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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통신] 꽃길 위해 건물을 자르고 전기차만 수입 허용… 그러나 충전소가 없다

▲ 거리에서 지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여러 사람들이 이들에게 몇 푼 주는데 거의 매일 같은 자리서 구걸한다. 사진: 다니엘 정

에티오피아의 수도인 아디스아바바의 메인 거리 중에 옛 모습 그대로 있는 곳이 한 군데도 없다. 도로 양옆을 일정한 폭으로 넓힌다고 온통 까뒤집어 놓았다. 정부가 정한 일정한 폭 안에 있는 건물은 모두 허물고 있다. 이 폭 안에 조금이라도 걸리는 건물은 걸리는 폭만큼 잘려 나갔다. 그래서 건물의 반이 깎여 나간 것도 있고 마당이 사라진 집도 있다. 어떤 건물도 예외가 없다. 그런데 이 공사는 엄청나게 늘어난 차량들로 인해 차도를 넓히는 것이 아니다. 꽃길과 자전거 도로를 만들기 위해서이다. 예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이 난리를 피우고 있다. 이로 인해 약 12만 명이 집을 잃었다고 한다. 지금도 진행 중이다. 이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이 집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인지 아디스아바바에는 거리에서 자는 사람들이 더욱 많이 늘어난 것처럼 보인다.

에티오피아는 땅이 국가 소유이기 때문에 정부가 하는 일에 누구든 토를 달 수 없다. 그렇지만 여기저기서 궁시렁거리는 소리가 정부 관료들이라고 왜 안들릴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거처를 잃을지라도 아디스아바바를 예쁜 도시로 만들고야 말겠다는 굳은 신념을 가진 연방 정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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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로의 꽃길과 자전거도로를 만들기 위해 기존 건물들이 잘려나간 모습. 사진: 다니엘정.

그러면 도로마다 미어터지는 차량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개인 차들도 오래된 차량이 많지만 대중교통 수단은 모두 중고차 일색이다. 이들이 뿜어 대는 매연은 정말 심각하다. 이에 대해 연방 정부는 탁월한(?) 또 다른 결단을 내렸다.

교통체증 막기 위한 안타까운 대책들

기름차 수입 전면 금지!
오직 전기 차만 수입이 가능!
그리고 주유소 기름 가격 대폭 인상!

정말 탁월한 결단이다. 그래서 요즈음 수도엔 전기차가 제법 많이 다니는 모양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전기차를 충전할 곳이 없다. 그래서 전기 차를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집에서 충전하고 있는데 문제는 전기가 자주 나간다. 밤새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충전을 못하면 차를 가져나가지 못하는 불상사가 종종 발생하는 모양이다.

그래서 전기 차를 소유한 사람들이 제너레이터. 즉 소형 발전기를 구매하기 시작했다. 이 발전기는 기름으로만 돌릴 수 있다. 전기차를 충전하기 위해 기름을 사용하고 만약에 전기차로 장거리 여행을 할 경우는 발전기를 싣고 다녀야 하는 난감한 일이 생겼다.

더욱 난감한 것은 전기차를 수리하는 정비소가 없다. 어떻게 하지? 뭐~ 지금 당장은 새 차라서 괜찮지 않을까?

아~ 그리고 신규 주유소 허가도 금지했다. 이유는? 불법으로 기름을 판매하는 자가 많다고! 그런데 이 나라 재무부 장관은 에티오피아에서 주유소를 가장 많이 소유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연방 정부가 돈이 많아서 이런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면 별 문제가 없을 수 있다. 그러나 현 정부는 현재 돈이 완전히 바닥났다. 그래서 요즈음 여기저기 구걸하러 다녀야 할 형편이다. 한국 정부도 에티오피아 정부에 돈을 준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떻든 에티오피아 연방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리기로 결정했다. 올 7월에 차관이 실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국가부도 위기 감지한 국제금융기관의 잇딴 경고

사실은 IMF나 세계은행도 에티오피아 현 정부에 돈을 빌려주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그동안 빌려 간 돈의 이자를 갚는 것도 공개적으로 안 갚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러 번 경제 정책을 바꾸라고 요청하였음에도 듣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대로 두면 국가 자체가 부도가 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에티오피아 자체가 경제적으로 부도가 나면 이로 인한 여파가 굉장히 크다. 그래서 IMF와 세계은행은 완전히 궁지에 몰린 연방 정부와 조건을 걸고 빌려주게 되었다.

