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초등 이상 여성교육 금지…“꿈 이루고 싶지만 배울 수 없어”
“졸업은 원래 우리가 7학년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죠. 하지만 반 친구들은 모두 울었고 매우 실망했어요.”
이달 11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한 초등학교에서 마지막 수업을 들은 여학생 바하라 루스탐(13)의 목소리는 슬프게 가라앉았다.
25일 AP 통신에 따르면, 루스탐은 탈레반의 여성 교육 제한 조치에 따라 중학교 등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못한다.
루스탐은 여학생에게는 졸업식을 열어주지 않는다는 탈레반 방침으로 인해 이렇다 할 기념행사도 없이 학교생활을 마쳤다.
하지만 그는 공부 의지가 강해 집에서 교과서를 열심히 읽고 있다.
2021년 미군의 철수 이후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은 여성 교육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탈레반은 재집권 초기에 여성과 소수자들의 권리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점차 이슬람 율법 샤리아를 엄격하게 해석해 적용하면서 여성의 권리는 급속도로 악화했다.
특히 여성에게는 초등학교 6년 이후의 교육을 금지, 중·고등학교와 대학교 등 고등교육 접근권을 박탈했다.
또 공공부문을 포함한 대부분의 일자리에서 여성의 취업을 제한해 많은 여성이 일자리를 잃었다.
카불의 또 다른 여학생 세타예쉬 사헤브즈다(13)는 꿈을 이루고 싶지만 더 이상 배울 수가 없어 슬프다고 말했다.
그는 “선생님이 되고 싶었는데 이제 공부도 할 수 없고, 학교에도 못 간다”며 깊은 실망감을 표했다.
로자 오툰바예바 유엔 아프가니스탄 지원단장은 탈레반 정책으로 아프간 여성들이 여러 방면에서 나날이 뒤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프간 교육부가 최근 남학생만 다니는 종교학교 마드라사에서 전 연령의 여성이 공부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밝혔지만, 현대 교육과목을 포함하는 표준화된 교육과정이 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도 우려를 나타냈다.
아프가니스탄 분석가 무함마드 살림 파이기르는 여성을 교육에서 배제하는 것은 아프가니스탄의 재앙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문맹인이 결코 자유롭거나 부유해질 수 없다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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