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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겸손은 죽음을 통과한 겸손이었다

앤드류 머레이 지음 | 원광연 옮김 | CH북스 | 125p | 2018

[223호 / 뷰즈인 북스]

겸손이라는 진리는 원하기는 하지만, 이룰 수 없는 덕목으로 내 마음 한편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동안, 겸손에 대한 진리가 드러나면서 주님과 더 깊은 교제의 자리로 나가게 되었다. 겸손은 내가 이루어야 할 거창한 덕목이 아니라 주님이 선물로 주시기 원하는 가장 복된 자리였다.

겸손의 사전적 의미는 자신을 낮추며 상대방을 인정하고 높이는, 욕심 없는 마음 상태다. 야고보서 4장 10절에는 “주 앞에서 낮추라 그리하면 주께서 너희를 높이시리라”고 말씀하고 있다. 주 앞에서 자신을 낮출 때 주님이 우리를 높이신다는 것이다.

이 책은 하나님이 우리를 높이시는 상태를 하나님의 영광이 인간에게 부어지는 자리로 설명하고 있다. 주님이 우리를 높여주시는 자리는 세상에서 성공이나 다른 사람들보다 높아지는 자리가 아니고 주님의 영광이 가득한 상태이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 주님 앞에서 자신을 낮추는 자만이 주님의 전부를 누리는 기쁨의 자리로 더 깊이 나아가는 것이다.

이렇듯 주 앞에서 인간이 그 자신을 낮추는 것은 가장 쉬운 일이고 당연하며 가장 안전한 것이다. 그럼에도 겸손을 흉내 내보려고 하면 나의 본성은 이를 반대하려고 한다. 사실 창조주 앞에서 피조물인 인간이 자신을 낮추고 주님을 인정하는 것은 가장 합당한 반응이며 인간으로서 가장 행복한 상태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우리 영혼은 왜 그렇게 이것을 거부할까? 어쩌면 첫 사람 아담의 타락 이후 인간은 겸손보다는 교만에 친화적인 존재가 되었기 때문이다.

오직 하나님의 뜻에만 순종하신 예수님의 겸손함

그러나 겸손 그 자체이신 예수님은 자신의 뜻은 없으시고 오직 하나님의 뜻에만 순종하시는 분이셨다. 빌립보서 2장 7~8절에는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고 선포되어 있다. 주님은 섬기는 종으로 자신을 묘사하시고 제자들의 발을 먼저 씻기심으로 섬김의 본을 보여주셨다. 십자가의 죽음을 믿는 자는 옛 자아에 매여 나의 뜻을 성취하기 위해 사는 사람이 아니다. 대신 자신이 만물의 찌기로 여겨져도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것에 기꺼이 나아가는 예수님의 겸손을 가진 자들이다. 복음은 겸손을 흉내 내지 않고, 교만한 존재가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히고 죽음을 통과한 사람, 아무것도 아닌 자로 여김 받기를 즐거워하는 사람으로 우리를 바꾸셨다. 할렐루야!

복음이 겸손한 삶을 살게 한다

기도할 때 나의 뜻이 없고 주님만 남는 자들이 있다. 이들은 주님 앞에서 자신을 낮춘다. 이는 기도의 자리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일상에서 이웃들과의 관계에서 반드시 드러난다. 때로는 시련과 고난, 박해와 환난의 환경에서도 그렇다. 또한 가장 하찮게 여기는 삶의 자리, 무방비 상태로 겪게 되는 일상일 수 있다. 갈라디아서 5장 13절에는 “형제들아 너희가 자유를 위하여 부르심을 입었으나 그러나 그 자유로 육체의 기회를 삼지 말고 오직 사랑으로 서로 종 노릇 하라”고 말씀한다. 주인 앞에 있는 종처럼 자신을 주장하지 말고 사랑하기 때문에 지체에게 종처럼 연합하는 삶. 이것이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죽음을 통과한 겸손을 가진 자의 모습이다.

‘지체를 내 몸과 같이 사랑하기도, 자신을 낮추고 지체들의 종이 되기도 어렵다’고 내뱉는 내게 주님은 이 책을 통해 내 실상을 보게 하셨다. 사랑하기로 결정했을 때 얻게 될 불이익이 싫고, 지체들의 종이 되었을 때 종처럼 취급받는 게 싫었던 것이다. 그리고 십자가를 통해 주신 예수님의 겸손은 죽음을 통과한 겸손인 것을 알게 하셨다. 참 자유가 임했다. 죽으면 죽으리라! 주님과 함께 죽은 자의 낮아짐으로 겸손이 실제가 되는 일상과 삶에서 주님의 영광을 맛보는 자들이 그리스도인이다. [복음기도신문]

김은영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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