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자) 사이에서 신종 폭탄주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은 ‘보그(BORG) 마시기란 무엇인가, 왜 이 유행은 위험한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 대학생들 사이에서 퍼지는 술 파티 문화를 조명했다.
보그란 ‘필름이 끊기도록 맹렬히 마시는 술’(blackout rage gallon)이라는 말의 약어로, 증류주와 물·향미료·전해질 음료 등을 섞어 1갤런(3.8 리터) 크기의 용기에 담은 폭탄주를 의미한다.
요즘 대학가에서 인기를 끄는 낮 시간대 파티인 다티(darty)에서 보그를 주로 마신다.
보그가 언제 처음 시작됐는지는 추적하기는 어렵다고 CNN은 전했다.
다만 지난해 3월 매사추세츠대 애머스트 캠퍼스의 학생 20여 명이 학교 인근 야외 파티에서 술을 마시다가 구급차로 이송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보그가 헤드라인을 장식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술 문화는 대학가를 넘어 고등학생들 사이에서도 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플로리다주의 고등학생 버지니아(18·가명)는 지난해와 올해 졸업반 수영장 파티에서 “모두 자신만의 보그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보그에 이름을 붙이고 “그 이름을 네임펜으로 (술통에) 쓰면서 창의력을 발휘한다”면서 이런 방식으로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그에 매력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보그를 마시는 행동이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애나 렘브케 스탠퍼드대 정신과·중독의학 교수는 보그에 알코올 함량이 높아 “한 잔을 마시더라도 잠재적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음주나 알코올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버지니아도 “많은 사람이 (보그를 만들 때) 보드카를 들이부을 뿐 그 양을 재지 않는다”며 보그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보그를 ‘즐기는’ 모습이 틱톡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하면서 그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이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렘브케 교수는 “(보그의) 더 위험한 점은 위험하고 일탈적인 행동을 하고 이를 SNS에 퍼뜨려 이것이 보통의 행동인 것처럼 만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미국의 표준 음주량은 증류주 기준 1~1.5oz(약 30~44㎖), 와인 기준 5oz(약 148㎖), 맥주 기준 12oz(약 355㎖) 등이다.
보그에는 보드카 등 높은 도수의 술이 25.6oz(약 757㎖) 포함된 경우가 많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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