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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K 칼럼] 크리스천 연애의 필수 조건 (2)

사진: unsplash

사실 크리스천이 아닌 사람에게 하나님이 말씀하신 연애의 필수 조건을 지키라는 건 무리한 요구다. 하나님과 사귐이 없는 이들이 누군가와 사귈 때 왜 하나님을 고려해야 하는가? 하나님이 기뻐하시든 미워하시든 무슨 상관인가? 하나님의 거룩한 영광 앞에 죄가 되든 의가 되든 신경 쓸 필요 없이 자기 육체와 마음이 원하는 것을 하면 그만이다. 사실 그들은 하나님을 위해 살고 싶은 마음도 없고(무욕) 하나님 뜻대로 살 수 있는 능력도 없다(무능).

하지만 크리스천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로 거듭난 자들이다(고후 5:17). 하나님과 단절된 관계가 그리스도의 보혈로 화목하게 되어 하나님과 영원한 사귐을 누린다(요일 1:1-4). 하나님의 뜻을 완강히 거부했던 돌 같은 마음을 하나님이 부드럽게 하시고 성령을 부어주셔서 하나님의 율법을 기뻐하며 순종하게 하신다(겔 11:19; 빌 2:13). 그래서 크리스천은 억지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하나님의 거룩하신 뜻을 따르기를 원하고, 성령이 주시는 능력으로 점점 예수 그리스도의 아름다운 형상을 닮아간다.

그래서 크리스천은 연애에 있어서도 다를 수밖에 없다. 하나님과 사귐이 있는 자는 누구와 사귈지 어떻게 사랑을 나눌지 고민할 때 하나님을 배제할 수 없다(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 고전 10:31). 하나님께서 당신의 영광과 우리의 행복을 위해 말씀하신 연애의 필수 조건을 기쁨으로 따른다. 지난번에 우리는 하나님께서 동성이 아닌 이성, 배우자가 없는 미혼과 연애할 것을 요구하신다는 성경의 가르침을 살펴봤다. 오늘은 나머지 두 가지 필수 조건 중 하나를 숙고해보자.

필수 조건 3: 크리스천

크리스천은 크리스천과 연애해야 한다는 것이 세 번째 필수 조건이다. 첫 번째(이성), 두 번째(미혼) 조건에 비해 굉장히 까다롭고 제한적인 요구라고 느껴질 수 있다. 크리스천 중에서 이와 같은 성경의 가르침을 진지하게 믿고 따르는 자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몇몇 유명하고 인기 있는 목사 중에서는 믿는 자가 믿지 않는 자와 결혼하는 것을 ‘이방인에게 빛을 비추는 전도’ 혹은 ‘선교’라고 좋게 포장하는 목사도 있다. 성경이 요구하는 것보다는 결혼을 앞둔 성도의 심정과 현실을 더 많이 고려하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는 것이다.

하나님을 믿지 않는 것 빼고는 나머지가 너무 괜찮은 사람인데, 신앙은 연애 혹은 결혼 후에도 생길 수 있지 않을까? 크리스천 중에서 마음에 드는 대상을 찾다 찾다 이제는 ‘기다리다 죽겠어요’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데, 반드시 꼭 크리스천을 만나야 하는 걸까? ‘크리스천을 만나면 좋고 아니면 아쉽지만 어쩔 수 없고’ 정도로 생각할 여지가 있지 않을까? 특별히 결혼이 시급한 크리스천이 이와 같은 번민에 빠지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고 또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헤아릴 수 있지만, 지금까지 계속 말해왔던 것처럼 결국은 자기 육체와 마음이 원하는 것을 할 것인지 아니면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을 따를 것인지의 문제다. 과연 하나님은 무엇을 필수 조건으로 요구하시는가?

구약의 하나님 나라 백성인 이스라엘에게 하나님은 통혼을 강력하게 금지하셨다. 하나님을 아는 백성, 하나님의 율법을 기뻐하며 따르는 사람이 하나님 모르는 민족, 하나님의 율법이 아닌 자기 소욕에 따라 사는 사람과 연애하고 결혼하는 것을 미워하셨다.

