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 보고서, “기독교인들, 신성모독 혐의를 악용한 조직 범죄에 희생돼”
최근 몇 년간 파키스탄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갱단이 신성모독 혐의를 악용해 450명 이상의 사람들을 부당하게 기소하거나 연루시켰으며, 이 중 5명은 구금 중 고문을 받고 사망했다고 모닝스타뉴스가 13일 전했다.
신성모독법을 악용해 이익을 추구하는 갱단은 연방 수사관들과 공모해 많은 가족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혔다고 우스만 워라이치(Usman Warraich), 이마안 하지르-마자리(Imaan Hazir-Mazari), 라나 압둘 하미드(Rana Abdul Hameed) 변호사는 지난 1월 10일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파키스탄의 기독교인들은 신성모독 혐의로 이 조직의 희생자가 되고 있다.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은 온라인에 신성모독 내용을 공유한 뒤, 허위로 고발하며 피고발인의 가족들을 상대로 큰 돈을 요구하며 협박하고 있다고 변호사들은 전했다. 변호사들은 펀자브 경찰의 특별 보고서를 인용하며, 최근 신성모독 사건 증가의 배후에는 이들 갱단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발표된 국가인권위원회(NCHR)의 별도 보고서는 경찰 조사 결과를 지지하며, 연방수사국(FIA) 관리들이 적극적으로 가담한 가운데 무고한 사람들이 함정에 빠지고 있다는 사실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저소득, 중산층이 주요 피해자 계층
NCHR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피해자는 저소득층이나 중산층에 속한다. 우스만 와라이치 변호사에 따르면, 아디알라 지역 교도소에는 신성모독 혐의로 150명 이상이 수감돼 있고, 라호르의 지역 캠프 교도소와 코트 라크팟 교도소에는 170명, 카라치 중앙 교도소에는 55명이 수감돼 있다.
와라이치 변호사는 이 갱단이 젊은 남녀를 고용해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람들과 친분을 쌓은 뒤 이슬라마바드 G-8 섹터에 있는 안전가옥으로 유인했다고 말했다.
와라이치 변호사는 “이 갱단에 속은 젊은 피해자들이 그 집으로 유인된 이후 옷이 벗겨진채 고문당했으며, 갱단은 이 과정을 영상으로 녹화했다.”고 밝혔다. 갱단은 전국에서 20명 이상의 젊은이를 함정에 빠뜨렸다.
와라이치 변호사는 이슬람 극단주의 갱단의 고문으로 인해 22세 여성 파티마 자항기르(Fatima Jahangir)를 포함한 5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디알라 교도소에서는 고아 소년인 사이드 알리 하스나인(Syed Ali Hasnain)이 살해당했고, 라왈핀디 출신의 청년 사이드 압둘라 샤(Syed Abdullah Shah)는 연방수사국과 공모한 이 그룹에 의해 고문당하고 살해됐다. 파티마 자항기르(Fatima Jahangir)는 라호르 코트 라크팟 교도소에서 사망했으며, 또 다른 22세 청년 사피르 울라(Safeer Ullah)는 라호르 캠프 교도소에서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또 카라치 중앙 교도소에서는 소한 칸(Suhan Khan)이 3~4일 만에 고문으로 사망했으며, 갱단은 법원이 피해자의 보석을 거부하거나 유죄를 선고할 때마다 공개적으로 축하를 벌이고 있다.
와라이치 변호사는 “그들은 축하 행사에서 사탕을 나누고 화환을 씌우며 서로에게 칼을 선물하는데, 이러한 장면을 담은 동영상은 소셜미디어에 널리 퍼진다. 또한 피해자 가족과 변호사들의 이름과 주소를 소셜미디어에 공개해 협박한다.”고 전했다.
법정 내 협박과 지역사회의 선동 법정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은 피해자 가족을 괴롭히고 판사를 압박하기 위해 구호를 외치는 등 협박을 가하며, 판결 이후에는 피해자의 지역사회의 모스크에서 그들을 겨냥한 성명을 발표해 지역 주민들을 선동한다고 와라이치 변호사는 설명했다.
허위 신성모독 사건으로 손상된 사법 시스템 파키스탄 대법원 변호사 라나 압둘 하미드(Rana Abdul Hameed)는 이슬람 극단주의 갱단의 구성원이 기독교인 여성 샤구프타 키란(Shagufta Kiran)을 허위로 고발해 그녀가 9월 18일 사형 선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허위 사건이 파키스탄 사법 시스템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미드 변호사는 “이 사건들은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사법부에 큰 오점”이라며 정부와 사법부가 이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신성모독 사업 그룹은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두려움을 조장하고 가족들을 착취하는 집단이라고 말했다.
인권 변호사 이만 하지르-마자리(Imaan Hazir-Mazari)는 파키스탄에서 허위 신성모독 사건을 해결하려는 체계적인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마라지 변호사는 “신드(Sindh)주를 제외한 법원들은 이러한 사건을 심리할 용기를 갖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침묵은 정의 실현에 큰 장애물”이라며 허위 혐의로 수감된 수백 명의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는 현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명했다.
피해자 가족들의 증언
피해자 가족들은 기자회견에서 갱단이 가짜 주소를 사용해 신성모독 사건을 고발하고 협박으로 돈을 뜯어내고 있다고 폭로했다.
한 시각장애인 무하마드 잠잠(Muhammad Zamzam)의 어머니 사이다 비비(Saeeda Bibi)는 그의 아들이 FIA 관리들에 의해 허위 혐의로 체포됐고, 관리들이 10만 루피(약 168만 원)의 뇌물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비비는 “FIA의 통보를 받고 아들의 결백을 증명하려 직접 당국에 데려갔다. 아들은 두 눈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이다. 하지만 공정한 대우는커녕 뇌물을 요구했고, 뇌물을 지불했음에도 아들은 풀려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부의 무대응과 요구 변호사들과 피해자 가족들은 이 문제를 대통령실, 총리실, 대법원장, 내각부, FIA 총국장, 인권부, 내무부, 법무부, 주요 정당 지도부에 알렸지만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들은 정부에 경찰과 NCHR 보고서를 바탕으로 독립적인 조사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요구하며, 조사가 끝날 때까지 관련 소송을 중단하고 책임자들을 처벌할 것을 촉구했다.
파키스탄은 2024년 오픈도어선교회가 선정한 세계 기독교 박해 지수에서 가장 기독교 신앙을 유지하기 어려운 나라 7위에 올랐다. [복음기도신문]
<저작권자 ⓒ 내 손안의 하나님 나라, 진리로 세계를 열어주는 복음기도신문. 출처를 기재하고 사용하세요.> 제보 및 문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