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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국 칼럼] 내 딸의 선교훈련

ⓒ unsplash

둘째 딸 화평이가 9월 1일 시작하는 선교훈련학교에 입소했다. 앞으로 6개월간 선교훈련 받는데 집중하겠다고 하면서 연락을 못하더라도 이해해 달라고 했다.

잘나가던 미국 간호사를 그만두고 영주권 받는 기회도 포기하고 한국에 돌아온 것이 부모로써 아쉬웠지만 나의 대학시절 하나님께 헌신하며 배웠던 시절을 생각하며 힘차게 박수쳐 주었다.

중국 물을 먹고 태어난 아이

딸아이가 선교학교에 입소한 9월 1일은 나에게도 잊지못할 날짜이다. 95년 9월 1일은 중국선교사로 파송되어 중국땅을 밟은 날이다. 이미 아내는 둘째 화평이를 5개월째 임신하고 있었다. 아내와 나는 한살 반 된 첫째를 중국 탁아소에 맡기고 대학에서 중국어 언어연수를 했다.

산달이 다 되었을 때 출산을 위해 한국에 나갔다. 그 당시 중국 대련과 인천을 오가는 선박이 있었기 때문에 주로 배를 이용했다. 이렇게 둘째는 중국물을 먹고 한국에 나와 출산하게 된 것이다.

화평이란 이름은 사실 할아버지가 성령의 열매 맺으라 하여 지어주신 이름이다. 정말 이름처럼 화평을 주는 아이였다. 이곳 저곳을 이사 다니며 중국 유치원, 중국 초등학교를 다니면서 주위에 항상 많은 친구들이 있었고 화평이 주변에는 서로 화평이를 차지하려도 다툼까지 있을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초등학교 4학년이 되서야 영어학교에 갈 기회를 얻었다. ELS라는 영어가 안되는 아이들의 반에 거의 2년이나 다니면서 공부를 하다가 캄보디아로 사역지를 옮기면서 미국교재를 사용하는 홈스쿨 신청하여 공부하다, 고 2때 기숙사가 있는 미국 PCA로 가게 되었다.

운동도 좋아해서 농구부에서 활동하거나 육상 운동부에서도 활동했다. 고등학교 내내 비행기 조종사가 되겠다고 했다. 조금 생각하다가 말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고등학교 내내 그 생각을 바꾸지 않았다 .비행 선교사가 되어 아프리카 오지에 있는 선교사들을 돕겠다는 것이다. 실지로 무디대학 항공학과에 합격통지를 받기도 했다.

MK(Missionary Kids)들의 희생을 기억한다

난 우리 아이들이 믿음으로 잘 자라 준 것만으로도 하나님께 감사하고 있다. 25년의 선교사역 가운데 주위에 많은 선교사 자녀의 희생을 접해보았다. 중국에서는 깜깜한 밤에 학교 운동장에 운동 나왔다가 아이가 축구 골대에 머리를 부딪쳐 목숨을 잃었고 캄보디아에서는 교회 중고등부 아이가 오토바이를 타고 학교에서 돌아오다 덤프트럭에 받쳐 목숨을 잃었다. 올초에는 10년 전 아내가 한국학교에서 가르쳤던 아이가 미국대학 졸업반 때 항공정비 실습 중 폭발로 목숨을 잃었다. 우리 큰 아이는 대학에서 기숙사 룸메이트가 방학때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또 어떤 아이는 우울증으로 한강물에 몸을 던진 아이도 있다. MK의 희생은 고스란히 선교사들이 짊어져야 하는 십자가로 남는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고 신앙 안에 있는 것만 해도 감사하다.

야곱의 하나님 곧 나의 하나님

화평이의 선교훈련학교 입소는 나의 젊은 날의 헌신을 되돌아 보게 한다. 대학 선교단체에서 배웠던 성경공부가 그렇게 좋았고, 훈련을 목표로 공동생활하며 큐티를 나누던 기억들이다. 대학 4년을 나의 영적인 성장에 목표를 두었던 시절, 캠퍼스를 누비며 전도했던 시절, 군생활 동안 믿음의 동료를 찾아 함께했던 시절, 훈련후 10분 휴식 때 주머니 속 성경을 읽었던 시절,대대장 앞에서 당당히 술잔을 거부하며 믿음을 보였던 시절, 버스만 타면 아무 꺼리낌 없이 전도했던 시절을 기억한다.

야곱이 요셉을 축복하며 “야곱의 전능자 이스라엘의 반석인 목자의 손을 힘입으리라”했다. 자기 이름을 포함하여 수식어가 이렇게 길게 요셉을 축복했다. 똑같은 이 수식어에 내 이름을 추가하여 내 딸을 축복한다. [복음기도신문]

정성국 | 캄보디아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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