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7호 / 믿음의 삶
선교훈련을 위해 복음선교관학교에 참여했다. 한 강사님을 통해 ‘죄가 처리된 그리스도인, 복음이 실제가 된 자는 자기 옳음이 없는 자다.’라는 내용이 마음에 남았다. 많은 깨달음이 있었다.
복음이 실제가 되지 못하는 내가 복음이 필요하며, 내가 선교지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그 생각은 훈련의 마지막 과정인 아웃리치를 통해 실제되는 시간으로 이어졌다.
아웃리치를 가게 될 나라가 발표되기 전, 난 유럽이나 북미 등 깨끗한 선진국으로 갔으면 했다. 그러나 내가 가야할 나라는 에티오피아였다. 하나님이 나의 정서를 전혀 고려하지 않으신다는 생각에 화도 나고, 좌절이 되어 눈물이 났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아웃리치를 통해 내가 어떤 죄인인지, 얼마나 악취 나고 더러운 무정한 자인지 철저히 보여주셨다.
아웃리치 기간 중 어느 날, 진흙이 묻은 팀원들의 신발을 닦아주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모든 팀원이 아니라 몇 사람의 운동화만 닦아주고 싶었다. 팀장님에게 그 생각을 나눴다. 그러자 팀장님은 “팀원들 신발 모두를 닦으시던가, 그렇지 않으면 본인 것만 닦으세요.”라고 말했다. 내가 팀장님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고 물끄러미 바라봤다. 이어 팀장님은 내게 “김종순 자매님, 사랑이 정말 없으시네요.”라고 덧붙였다.
그런 상태에서 어려운 마음으로 24시간 진행되는 느헤미야 기도가 시작되었다. 2시간 정도 쉬는 시간에 잠깐 눈을 붙이려고 누웠다. 그런데 잠이 오지 않았다. 팀장님이 왜 그렇게 말을 했을까? 그렇게 내면 여행을 하는 동안 주님이 정답을 주셨다.
“종순아, 너는 그렇게 사랑 없잖아. 사람들 앞에서 하는 것을 자랑하고 싶었잖아. 그게 너의 의야.”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맞다. 내가 원하는 사람들 것만 닦아주고 싶었다.
내 눈에 보이는 대로 판단하고 정죄하던 나는 처음부터 모든 팀원들의 신발을 닦아주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면서 내 ‘선한 의’를 드러내고 싶었던 것이다. 주님은 그렇게 사랑이 없는 나를 보게 하셨다.
그리고 기도의 자리에서 내 안에 회복이 일어났다. 주님 앞에 항복하며 팀장님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했다. 팀장님은 자기도 감정적으로 했노라 용서를 구하시며 꽉 안아주셨다.
그제서야 깨달음이 왔다. 주님이 나를 에티오피아로 불러주신 것은 먼저 나를 감싸고 있는 견고한 성에서 벗어나게 하려는데 있었음을 알게 해주셨다. 내 안에 있는 들보는 보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티를 빼주려는 나 때문에 주님이 일하실 수 없음을 깨닫게 해 주셨다. 팀 모임에서 나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했다. 나의 회개로 팀은 하나가 되었고 기도의 자리로 더욱 나아가게 되었다.
문제는 상황이나 다른 사람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내게 있었다. 현장범임에도 불구하고 남 탓하며 인정하기를 거부하며 하나님과 대결하던 나에게 하나님은 말씀하셨다. “너는 사랑이 없어. 믿음도, 긍휼도, 용서도 없어. 그래서 내가 필요해. 그 전부가 내게 있어. 너로서는 안돼. 내가 임마누엘 할 거야.” 주님은 말씀으로 예배의 자리, 기도의 자리로 나아가 넘어져 있던 죄의 자리에서 일어나게 하셨다.
나는 죄 밖에 나오지 않는 존재적 죄인임을 알았기에 이제는 십자가를 붙들며 내 안에 임마누엘 하신 주님께 순종하며 살 것을 결단한다. 이제 이 복음을 전하는 자로 살아가기로 한다. [복음기도신문]
김종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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