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하나님 나라, 진리로 세계를 열어주는

   - Prize Wisdom 그를 높이라 (잠4:8) -

무대 위에서‘ 보이는 말씀 ’으로 살아내고 싶은 사람, 박계환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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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을 거슬러 오르고 구파발과 수색을 지나 도착한 삼송역. 삼송교회의 구 건물은 지금 바쁘다. 여러 소품들과 기자재들, 그리고 사람들의 주거 흔적들이 사방에 펼쳐진 그곳에 뮤지컬 연습이 한창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음악소리와 우렁우렁한 목소리들이 한가로운 가을 오후에 유쾌한 떠들썩함을 퍼뜨린다.“예술 하는 사람, 특히 연극하는 사람들은 정말 복음에 직면하기 어려워요. 죽어도, 죽어도 죽어지지 않는 자아가 얼마나 강한지…….”고개를 내저으면서 날마다 말씀기도와 공연준비를 단순 반복하는 사람들 열여섯 명이 모여 있는 곳, 문화행동‘아트리’다. 그 중에서 자신이 행하는 작품이 그대로‘보이는 말씀’이 되고자 하는 열망으로 무대를 채우고 싶은 한 사람을 만나보았다.“누구든지 사람 앞에서 나를 시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저를 시인할 것이요(마10:32)”이 말씀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 바로 박계환 감독이다.

– 뮤지컬을 시작한 지가 오래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금까지의 여정을 간략히 소개해주세요.
“지금까지 ‘뮤지컬’ 이라는 장르를 해온 것은 25년 쯤 되었습니다. <캣츠>, <명성왕후>, <미녀와 야수> 등을 비롯한 오십여 편의 뮤지컬과 삼십여 편의 연극을 해왔고 수도 없이 오디션을 봤습니다. 최근 해외에서도 호평 받고 있는 <점프>의 실제적인 역할을 주도했었고 크고 작은 많은 작품들 속에서 연기는 물론 때로는 연출, 안무, 대본, 소품 등을 맡으면서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 최선을 다해왔다고 말씀하신 그 긴 시간 속에서 ‘그 전’ 과 ‘그 후’ 라고 할 수 있는 시점과 계기가 있었는지요.
“그러니까 작년, 2009년 복음학교(31기)가 결정적인 계기였습니다. 주님께서 저의 손을 잡고 창세기에서 요한계시록까지의 환상적인 복음여행을 겪게 해주셨지요. 그야말로 이 세상에서 볼 수 있는 뮤지컬을 다 본 기분이었습니다. 그 전까지의 제 뮤지컬 인생은 그야말로 ‘극단적인 자아 추구’ 였으며 얼마나 형식적인 신앙에 절어 있었는지 실감했던 시간이었습니다. 헌금 꼬박꼬박 잘 하고, 주일 성수 잘 하고, 죄의 열매라고 생각되는 그런 생활 없으니 모범적인 신앙인이라고 착각하고 살았던 지난 시간들이 사실은 복음을 상징적인 도구로만 전락시키고 이용했던 것임을 깨달은 거죠. 인간에 대하여는 아무런 선한 것이 없음을 철저히 시인하고, 자유의지라는 것도 내가 얼마나 오해하고 있었는지를 알게 되자 그 후 무대는 나에게 ‘놋 뱀이 치켜 들린 광야 ’가 되었습니다. ‘왜 이곳에 있는지 기억하라’ 는 메시지가 매순간 제 자신을 부추깁니다. 무엇을 바라보고 증거해야 하는 지를 날마다 되새깁니다. 이제 무엇이 좋은 것인지 확실히 알았으니 오로지 좋은 것만을 추구하고 싶어졌습니다. 하나님의 일방적인 은혜를 깨닫고 나니 내가 선 이 통로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에 철저히 응할 수밖에 없었고 아직도 뿌리째 스미어 있는 죄 된 습성은 있으나 하나님의 사랑을 확실히 깨달은 자로서 진리와 진리가 아닌 것 사이에서 더 이상은 타협하지 않기 위해 날마다 말씀기도를 통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 어떠한 타협 없이 십자가의 복음만이 뚜렷하게 표현되는 작품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결단과 과정이 쉽지 않을 텐데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요.
“사실 저는 이 부분이 또한 어려워요. 옛날에 복음을 만나기전에는 삼십분 전에 간단히 기도하고 시작했는데 지금은 말씀기도를 하는데 계획대로 한 시간 만에 끝나는 게 아니라 두 시간, 세 시간 계속될 때가 있는데 실질적으로 연습을 이끌어야 하는 저는 때로는 그게 걱정되는 거지요. 어느 정도 까지 가야하는 가 싶어지니까요. 개인적으로 싸워야 할 부분이 이것인 셈이지요. 주님이 주시는 말씀을 제 부족함과 연약함으로 막을까 싶어 두렵습니다. 주님의 인도하심에 전심으로 반응하는 것이 가장 큰 준비죠.

