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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 통신] ‘이미 당신의 딸인데요’

▲ 좌와디 가족들과 함께. 사진: 김경희 선교사 제공.

마마 마초지 병문안 가는 길이었다. 키뉸바 대학교 앞  도로를 커다란 돌들로 양방향을 막아놓고 도로는 큰돌들로 메워져 있어 순간 당황스러웠다. 

계속 내려지는 휴교령에 불만을 토한 젊은이들의 데모였는데 공포탄에 이미 군중들은 해체된 상태였다. 이곳은 데모를 하면 모두들 돌을 던지거나 도로 위를 큰 돌들로 메워버려서 늘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 결과도 별 성과도 없이 끝나기가 일수고 농성을 계획하더라도 비가 오면 흐지부지 되어버리기에 여러모로 아쉬운 생각이 많이 든다. 총체적 난국이라는 생각이 살수록 더 들고 그래서 주님만 소망이기에 민둥산 위에 세워진 기치를 더욱 붙들게 된다. 주님의 참된 위로와 경영을 알도록 이 땅에 복음이 더욱 선포되게 하소서.

가는 길을 돌이켜 집으로 왔다. 오늘 주님의 계획은 주님이 얻게 하실 사람들을 집으로 보내실 경영이셨나보다. 집으로 돌아오니 좌와디 엄마가 비듬나물을 가득 담아 와 기다리고 있었다.

좌와디 엄마는 글을 읽고 쓸 줄 모른다. 르완다에서 건너와 처음에는 스와힐리어도 제대로 몰라 의사소통이 쉽지 않았다. 언제 미망인이 되었는지 모르나 아이 셋과 함께 세세깔에서 산다. 큰아들 아모스는 장가를 가 딸이 하나 있고 그리고 둘째아들 뭉구이꼬는 초등학교 6학년이다. 그리고 막내 좌와디이다. 쉽지 않은 삶을 산다. 때로는 돌을 깨기도 하고 숯을 만들어 팔기도하고 아프면 병원갈 돈이 없이 옴팡지게 그냥 다 앓고 마는 집이다.

하루하루  먹고 사는 일이 늘 숙제인 집이다. 그럼에도 늘 감사하며 산다. 새벽기도를 생명처럼 여기고 산다. 늘 하나님이 도와주셔서 오늘도 잘 지내고  살았다고 고백하는 엄마다. 잘 말하려 꾸미지도 않고 행여 동정을 사 뭔가 얻어내려는 꾀도 없는 수수한 시골 아낙네다. 남편의 입원소식을 듣고 눈물이 많이 나 매일 매일 기도했다고 한다. 그 맘의 전심이 그대로 전해졌다. 속임 없는 마음결이 나에게도 그대로 전해졌다. 돌아가는 길에 차비와 함께 빵과 설탕을 준비해 드렸다. 딸 좌와디를 이곳에 보내고 보고 싶지 않느냐 하고 물으니 ‘좌와디는 이미 당신의 딸’인데요 하며 소녀처럼 웃는다.

이런 마음이구나. 공동체에 자녀를 보내는 마음은 이미 자신의 품에서 떼어 아예 당신의 자녀로 드립니다. 그런 마음으로 보내는 것이었구나. 그런 맘이었구나. 공동체  지체들이 편안하게 마마 파파라 부르며 지낼 때 부모된 자의 책임도 느끼며 지냈는데 어느새 지체들과 우리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더 끈끈하게 맺어주고  연합하게 하시는구나 싶어 뭉클해졌다.

그리고 저스뗑의 엄마와 이샤라가 남편이 좋아하는 땅콩을 들고 찾아왔다. 이샤라의 얼굴을 보니 너무 반갑고 주님의 평안을 누리고 있어 더욱 감사했다. 저스뗑의 엄마와도 편견없이 교제케 하셨다. 그렇다. 우리 모두는 주님이 필요할 뿐이다. 남편을 여럿 바꾸어 자녀들의 아빠가 다 다르다고 해서 내가 심판할 수 있는 것도 아니요, 정죄할 수 있는 나의 위치가 아니기에 참 오랜만에 마음에 어떤 선입견 없이 교제를 했다. 남편의 디스크 협착으로 심한 통증을 앓아 입원을 한 이후 주님이 주신 큰 은혜는 주님이 나를 팍 낮추셨다는 것이다. 나의 교만함과 판단과 정죄하는 자아를 겪어 주님이 이겨주셨다.

고난이 유익이라 이 일로 주의 율례를 알게 하시는 주님의 경영은 결코 손해도 없으시고 후회도 없으신 완전한 회복을 그리스도 안에서  주셨다. 사람을 얻게 하시는 은혜를 누리게 하셨다. 주의 능하신 손아래 겸손하라. 아멘. 이 말씀이 생각난다. 아멘입니다. 주님. [복음기도신문]

kimkh

김경희 선교사 | 콩고민주공화국의 동북지역 고마시에서 이 땅의 거룩한 다음세대를 세우기위해 남편 윤성운 선교사와 헤브론 고마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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