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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ize Wisdom 그를 높이라 (잠4:8) -

부르심 앞에서 순종할 것인가? 불순종할 것인가?

일러스트= 박남희

[166호 / 믿음의 삶]

“허리에 띠를 띠고 등불을 켜고 서 있으라 너희는 마치 그 주인이 혼인집에서 돌아와 문을 두드리면 곧 열어 주려고 기다리는 사람과 같이 되라”(눅 12:35~36)

올해 이 말씀을 약속의 말씀으로 받았습니다. 이전과 달리 말씀에 무게감이 느껴져 조금 긴장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늘 일하셨지만, 저를 향해 일을 시작하셨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한 선교대학 입학 설명회에 초대받았습니다.

설명을 들으며 이 자리는 나와는 크게 상관없는 자리라 여기고, 구경꾼의 마음으로 가볍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저를 ‘11시에 포도원으로 들여보내진 품꾼’과 같이 자비량 교육선교사를 모집하는 이 대학의 섬김이로 불러주셨습니다.

생각지 않은 부르심. 싸움이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계획 없이 갑자기 일어나는 일은 매우 당황하고 어려워합니다. ‘이렇게 급하게 가는 것이 맞을까?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나를 어쩌자고 주님은 부르셨을까? 주님이 이렇게도 일하시나?’ 끝없는 의심과 불신이 저의 순종을 가로막았습니다.

이 갈등은 내가 원하는 때와 방법으로 부르심에 응답하고 준비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효녀라서가 아니라 연로하신 아버지를 홀로 두고 갑자기 떠나야 하는 무거운 상황, 믿지 않는 가족들로부터 이해받지 못하고 욕을 먹고 이기적인 사람으로 취급받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순종할 수 없는 저와 주님과 긴 씨름 뒤에 결국 주님은 제 인생에 주인 된 ‘나’를 이겨주셨습니다. 왜 저를 이곳으로 부르셨냐고 물을 때, ‘내가 가장 너를 잘 안다.’ 고 말씀해 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 후, “도마에게 이르시되 네 손가락을 이리 내밀어 내 손을 보고 네 손을 내밀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라. 그리하여 믿음 없는 자가 되지 말고 믿는 자가 되라”는 요한복음 20장 27~29절을 생각나게 해주셨습니다. 제 편에서는 조급함 때문에 체한 것 같은 진통의 시간이었지만, 주님은 이미 예정하시고 실수가 없으신 계획임을 알게 하셨습니다.

순종할 것인가? 불순종할 것인가? 단순히 이 결정이었습니다. 학교에 가는 기차에 오르자마자 모든 부담감도, 가족들을 향한 어려운 마음도 사라지고 말할 수 없는 평안함이 찾아왔습니다. 나에게 집중된 모든 것에서 주님께로 한 걸음 떼기가 이토록 힘든 것인 줄 잊고 있었습니다. 주님은 제게 다른 것 바라지 않으시고, 어떤 상황 가운데서도 부르신 주님을 믿는 믿음을 주고 싶어 하셨습니다. 걸음마를 배우기 시작한 아이가 자기가 넘어져도 받아줄 부모가 있다는 것을 알고 두 손을 벌리고 과감히 첫발을 떼는 것처럼 제게도 이러한 한 걸음이었습니다. 이것이면 저 또한 충분했습니다!

언제 고민했나 싶을 정도로 이곳에서의 시간은 빠르게 흘러갑니다. 부르신 학생들이나 섬김이들에게도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한 자’로, 주님만 남는 자로 세밀하게 일하고 계십니다.

얼마 전 창세기를 통해 아브라함의 생애를 보게 되었습니다. 결코 아브라함에게서 나올 수 없는 믿음이었습니다. 주님이 친히 그의 믿음을 믿음 되게 하시고, 주님만 경외하는 자로 세우시고 홀로 언약을 이루셨습니다. 사라에게도 아들을 주신다는 하나님은 신실하셨습니다. 당장 눈에 결과가 보이지 않아도 열방 가운데서 당신의 잃어버린 백성들을 향한 약속을 이루고 계심을 믿게 하십니다.

나 하나 잘 먹고 잘 사는 것 외에 관심이 없었고, 선교의 ‘ㅅ’자도 알지 못했던 저를 이 세대를 섬기는 은혜의 자리로 불러주셨습니다. 깨어 등불을 들고 주인이 돌아오길 기다리는 충성된 하인처럼 주님 오실 그날을 맞이하게 하실 주님만 기대합니다. 마라나타! [GNPNEWS]

정진이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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