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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 칼럼] 오늘의 신사참배

사진: Kentaro Toma on Unsplash

1938년 9월 10일 대한 예수교 장로회 제27회 총회는 신사참배(神社參拜)를 가결했다. 한국교회 역사에 가장 부끄러운 사건이었다. 일본 제국주의는 조선을 찬탈하고 무력으로 다스리려 했으나, 1919년 3·1운동이 일어나자 당시 조선인을 대하는 태도를 누그러뜨리고 문화정책을 사용했다. 그랬더니 일제에 항거하던 독립운동가도 방향을 잃었고, 지식인들도 서서히 일제의 교묘한 문화정책에 빠져서 일본화(日本化)가 시작되었다. 그중에서도 이른바 조선을 황민화(黃民化)하려는 내선일체(內鮮一體)의 정책을 가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본의 신사(神社)를 지었다. 일본이 신사참배를 조선인에게 강요한 것은 조선의 얼을 빼버리고 일본의 조상신을 섬기도록 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기독교인들이 문제였다. 기독교는 유일하신 하나님을 믿는 것이고, 우상 앞에 절하거나 섬기는 것은 우상숭배이므로 철저히 배격해야 했다. 그러니 일제는 조선 기독교회의 지도자를 회유하여 신사참배는 종교가 아니고 단순히 국민의례(國民儀禮)라는 것을 홍보하기 시작했다.

이런 일제의 정책에 대해서 주로 세 가지 부류가 나타났다. 첫째, 조선이 일본화가 된 이상 일본의 방침에 적극 순응하고 협력해야 된다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 사람들은 모두 식민지 아래서 녹을 먹거나 일본 관리들과 연계하여 조선인을 관리 감독하는 자들이 대부분이었다. 예컨대 이들은 공무원, 판·검사, 교수, 교사들 등 일제의 황민화 정책에 적극 호응하고 동참하는 자들이었다. 두 번째 부류는 <이런들 어떠하랴 저런들 어떠하랴>는 식으로, 바람 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일제가 신사참배를 하라면 하고, 곡물을 내라고 하면 내고, 보국대에서 오라면 가고, 놋그릇을 바치라면 바치고, 놋수저를 가져오라면 가져가는 생각 없는 노예근성을 가진 자들이 대부분이었다. 3·1운동 때 한동안 만세 운동에 참여했으나, 별반 얻은 소득이 없었다. 그러니 일제의 정책에 항거해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음을 알고, 자포자기한 자들로서 다만 하루 세끼 꽁보리밥이나 강냉이죽이라도 먹으면 된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또 다른 부류가 있었다. 이들은 일제의 신사참배를 적극 반대하는 사람들로 그 중심에는 목사, 장로들이 있었다. 신사참배 하는 것은 신앙의 정조를 빼앗는 것이고, 일본의 조상신을 섬기는 것은 배교행위이자, 조선을 영구히 식민화하려는 더러운 음모라는 것을 설교와 강연으로써 민족을 깨우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숫자는 지극히 적었다. 당시 신사참배 반대 운동에 적극 나서다 옥고를 치르거나, 순교한 사람들은 이기선, 주기철, 손양원, 주남선, 이인재, 한상동, 손명복과 박관준 장로 등 50여 명 내외였다. 나머지는 모두 일제와 타협하고, 한 자리 차지해서 일터와 먹는 문제 해결을 하는 친일세력들이었다.

1938년에 와서 일제는 신사참배 정책에 가장 반대가 심했던 기독교회를 집중 공략하여, 달래고 회유하고 교묘한 수단으로, 신사참배를 <조선예수교 장로회 총회>가 공식 가결하도록 공작했다. 이른바 친일세력을 포섭하고 조선장로회 총회를 유린했다. 즉 총회에서 신사참배를 적극 반대하는 총대들은 사전에 모두 투옥시키고, 친일세력과 중간노선의 사람들을 포섭하되 총대들 사이사이에 일본 경찰들과 조선계 경찰들을 배치하고 사전에 친일 총회장과 임원들을 조정해서 천추의 한이 된 신사참배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오늘날 한국교회 지도자들도 세 종류로 분류된다. 첫째는 자유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서 생사를 걸고 싸우는 사람들은 몇 사람 되지 않는다. 둘째는 대부분의 목회자와 장로들 그리고 평신도들은 대한민국은 잘 될 것이고, 그냥 조용히 물결치는 대로, 바람 부는 대로 따라가면 되는 것이고, 어디까지나 중립으로, 하나님께 기도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절대다수이다. 이 사람들은 대부분 <우리 민족끼리>, <평화>, <화해>를 부르짖고 별생각이 없는 자들이 대부분이다. 나라가 사회주의가 되든, 공산주의가 되든 뭣이 다를까 하는 참 속없는 사람들이다.

셋째 부류는 정부의 하는 일에 적극 호응하고, 맞장구를 치면서 정치적 유익도 보고, 교회도 안정하게 목회하자는 사람들이다. 예컨대 <성 평등법>, <차별금지법>을 국회가 발의해도 눈도 깜짝하지 않고 앞으로 잘 되겠지라는 발상을 한다. 그러나 <성 평등법>이나, <차별금지법>을 거슬러 올라가면 맑스주의(Marxism)에서 나온 것임을 다 아는 사실임에도 적극 동참하는 자들이다. 그뿐 아니라 코로나19 때, 문 정부가 코로나를 핑계 삼아, 교인의 10%만이 대면 예배를 드리라고 가결을 했을 때, 10%가 어디냐고 감사한 사람도 많았고, 기독교 지도자들 가운데, 정부에 맞서려고 끝까지 대면 예배를 고집한다고 정부에 고자질을 했던 자들도 있었다고 들었다. 그러나 부산의 S교회, 대전의 어느 교회, 수원의 모 교회, 서울의 몇몇 교회는 정부의 시책에 강하게 반발하고 교회당 마당에서 끝까지 모두 주일예배를 드렸다. 당시 정부는 기차, 전철, 버스에는 사람들이 미어터져도 아무 말 하지 않고, 일주일에 한 번 모이는 교회당을, 그것도 가장 방역이 잘된 교회는 대면 예배를 금지시켰다. 정부는 어떤 목적을 가지고 교회의 입을 틀어 막아야 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이 시대의 거대한 사탄의 세력과 대결하려면, 이기선, 손양원, 이인재 목사와 같은 투쟁과 안동의 이원영 목사의 순결한 신앙과 주기철 목사님의 일사각오(一死覺悟) 신앙과 박관준 장로님의 마지막 순교의 시 <예수 나를 위해 죽었으니, 이제는 내가 예수를 위해 죽을 차례라>는 순교의 신앙을 지켜야 한국교회가 바로 설 수 있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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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 박사 | 전 총신대. 대신대 총장. 40여년간 목회자, 설교자로 활동해왔으며, 최근 다양한 국내외 시사를 기독교 세계관으로 조명한 칼럼으로 시대를 깨우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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