회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우리 교회는 말씀은 목사님이 전하고 교회 운영은 집사들이 도맡아 합니다. (진지하게 말씀드리건대, 여러분이 여기서 정말로 중요한 일을 하고 싶다면, 집사들을 설득해야 합니다).”

스티브는 몇몇 조직의 이사로 있다. 그렇지만 제일 교회의 집사로 섬기는 것보다 더 즐거운 일은 없다. 그는 성도들을 사랑하며 교회가 앞으로 오래도록 건재할 수 있도록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스티브는 목사가 영적인 일을 주도하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한다. 목사 집무실에 진열해 놓은 논문을 보면, 어찌 되었건 목사가 영적인 일에 통달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그 외의 일을 감독하는 것은 집사의 몫 아닌가?

이런 식으로 집사 직분에 접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언젠가 목사인 친구가 나에게 그의 교회가 고수하고 있는 집사와 장로에 대한 원칙을 다음과 같이 설명해 준 적이 있다.

장로와 집사는 기본적으로 하는 일이 다르다. 가령, 장로는 ‘영적인’ 일을 담당하고 집사는 ‘물질적인’ 일을 담당한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동등한 권위를 갖는데, 이것이 실질적으로 무슨 의미인가 하면, 집사는 장로가 담당하는 영적인 일을 좌지우지할 수 없고, 장로는 집사가 주도하는 실제적인 일에 주도권을 잡으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서로가 다른 영역에 속했음을 알고 서로의 직분을 존중해야 한다.

만약 집사가 전체 회중을 이끄는 목자 역할을 하거나 교회의 직원들과 위원들을 관리하는 이사로 분하기 시작하면, 그것은 성경이 말하는 집사의 역할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더욱이 집사가 목사나 장로에 대해 균형추 같은 역할, 즉 제2의 입법부가 되어 당회의 결정을 점검하고 재검토하는 일을 하려 한다면 이것은 선을 넘는 것이다.

십자가의 종

당신의 교회 집사들의 역할이 잘못된 방향으로 부풀려 있거나 혹 너무 축소되어 있지는 않은가? 이 둘의 양극단을 피할 수 있는 해결책이 있다. 바로 성경이 집사에 대해 의도한 목적으로, 성경이 말하는 집사 고유의 역할로 돌아가는 것이다.

집사는 교회의 영적인 일의 관리 감독자가 아니다. 목사가 어떤 일에 대해 허락을 구해야 하는 이사도 아니다. 집사는 십자가의 종이다. 교회의 장로들에게 주신 비전을 함께 실행하도록 부름 받은 청지기인 것이다. 이들은 마치 특수부대원처럼, 보이지 않는 임무를 위해 말할 수 없는 기쁨과 인내로 교회를 위해 헌신하는 이들이다.

이러한 신실한 집사들을 세우시는 하나님, 감사합니다. [복음기도신문]

집사는 십자가의 종이다. 교회의 장로들에게 주신 비전을 함께 실행하도록 부름 받은 청지기인 것이다.

맷 스맷서스트 (Matt Smethurst) | 미국 TGC의 총괄 에디터이며, ’Before You Open Your Bible’의 저자. 켄터키주 루이스빌에 위치한 Third Avenue Baptist Church에서 장로

이 칼럼은 개혁주의적 신학과 복음중심적 신앙을 전파하기 위해 2005년 미국에서 설립된 The Gospel Coalition(복음연합)의 컨텐츠로, 본지와 협약에 따라 게재되고 있습니다. www.tgc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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