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권위자들 “AI 억제할 규제 수단 마련해야” 한목소리
인공지능(AI)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들이 AI가 생물무기 개발 등에 악용될 가능성을 경고하며 규제 필요성을 한목소리로 주장해 눈길을 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날 미국 상원 법제사법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요슈야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는 미국이 AI 개발을 통제하기 위한 국제적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벤지오 교수는 챗GPT와 바드 등 현존하는 AI 챗봇의 기반인 ‘딥러닝'(심층학습) 분야에서 큰 업적을 남긴 인물이다.
그는 올해 3월에는 AI가 통제불능으로 치달아 인류를 위협하는 것을 막기 위한 안전기준에 업계가 합의할 수 있도록 6개월간 AI 개발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에 서명하기도 했다.
벤지오 교수는 이날 미 상원 법사위에서도 인류의 통제를 벗어나지 않고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AI 기술을 이끌 방안을 찾기 위한 국제적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잇따라 증인석에 오른 다리오 아모데이 앤쓰로픽 최고경영자(CEO)는 ‘악당국가’나 ‘테러범’들이 위험한 바이러스나 여타 생물무기를 만드는데 AI 기술을 악용할 수 있다면서 여기에 걸리는 시간이 짧게는 2년에 불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AI 분야를 선도 중인 마이크로소프트(MS)나 구글 같은 대기업과 달리 보다 사려 깊고 조심스럽게 AI 기술에 접근한다는 입장을 취해 온 그는 “AI 시스템을 억제할 것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의 컴퓨터공학 전문가인 스튜어트 러셀 교수도 AI가 작동하는 방식은 여타 첨단 기술과 달리 완전히 이해하거나 통제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면서 AI를 전담하는 새로운 규제기관을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오래전부터 지나치게 똑똑해진 AI가 인류의 통제를 벗어나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을 제기해 왔으나, 최소 수십 년 뒤에나 그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챗GPT의 대두로 올해 들어 생성형 AI 시장이 급격히 확장하고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지자 벤지오 교수를 비롯한 전문가 일부는 불과 수년 내에 AI의 지적 능력이 인간을 추월할 수 있다고 전망을 수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모든 연구자가 벤지오 교수 등의 의견에 동의하는 건 아니라고 WP는 지적했다.
AI가 인류의 자리를 빼앗을 것이란 주장은 AI의 기술적 한계를 무시하고 불필요한 공포를 유발하는 측면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선 AI의 위험성과 함께 잠재적 가치를 과장하는 이런 화법의 이면에 AI 관련 기업의 가치를 부풀리려는 의도가 숨어 있을 수 있다는 의혹마저 제기된다고 WP는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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