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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라도 빨리 검정고시 시험을 쳐서 인정받고 싶었다”

일러스트=박남희

[159호 / 믿음의 삶]

매주 복음 훈련을 받으면서 사실 어떤 기대도 없었다. 엄마나 다른 사람들에겐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지만 사실 내 마음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강의를 통해 사람의 마음은 보이지 않지만 그 사람의 말과 행동, 삶을 보면 그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나는 내 마음이 그렇지 않은 것처럼 감추고 그럴듯하게 포장하며 마음을 꽁꽁 싸매고 있었다.

또한 하나님은 ‘나는 죄인이구나!’라고 인정하는 사람에게 하나님의 마음을 은혜로 받게 하심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문득 ‘나는 하나님의 마음을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난 죄인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건가? 아닌데. 나 죄인 맞아. 근데 난 왜 하나님의 마음을 품지 못한 것 같지?’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이었다.

강의는 이어졌다. 다윗의 이야기를 들었다. 내가 알고 있던 다윗의 모습과는 분명히 다른 모습이었다. 어렸을 때 거인 골리앗도 물리치고 전쟁에서도 항상 승리했던 다윗. 그래서 내가 존경하고 뭔가 나랑은 다른 것 같이 느껴졌던 영웅 다윗이 밧세바와 간음하는 사건을 일으킬 수 있을까? 거짓말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밧세바 사건은 많이 들어봤고 잘 알던 내용이었다. 그런데 참 이상했다. 다윗은 뭔가 다를 줄 알았다. 아니, 다른 것 같았다. 그러나 주님은 나와 다를 바가 없고 다윗도 나도 존재가 죄인이라는 것을 말씀하셨다. ‘그래서 너는 하나님의 마음을 받을 수 없다.’는 나단 선지자의 책망을 받았다.

다윗은 이 말 앞에 회개하고 겸손히 주님께 나아갔다. 그런데 나는 그렇지 않았다. 아니, 사실은 내가 죄인이라는 것을 인정하기 싫었다. 이런 마음이 내 안에 감추어져 있었음을 주님은 한 사건을 통해 드러내주셨다.

검정고시냐? 훈련이냐?

4월 8일 토요일은 검정고시 시험이 있는 날이다. 그러나 그날은 복음 훈련을 받는 날이기도 하다. 나는 그때 훈련을 빠지고 시험 보러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엄마가 갑자기 “너, 기도해 봐.”라고 하시며 그 다음 주에 시험 보는 것을 놓고 기도해 보는게 어떻겠냐고 말씀하셨다. 사실 엄마가 이 얘기를 하면 결론이 난 것이나 다름없다. 4월 8일에 시험 보지 말고 훈련 받으러 가라는 얘기였다.

공부도 별로 하진 않았지만 이번에 시험을 보고 싶었다. 그래서 8일에 어떻게 하면 시험 볼 수 있을지 이리저리 계산하며 머리를 굴렸다. 그런데 주님은 그때 ‘사람의 마음은 특히 선택할 때 드러난다.’고 했던 강의 내용을 생각나게 하셨다.

사실 내 생각엔 아빠도, 큰 아빠도 전부 내가 홈스쿨링 하는 것을 못마땅해 하시는데 시험을 빨리 보고 조금이라도 당당하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엄마가 얘기하셨을 때 ‘큰 아빠 만날 때가 명절인데 그럼 추석이 언제지?’라고 생각하며 계산하고 있었다. 큰 아빠나 다른 누구라도 나에게 뭐라고 하는 것이 무서웠고 두려웠다.

결국 나는 내가 위급하거나 선택해야 하는 모든 순간에 하나님을 신뢰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주님은 믿음을 쓰고 나아오기로 결정한 나를 붙들어주셨고 시험을 연기하기로 했다는 말을 들은 아빠도 붙들어주셨다.

어떤 사건이 터져서 그때 주님이 일하셔야만 믿는 내 모습이 좀 부끄러웠다. 어린아이와 같이 하나님 말씀하신 그대로 믿는 믿음으로 주님께 나아갈 것을 결정한다. 그리고 남은 훈련기간 동안 내게 행하실 주님을 마음껏 기대하며 나아간다. 주님이 하셨다. [GNPNEWS]

한성경 자매(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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