또 그들과 혼인하지도 말지니 네 딸을 그들의 아들에게 주지 말 것이요 그들의 딸도 네 며느리로 삼지 말 것은 그가 네 아들을 유혹하여 그가 여호와를 떠나고 다른 신들을 섬기게 하므로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진노하사 갑자기 너희를 멸하실 것임이니라(신 7:3-4)

이어지는 사사기부터 말라기까지 이스라엘의 역사는 정확히 하나님의 요구 조건을 거역한 백성이 경험한 비참한 결과를 보여준다. 이스라엘 백성은 통혼을 통해 우상을 섬겼고 그때마다 이방 민족의 침략을 받아 오랜 고통을 겪었다. 솔로몬을 포함하여 분열된 이스라엘과 유다 왕 중 이방 여인과 결혼한 왕은 하나같이 우상을 섬기며 백성을 언약의 하나님 여호와에게서 멀어지게 만들었다. 결국 앗수르와 바벨론에 팔린 것도 그들이 하나님의 뜻을 거역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에스라는 귀환한 백성에게 하나님 율법을 풀어 깨닫게 하면서 성전 예배를 회복했고, 이어서 통혼한 자들의 죄를 다루고 회개하도록 촉구한 것이다(스 10장).

신약 성경에서도 우리는 동일한 영적 원리를 발견한다.

너희는 믿지 않는 자와 멍에를 함께 메지 말라 의와 불법이 어찌 함께 하며 빛과 어둠이 어찌 사귀며 그리스도와 벨리알이 어찌 조화되며 믿는 자와 믿지 않는 자가 어찌 상관하며 하나님의 성전과 우상이 어찌 일치가 되리요 우리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성전이라 이와 같이 하나님께서 이르시되 ‘내가 그들 가운데 거하며 두루 행하여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나의 백성이 되리라 그러므로 너희는 그들 중에서 나와서 따로 있고 부정한 것을 만지지 말라 내가 너희를 영접하여 너희에게 아버지가 되고 너희는 내게 자녀가 되리라 전능하신 주의 말씀이니라’ 하셨느니라(고후 6:14-18)

이 말씀은 결혼의 필수 조건으로 직접 언급된 말씀은 아니지만, 크리스천이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자로서 합당하게 살아가는 데 반드시 따라야 할 원리라는 점에서 매우 적실하게 그리고 충분하게 크리스천의 연애와 결혼에 적용할 수 있다. 사도 바울이 인용한 구약 성경은 하나님께서 옛 언약의 백성에게 하신 말씀인데, 이는 구약에 자기 백성의 타락과 배도를 가져올 통혼을 강력하게 금하신 하나님이 신약의 성도에게도 동일한 거룩을 요구하신다는 걸 입증한다. 하나님은 “믿는 자와 믿지 않는 자가” “상관”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신다. 빛에 속한 크리스천과 어둠에 속한 사람의 사귐을 금하신다. “그들 중에서 나와 따로 있으라”고 구별될 것을 요구하신다.

특별히 결혼에 관한 성경의 가르침을 보면 이 점이 더욱 명확해지는데, 사도 바울은 고린도 교회에 믿지 않는 배우자와 살고 있는 믿는 자에게 권면하기를 배우자가 함께 살기를 원한다면 갈라서지 말고 결혼을 유지하라고 말한다(고전 7:10-13). 중요한 건 이 명령이 이미 “결혼한 자들”에게 주어진 것이지 ‘결혼할 자’에게 주어진 것이 아니란 것이다. 믿지 않는 부부 중 한 사람이 크리스천이 된 경우, 바울은 믿지 않는 배우자가 결혼을 유지하고 싶어한다면 갈라서지 말고 함께 하라고 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아내 된 자여 네가 남편을 구원할는지 어찌 알 수 있으며 남편 된 자여 네가 네 아내를 구원 할는지 어찌 알 수 있으리요”(고전 7:16)

하지만 만일 믿지 않는 배우자가 갈라서기 원한다면 놀랍게도 바울은 “형제나 자매나 이런 일에 구애될 것이 없느니라”라고 말하면서 “갈리게 하라”라고 권면한다(고전 7:15). 이혼은 예수님도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나눌 수 없다’고 분명히 금하신 것이지만(마 19:6), 믿지 않는 자가 원할 때는 그렇게 할 자유가 있을 정도로 성경은 믿지 않는 자와 믿는 자의 관계를 금지한다. 같은 맥락에서 남편이 죽어서 자기 뜻대로 자유롭게 재혼할 수 있는 여인에게 성경은 “(그러나) 주 안에서만 할 것이니라”라고 조건을 요구했다(고전 7:39).

