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한지 한 달도 채 안 된 부부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주님의 부르심에 순종하여 선교사로 헌신했다.
결혼 전에는 집안 일 보다는 학교 공부에 충실하며, 부모님의 보호 아래 곱게 자란 자매 선교사. 헌신한 선교단체에서 부엌일은 전혀 감이 오지 않는 새로운 영역이었다.
그러나 운명의 날은 다가오는 법. 선교사로 헌신한지 얼마 되지 않아 순차에 따라 주방장이 되었다. 선교사로 헌신하기 전에는 국자도 제대로 잡아본 적이 없던 새댁 선교사. 혹시나 했던 일이 역시나 실제로 일어났다.
주방장으로 무엇을, 왜, 어떻게 섬겨야 할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주방에 들어오면 늘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서 주방을 멀뚱멀뚱 쳐다보는 것이 그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였다.
그러던 어느 날, 답답해하던 선배 선교사로부터 ‘주방을 돌아보라’는 권면을 듣는다. 답답하기는 그가 더욱 그렇다. 돌아본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하루는 비장한 마음으로 주방에 들어갔다. 아무리 두리번 거려도 특별한 것이 보이지 않았다. 안타까운 마음에 주방 한 가운데 있는 조리대를 빙글빙글 몇 바퀴 돌며 주님께 물었다.
“주님, 돌아보는게 뭐죠? 정말 알 수가 없어요.” ……
몇 년이 흘렀다. 어느덧 혼자서도 수십 명 분의 공동체 식구들 식사준비를 거뜬히 해낼 수 있게 됐다.
이제는 ‘주부 10단’을 능가하는 주방장으로 주방 뿐 아니라, 동역자와 열방을 돌아보는 최전방에서 순종의 삶을 살고 있다. [GN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