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만성적 군 병력 부족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우호국 외국인에게 입대를 허용하라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1일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따르면, 호주 연방 야당인 자유당의 앤드루 헤이스티 국방 대변인은 이날 호주군의 병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의 입대를 허용하고 이들이 신속하게 시민권을 취득하도록 특혜를 부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민 유입이 증가하는 시점에 호주방위군(ADF) 복무자에게 우선적으로 시민권을 부여해야 한다”면서 “500만 호주달러(약 45억원) 규모의 투자 이민자보다 호주를 위해 기꺼이 목숨 걸고 싸우겠다는 사람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미국·영국과 새로 체결한 오커스(AUKUS) 안보동맹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 핵추진 잠수함 계획에 참여하는 외국 기술자들도 신속하게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호주 정부는 현재 7만7천명인 ADF 병력을 2040년까지 1만8천500명 이상 추가로 충원한다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작년 8월에는 성 소수자(LGBTI)·여성·소수민족을 대상으로 입대를 적극 장려하기로 했으나 실제 모병 실적은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퍼거스 매클라클런 예비역 소장은 “ADF는 인재 전쟁에서 패배하고 있다”면서 “피지 등 태평양 제도 국가들로부터 강하고 유능한 군인들을 확보하는 방안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의 앤서니 버긴 선임 연구원도 “태평양 제도 국민에게 입대를 허용하면 양국 모두가 ‘윈윈'(win-win)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면서 “지원자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를 통해 호주는 역내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작년에 호주의 이웃인 솔로몬제도와 유사시 중국군을 파견할 수 있도록 안보 협약을 체결하는 등 남태평양 진출을 본격 시도하는 중국에 대한 견제 기능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평양 제도 국가 외에 ADF 입대를 허용할 수 있는 대상국으로 호주와 정보 동맹을 맺고 있는 파이브아이즈(Five Eyes) 국가들인 뉴질랜드·미국·영국·캐나다와 함께 일본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현 호주 노동당 정부는 외국인 입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처드 말스 국방장관은 지난주 “국방 분야는 특별한 보안이 요구되기 때문에 호주 시민권자가 아니면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크리스 베리 예비역 해군 제독 역시 “군 복무는 자국을 수호하기 위함인데 외국인을 받아들이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반대를 표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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