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하나님 나라, 진리로 세계를 열어주는

   - Prize Wisdom 그를 높이라 (잠4:8) -

“피할 곳을 찾는 저를 피난처가 되게 하셨어요”

일러스트= 이예원

[196호 / 믿음의 삶]

제 인생의 암흑기, 그때는 몰랐습니다. 어미 독수리가 새끼의 보금자리를 흩어 비행훈련을 시키듯 내게도 믿음의 삶의 비행훈련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 가정은 제가 어릴 적 불교를 믿었습니다. 어느 날 할머니께서 치매로 돌아가셨습니다. 가정을 잘 돌보지 못하고 술을 좋아하셨던 아버지는 할아버지께 한 소리를 듣고 홧김에 술인 줄 알고 들이킨 농약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얼마 후 할아버지도 돌아가시게 되면서 어머니와 딸 5명만 남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도 원인 모를 병에 시달렸습니다. 병원에 가고 굿을 해봐도 전혀 차도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방법으로 붙잡은 것이 치유 은사를 가진 한 권사님이었습니다. 그분의 기도를 받고 병 고침을 받게 되면서부터 우리 가족은 교회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전 교회만 오갔을 뿐, 말씀에 무지할 뿐만 아니라 전혀 말씀을 알아들을 수 없었습니다. 저는 세상에서도 두려움에 떨며 지냈습니다. 나보다 괜찮은 이들을 미워하고 시기, 질투했습니다. 수업시간에는 목소리가 떨려서 책 한 줄을 읽을 수 없을 만큼 사람을 두려워했습니다. 늘 자신감 없어 스스로를 불쌍히 여겼습니다. 아버지가 없는 것도 수치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계시는 것처럼 대수롭지 않게 거짓말을 했습니다. 딸 다섯을 홀로 키우셨던 어머니는 늘 나에게 화만 내시는 분,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하는 분으로 여겼습니다. 어머니는 사람들을 믿지 못해 창문에 못을 박고 문을 열지 못하게 했습니다. 어머니와 제 사이엔 늘 다툼과 분노 뿐이었습니다.

남들 하는 대로 살다가 직장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무언가 내가 할 수 있고 쓰임 받는다는 생각에 기뻤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직장상사가 육체적 관계로만 자신의 병이 치료된다며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시작된 관계는 내가 속았다는 것을 깨달았을 즈음 끊을 수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야반도주하듯 직장을 나오고 보니 내게 남은 것은 잃어버린 순결과 그분으로부터 얻은 몇 백만원의 빚이었습니다.

가정도, 직장도, 교회도 소망이 없어 절망하던 그 때, 주님이 창세기 13장 말씀으로 처음 찾아오셨습니다. 아브라함과 조카 롯의 이야기였습니다. 둘이 소유가 많아 함께 할 수 없다고 하신 말씀이었는데, 주님이 제가 붙들고 있었던 것들과 결별을 하기 원하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비로소 이전의 저의 모든 삶과 결별을 선언했습니다. 이후 주님은 저를 복음 앞에 세워주셨고 선교사로 헌신해 지금에 오기까지 은혜로 인도해주셨습니다.

새끼에게 능력이 있음을 아는 어미 독수리의 선택

어미 독수리는 압니다. 새끼에게 창공을 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그래서 보금자리를 흩어 절벽으로 떨어뜨립니다. 어미는 새끼가 바닥에 곤두박질치기 전 자기 날개로 업어 올라옵니다. 새끼가 날개를 펴 창공을 날 때까지 그 과정을 반복합니다. 하나님도 제게 주신 생명이 무엇인지 아신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 그 생명을 생명답게 누리게 해주고 싶어 여러 시간을 통해 안락함을 흩어버리셨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생명을 누릴 수 있는 유일한 곳, 주님 품 안으로 품으셨습니다.

“또 초막이 있어서 낮에는 더위를 피하는 그늘을 지으며 또 풍우를 피하여 숨는 곳이 되리라”(사 4:6) 이 말씀을 묵상하며 제가 예루살렘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피난처를 찾던 나의 존재를 바꾸어서 이제는 폭풍과 비를 피하는 곳을 찾는 이들에게 제가 피난처가 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아무 의미 없는 제 인생을 선택하시고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을 심으시고 또 다른 영혼이 피할 수 있는 하나님나라를 누리게 하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저는 오늘도 하늘 본향을 바라보며 주님 다시 오시는 그날을 향해 달리는 자로 섭니다. [복음기도신문]

최경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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