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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손글씨’로 돌아가는 스웨덴 학교들 왜?

▲ 손글씨 쓰는 스웨덴 학생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디지털 기기, 학습능력 저해…종이책·대면수업 비중 높여야”
“정보교육 강화 세계적 움직임…전자기기가 학습 방해 단정못해” 반박도

스웨덴 학교들이 학생들의 문해력 향상을 위해 디지털 기기에서 벗어나 종이책과 손 글씨로 대표되는 전통적 교육 방식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스웨덴 전역의 많은 학교가 종이책을 통한 수업, 독서 시간, 필기 연습 등을 강조하고 있다.

반대로 태블릿PC 사용이나 온라인 검색, 타자 연습 등 전자 기기 사용 비중은 줄었다.

스웨덴 정부는 각 학교에 배치되는 도서 구입 비용으로 6억8천500만 코로나(약 823억 원)를 투입한다고 밝혔다. 내년과 그 이듬해에도 연간 5억 크로나(약 600억 원)씩 추가 배정한다.

이는 지나치게 디지털화된 학습 방식으로 인해 문해력 등 학생들의 학습 능력이 저하됐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로타 에드홀름 교육부 장관은 지난 3월 학습에는 종이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유치원에서의 디지털 기기 사용을 의무화했던 기존 당국 방침을 뒤집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교육부는 6세 미만 아동에 대한 디지털 학습을 완전히 중단할 계획이라고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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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글씨 쓰는 스웨덴 학생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실제 초등학교 4학년생 읽기 능력을 평가하는 ‘국제읽기문해력연구'(PIRLS)에 따르면 2016∼2021년 스웨덴 학생들의 읽기 능력은 저하 추세를 보였다.

2021년 평가에선 스웨덴 초등학교 4학년생 평균 점수가 544점으로 2016년 555점에 비해 11점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디지털을 활용한 수업에 지나치게 치중하면 득보다는 더 실이 크다고 지적한다.

스웨덴 왕립 카롤린스카 연구소는 지난달 자국 교육 디지털화에 대한 성명에서 “디지털 도구가 학생의 학습 능력을 향상하기보단 오히려 저해한다는 명백한 과학적 증거가 있다”고 지적했다.

성명은 “정확성이 검증되지 않은 무료 디지털 소스에서 지식을 습득하기보단 인쇄된 교과서와 교사의 전문 지식을 통해 지식을 습득하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네스코(UNESCO)도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기술은 교사가 주도하는 대면 교육을 대체하지 않는 수준으로 투입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육 현장에서도 이런 흐름에 찬성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스톡홀름 유르가르스콜란 초등학교 3학년 교사를 맡은 카타리나 브라넬리우스는 “(10세 미만 학생들에겐) 태블릿에 글을 쓰도록 하기 전에 손 글씨를 쓰도록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자기기를 등지고 종이책으로 회귀하는 것이 옳다고 모든 이가 확신하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이나 전자기기를 활용한 학습이나 정보교육 강화는 유럽은 물론이고 세계적인 흐름이 돼 왔다.

예를 들어 폴란드는 공공자금으로 4학년 학생 개개인에게 노트북 컴퓨터를 지급하는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기술 분야에서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다.

전자기기 활용이 학습에 방해가 된다고 단편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호주 멜버른에 있는 모나쉬 대학 교육학 교수 닐 셀윈은 기술의 영향을 비판하는 게 “보수적 정치인들에게 인기 있는 움직임”이라면서 “이는 전통적 가치에 대한 (자신의) 헌신을 알리는 깔끔한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스웨덴 정부가 ‘기술이 학습을 증진한다는 증거가 없다’고 말하지만, 이는 기술과 관련해 교육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직접적 증거가 없기 때문”이라며 “기술은 교육의 매우 복잡한 요인 중 한 부분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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