IMF와 세계은행이 에티오피아 현 정부에 돈을 빌려주는 조건은 현재 에티오피아 화폐의 가치를 현실화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현재 에티오피아의 화폐 가치가 은행 환율 기준으로 두 배 가까이 떨어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물가가 폭등하게 되어 있다. 아마 여러 해 동안 특별히 가난한 자들의 삶에 심각한 타격을 주게 될 것이다. 이로 인해 수도에서 폭동이 일어나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미 내전으로 몸살을 앓고 있긴 하다.

그러나 많은 외국의 경제 전문가들은 이를 통해 현 연방 정부가 압박을 받아서 경제 정책의 방향을 바꿀 것으로 기대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부패한 마음이 먼저 바뀌어야 가능하다.

나의 집 주인은 반년도 훨씬 전에 삼륜 오토바이를 구매했다. 일명 ‘바자즈’라고 부른다. 오토바이에 대한 세금이 오토바이 수입 가격과 거의 동일하다. 그런데 아직도 운행을 못하고 있다. 오토바이 번호판을 주는 공무원이 뒷돈을 요구했는데, 그가 이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의 집 주인도 공무원이다. 뒷돈을 받을 수 있다면 그가 누구든 상관이 없다. 부패를 척결하겠다고 소리치던 사람이 동일하게 그 일을 하고 있으니 말단 공무원의 불법을 막을 사람도, 또 고발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고 한다. 법을 만들면 그 틈을 파고들 사람이 있다. 상황이 이러하니, 그 마음을 바꿀 법이나 정책이 있을 수 없다.

몇 달 전에 오로모 종족 중에 야당의 지도자이며 신실한 개신교인이 거리에서 살해당했다. 그가 티그라이 종족이라든가 암하라 종족이라면 다소 수긍이 간다. 그런데 그는 현 연방 정부의 리더들과 동일한 종족이다.

또한 에티오피아 국민들에게 인기가 있는 아주 유명한 의사도 어느 날 아침에 산책하다가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했다. 이런 사건들에 대해 유럽이나 미국에서 연방 정부에게 조사하라고 수차례 윽박질러도 묵묵부답이다.

그래서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서로 충고하는 말이 있다.
“절대로 유명해지면 안돼!” 유명해지는 순간 죽음을 각오해야 한다. 아니면 망명을 하든가! 수개월 전부터 아니 일 년이 넘은 것 같다. 국민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는 현지인은 그가 어떤 영역에서 일하든 상관이 없이 쥐도 새도 모르게 죽임을 당하고 있다.

6월 5일은 암하라주의 비상사태가 만료되는 날이었다. 그러나 연방 정부는 비상사태 종료를 선포하기를 거부하고 있다. 의회의 승인하에 비상사태를 실시하였는데 이번에는 승인도 없이 연장하고 있다. 연방 정부는 암하라 민병대인 파노군이 다 제거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게다가 곤다르 동쪽 지역의 많은 도시를 올가미로 묶듯이 도시들로 들어가고 나오는 통로를 모두 차단해 버렸다. 누구든 어떤 종류의 교통수단도 통행이 불가능하다. 이유인즉, 그 지역에 있는 파노군을 섬멸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아예 고사 작전을 실시할 모양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연방 군인이 모자라서 거리의 고아들을 동원한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이렇게 애를 쓰건만 애석하게도 파노군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어디서 누가 지원하는지는 몰라도 이제 파노군은 수류탄도 사용한다고 한다.

아비이 연방 정부가 들어설 때 대부분의 국민들이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이전 정부가 장기 집권한다고 “너희들만 해 먹냐?”라고 소리치며 거의 매일 시위를 벌여, 그들 스스로 선택한 권력이 지금의 정부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예전이 지금보다 나았다고 한숨을 쉬고 있다.

오랫동안 겪어 보지 못한 큰 시련이 에티오피아 전역을 곧 덮을 것 같다. 누구도 원치 않는 시련이다. 그러나 주님은 이를 계획하시고 실행하실 모양이시다. 보이는 현실에서는 기쁨을 찾을 수 없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폭풍 속에서도 걸어가셨듯이 당신의 뜻을 이루어 가실 것이다. 죄인은 어떤 형태로든 절망을 겪어 봐야 하나님을 찾는다. 이것이 하나님의 은혜이다.

이 시련으로 하나님의 나라가 더욱 확장되어지도록 기도하는 것을 멈추지 말아야겠다.[복음기도신문]

에티오피아=다니엘 정(본지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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