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복음 앞에’ 연합집회를 마치고
‘무슨 일일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아직도 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뭔가에 취해 몽롱합니다.
사실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집회(2011년 12월13~16까지 선한목자교회에서 진행된 다시복음앞에 집회, 편집자주)에 참석 했습니다.
그런데 등록하는 당일부터 기대는 산산이 부서졌고 두려움을 넘어 집회에 온 것이 후회되기까지 했습니다. 와글거리는 낯선 많은 사람들과 군대에서나 사용될 법한 용어와 명령조의 말들에 적응하기 어려웠습니다.
저녁 식사 시간은 최악이었습니다. 일회용 그릇에, 말이 국밥이지…. 미역국에 밥 한 주걱 말아 주었습니다. 소대장을 잃어버려서 김치도 없이(김치가 소대장에게만 배급되었기에) 국밥만 한 그릇 덩그러니 놓고 먹자니 서글픈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이게 뭐지? 노숙자도 아니고, 집에 갈까 보다.’ 정말 심란해서 눈물이 찔끔 나왔습니다. 첫날을 그렇게 보내고 다음 날, 그 다음 날도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불편한 잠자리는 모자란 잠으로 더 불편해졌고 끼니는 여전히 종이 그릇에 담긴 국밥 하나.
휴식 시간이라지만 편히 앉아 있을 만한 곳도 없고, 제대로 씻지 못해서 땀 냄새까지 폴폴 났습니다.그런데 이상한 것은 누구 하나 그런 것을 불평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뭔가에 홀려서 먹고 자는 것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한심한 사람들처럼 보였습니다. 더 이상한 것은 저도 어느새 그들과 하나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집회 기간 동안 주님께서 많은 은혜를 주셨지만 가장 큰 은혜를 꼽으라면 그들과 함께 드린 예배입니다. 그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는 시간, 너무 감사했습니다. 그 예배 속에 저를 불러 주신 주님이 너무 감사했습니다. 찬양을 부를 때 요한계시록에 기록된 천국에서 드리는 예배가 생각났습니다.
네 생물이 쉬임없이 “거룩하다, 거룩하다” 외치고, 24장로가 머리에서 관을 벗어 보좌 앞에 던지며 주님을 찬양하는 모습이 지금 우리가 드리는 예배 분위기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감격적인 예배를 드렸습니다.
지금은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편안한 잠자리와 맛있는 먹거리. 깨끗하고 안락한 생활. 좋아야 하는데 좋지가 않습니다.
때로 포로수용소 같고 때론 노숙자 처소 같던 곳에서 지냈던 3박 4일간의 생활이 그립습니다. 아무 것도 없고, 아무 것도 누리지 못해도 오직 주님 한 분께만 열광하며 주님 한 분만으로 행복했던 그 때가 그립습니다.
그 때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지금은 가진 것이 많고 누릴 것이 많아서 주님을 잃어버리지 않을까 오히려 걱정이 됩니다. 부디 그 감격의 시간들이 한 편의 추억으로 사라지지 않기를….
홍경주 권사(선한목자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