그러므로 크리스천이 크리스천이 아닌 사람과 연애하는 것을 결코 가벼운 일로 여겨서는 안 된다. 그럴 수도 있다고 두둔하거나 크리스천을 만나면 더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받아들여서도 안 된다. 크리스천이 된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가? 예수 그리스도께 자기 인생을 온전히 내어 맡긴다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크리스천이 하나님과 원수된 자와 한 몸을 이루는 결혼을 하는 것, 그 결혼을 목적으로 연애를 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엘리스 프라일링은 <비그리스도인과의 결혼?>에서 이런 의미라고 설명한다.

그렇습니다. 나는 나의 삶을 당신께(주님께) 맡겼습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당신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나를 맡기고자 합니다. 주님, 저를 용서해 주신다면 나중에 다시 돌아오겠습니다(IVP, 1988)

정확히 하나님께서 구약과 신약의 자기 백성에게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셨던 일이다. 하나님을 떠나 다른 신(사람)을 섬기는 것이다.


크리스천이 크리스천이 아닌 사람과 연애하거나 결혼할 때 겪는 고통과 문제는 다 헤아릴 수 없다. 내 영혼의 단짝이 내 영혼이 사모하는 주님을 조금도 알지 못하고 주님으로 인해 웃거나 울 때 전혀 공감하지 못한다는 것이 얼마나 안타까운가. 이건 삶의 일부가 아니라 전부를 함께 나누는 부부에게 있어 치명적이다.

그 안에 예수 그리스도의 영이 없기 때문에 연인을 통해 그리스도의 영광을 맛보지 못하고 성령의 역사를 경험하지 못하는 것은 또 어떤가. 자녀가 생겼을 때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하는 부모의 역할을 한 사람이 홀로 감당하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인가. 옛 성품과 싸우면서 자기 죄를 발견하고 하나님 은혜로 달려가며 죄 용서를 맛보는 기쁨을 서로 나누는 일은 기대할 수 없다. 험악한 인생 중 만나는 사망의 골짜기를 하나님을 모르는 배우자는 누구와 함께 걸을 수 있을까? 곧 불타버릴 세상에 모든 소망을 둔 연인과 하늘에 속한 산 소망을 가진 자가 같은 것을 바라보며 살 수 있을까?

물론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모든 죄를 사하신다. 믿지 않는 자와 사귐을 갖고 결국 결혼을 했다고 해도, 하나님의 은혜는 믿는 자가 자백할 때 다른 모든 죄처럼 허다한 죄를 덮고도 남는다(요일 1:9). 하나님이 요구하신 뜻을 거역한 결과를 결혼 관계 안에서 계속 경험하겠지만,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신다는 하나님의 약속은 모든 하나님의 사람에게 해당된다. 믿지 않는 자와 결혼한 크리스천에게도 말이다. 하나님은 자녀의 실수 나아가 죄까지도 선으로 바꾸셔서 그들에게 두신 하나님의 온전하신 뜻을 반드시 이루신다.

하지만 하나님의 은혜가 지극히 크고 풍성하다는 사실이 우리로 하여금 방종에 이르게 하면 안 된다(롬 6:1-2). 연애를 앞둔 크리스천, 결혼을 고민하고 있는 크리스천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자기 마음과 육체가 원하는 것 혹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 중 하나다. 하나님이 요구하시는 크리스천 연애의 필수 조건은 명백하다. 믿는 자가 믿는 자와 사귐을 갖는 것이다. 일단은 내 마음이 원하는 대로 연애하고 나중에 하나님 은혜가 내 망가진 삶을 수습하길 기대하지 말라. 하나님 은혜를 아는 참 크리스천으로서 처음부터 육체의 소욕이 아닌 하나님의 뜻을 따르라. 그러면 더 큰 은혜가 하나님의 지극히 크신 영광과 함께 당신과 당신의 연인에게 축복으로 임하게 될 것이다. [복음기도신문]

조정의 | 그레이스투코리아 칼럼니스트

GTK칼럼은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성경의 말씀에서 답을 찾고자 하는 미국 그레이스커뮤니티교회의 존 맥아더 목사와 GTK 협력 목회자와 성도들이 기고하는 커뮤니티인 Grace to Korea(gracetokorea.org)의 콘텐츠로, 본지와 협약을 맺어 게재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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