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아시아 최초로 동성결혼 합법화를 추진한다고 연합뉴스가 25일 보도했다.
연합에 따르면, 유메이뉘(尤美女) 민진당 입법위원(국회의원)의 발의로 여야 38명의 동의를 얻어 동성결혼 합법화 법안 초안을 마련, 입법원 상임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대만 언론이 이날 보도했다.
연합은 보수적 색채가 짙은 아시아 지역에서 동성결혼 합법화 작업이 본격화되는 것은 대만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법안은 대만 민법의 ‘혼인은 남녀간 서로 결정한다.’는 조항의 ‘남녀’를 ‘쌍방’으로 수정하는 것과 함께 동성부부간의 권리와 의무를 부여했다.
성소수자 관련 법률안은 2006년과 2012년 제안된 적이 있으나 입법위원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 이번에 제출된 법안은 발의 요건 16명을 훌쩍 넘어 민진당 34명, 국민당 1명, 시대역량당 3명의 연대서명을 받음으로써 통과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집권당인 민진당은 야당 시절부터 성소수자의 합법적 결혼을 지지해왔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도 지난해 총통 후보 시절 게이 퍼레이드에서 “사랑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 혼인의 평등권을 지지한다. 모든 사람은 사랑할 수 있는 자유와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대만인들도 동성결혼의 법제화 찬성에 기울어져 있는 분위기다. 지난해 동성결혼의 합법화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56.3%가 찬성했고 31.7%가 반대했다.
대만의 성소수자 인구는 전체 2350만 명 가운데 4.5%인 105만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대만 청궁(成功)대 연구팀이 추정한 바 있다. 대만은 아시아 지역에서 성적 소수자에 대해 가장 진보적 입장을 취하는 국가로 게이 퍼레이드 행사도 아시아 최대 규모로 진행된다.
한편, 반대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동성애 반대 단체인 가정보호연맹은 “동성결혼을 국가가 법제화하는 것은 동성간 성행위를 방조하는 꼴”이라며 “법 없이도 같이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가정보호연맹은 이어 “혼인신고를 비롯한 호적 문제가 발생해 기존 전통 가족체계가 붕괴될 것”이라며 “성소수자 인권은 결혼 합법화로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