– 뮤지컬이라는 공연예술을 통해 궁극적으로 드러내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드러내고 싶은 것, 그것이 없습니다. 드러내고 싶다는 그 의도마저 교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존재 자체가 별 의미 없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값없이 받는 은혜 안에서 무엇을 자랑할 수 있을까 싶어요. 그저 허락하신 것에 따를 뿐입니다. 이래서 무얼 하겠다는 식이 아니라 그저 반응하겠다는 것 뿐이지요. 기쁨으로, 그리고 전심으로요. 책임감과 나의 열심마저 버리려고 합니다. 레위기서 말씀을 통해 극단의 운영방침을 받고 있습니다. 레위지파의 부르심이 그대로 우리의 것으로 다가왔지요. 성막과 함께 존재하는 사람들처럼 우리도 오로지 그 역할에만 충실하고자 통로 삼아 행할 뿐입니다. 출애굽기에서 오홀리압과 브살렐이 성막을 만들 때 그들에게 능력과 역할을 그저 부어주시면 그들이 만들어낸 것처럼 우리도 그렇게 하려고 합니다. 다만 주님이 하실 뿐이니까요.

– 공연예술을 해내는 문화 사역의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사실 제작비의 문제나 사람들의 인정에 따른 외로움이나 소외감의 어려움보다 지금 정말 어려운 것은 내가 ‘믿음을 지키는 것’ 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매 순간 확증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돌아서면 잊어버리고 또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제 자신이 절망적이고 지긋지긋하지요. 그리고 작업과정에서 오는 여러 구차함들, 또 이러고 있구나 하는 답답함과 지리멸렬함들이 우리를 지치게 합니다. 빨리 이 모든 과정 주님이 이루시고 어서 오셨으면 하는 소망뿐입니다.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함께 머물다가 결국 이 믿음을 저버리고 떠나는 지체를 볼 때 마음에 어려움이 옵니다.

– 11월 1일부터 열하루 동안 공연되는 <1.1.1프로젝트> 를 비롯하여 문화행동<아트리>의 사역에 대하여 말씀해주세요.
“한 사람이 한 영혼을 하나님께! 이것이 <1. 1. 1프로젝트>입니다. <루카스>, <버스>, <폰더씨의 위대한 하루>, 그리고 연극 <의>에 이어서 이번에는 <스틸>이 그 다섯 번째 작품입니다. 지금 막바지 연습중이고 곧 공연이 시작되지요. 그리고 사순절을 복음으로 돌아볼 수 있도록 공연을 준비하고 있고요 11월 27일부터 12월 첫 주에 문화 복음학교인 ‘엑세스’ 가 있는데 싸이판에서 3일 동안 3작품, 즉 <루카스>와 <의>, <스틸> 을 올리고 마지막 날에 결단하는 시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역 외에도 지체들 사이에서 예상치 못한 여러 일들이 여기저기서 터지고 있어서 정신 못 차릴 정도입니다. 가장 분주하고 믿음을 실제적으로 써야 하는 시간들이 날마다 이어지고 있지요.”

– 공동체와 더불어 날마다 작품 연습하고, 말씀기도하기를 반복하는 단순한 삶을 실천하고 계시는데 구체적인 기도제목을 나누어주시면 더불어 기억하고 기도하겠습니다.
“날마다 믿음의 선한 싸움이 절실합니다. 그리고 준비 중인 <1. 1. 1프로젝트>를 주님이 완벽하게 하시도록 기도해주십시오. 우리의 믿음 없음, 능력 없음과 상관없이 주께서 인도해 주시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이번 작품 <스틸>을 통해 오직 복음만이 드러나도록 또한 기도해주십시오.”

허혜란 편집위원 /‘복음 글쓰기’를 실현하고자 하는, 왔던 길보다 가야할 길이 더 많은 소설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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