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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남 칼럼] “온 이스라엘”(롬 11:26)과 대체신학 이슈 (2)

▲ 이스라엘의 비아 돌로로사(이스라엘의 예루살렘에서 갈보리까지 십자가를 지고 가신 예수님의 고난의 길). ⓒ 복음기도신문

목 차

I. 들어가는 말
II. “온 이스라엘”(롬 11:26)에 대한 네 가지 해석
III. 교회 공동체로서 “온 이스라엘”(롬 11:26)과 대체신학 이슈
1. 종말의 메시아와 바울의 메시아 왕국에 대한 이해
2. 유대인을 위한 전무후무한 구원의 시대?

3. “이방인의 충만한 수”(롬 11:25)의 반대 짝과 대체신학 이슈에 대한 응답
4. 구원자가 시온에 오심
1) 구원자의 출처 시온
2) 구원자의 사역
3) 하나님의 언약
5. 후회하심이 없는 하나님의 은사와 부르심
IV. 나가는 말

III. 교회 공동체로서 “온 이스라엘”(롬 11:26)과 대체신학 이슈

교회 공동체로서 “온 이스라엘”(롬 11:26)에 대한 해석의 옳음을 다섯 개의 소제목 하에 입증하며 대체신학 이슈를 다루고자 한다.

1. 종말의 메시아와 바울의 메시아 왕국에 대한 이해

교회 공동체가 메시아 왕국이요, 메시아 성전이요, 회복된 이스라엘이요, 새 이스라엘이요, “하나님의 이스라엘”(갈 6:16)이요, “온 이스라엘”(롬 11:26)이라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종말의 메시아와 메시아의 두 과업, 바울의 메시아 왕국 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1) 종말의 메시아

메시아는 “기름 부음을 받는 자”라는 뜻의 히브리어이고, 영어로는 헬라어 크리스투스에서 유래된 Christ, 한자어로는 基督, 한글로는 기독 또는 그리스도이다. 구약 시대에는 모든 제사장과 선지자와 왕이 기름 부음을 받아 메시아가 됨으로써 그들의 직책을 각각 수행했다. 사무엘은 제사장과 선지자로서 이중직을 섬겼고, 다윗은 왕직과 더불어 간혹 선지자직도 겸하여 수행하였다. 그런데, 종말이 되면 삼중직을 수행할 메시아가 나타나서 이스라엘을 회복한다는 것이 구약의 핵심이다. 그 회복은 메시아의 두 개의 과업 성취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하나는 메시아 왕국 설립이고, 또 하나는 메시아 성전 건축이다(참조, 삼하 7:11~17 등). 유대교와 기독교는 편의상 “종말의 삼중직 수행자로서의 메시아”를 “메시아”라고 칭한다. 유대교에 따르면, 메시아가 아직 오지 않았다. 그러나 기독교에 따르면, 나사렛 예수가 메시아이다.

개혁/언약 신학에 따르면, 초림 예수께서는 종말의 삼중직- 왕직, 제사장직, 선지자직-의 메시아로 즉위/등극하셨다. 그리고 그의 승천으로 그 등극식은 완료되고 천상에서 그의 삼중직을 친히 수행하신다. 그리하여, 이 땅의 교회 공동체도 자신과 더불어 삼중직을 수행해 갈 수 있도록 인도하신다.[1] 예수께서 재림하신다는 것은 그 삼중직 수행을 완료하신다는 뜻이다. 이 점에 대하여 필자는 논문 <대체신학 이슈와 초림 예수의 즉위 연구>와 <대체신학 이슈와 12 사도 연구>에서 다루었고 이 내용이 복음기도 신문에 이미 연재되었다.

2) 바울의 메시아 왕국에 대한 이해

사도 바울은 로마서 서문에서 자신을 예수 그리스도의 종으로 소개한다. 그것은 자신의 정체성을 이사야가 예언한 이방의 빛을 가져다주는 여호와의 종에 기초하여 설명한 것이다.[2] 그리고 그는 자신에 대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사도로 부르심을 받아 하나님의 복음을 위하여 택정함을 입은 자라고 소개하며(롬 1:1), 이 복음은 하나님이 선지자들로 말미암아 그의 아들 예수에 관하여 미리 약속하신 것이라고 설명한다(롬 1:1~2). 또한 그는 나단 신탁에 근거한 메시아는 다름 아닌 나사렛 예수라는 초대교회의 신앙 고백을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3]

하나님의 아들이신 그분은 인간의 족보로는 다윗의 후손으로
태어나셨습니다. 그러나 성결케 하는 영으로는 죽은 자들 가운데서
부활하심으로써 “능력 있는” 하나님의 아들로 선언되셨습니다. 이분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롬 1:3~4, [쉬운성경]).

[개역성경]은 “능력으로”라고 번역하여 예수께서 메시아 왕국의 왕으로 인정되었음을 강조하게 하였다. 그러나 [쉬운성경]은 “능력 있는”이라고 번역하여 예수께서 메시아 왕국의 왕이 이미 되셔서 그의 왕권을 잘 수행하고 계시는 분임을 선언하고 있다.[4] 로마 교회는 바울이 세운 교회가 아니다. 따라서 그는 로마 교회에 자신의 서신을 보낼 때 그 자신도 그 교회와 똑같은 공통된 믿음의 기반 위에 서 있음을 나타낼 필요가 있었다. 그리하여 그는 로마서 서신의 서두에 초대교회의 신앙 고백을 활용하였다.[5] 나사렛 예수가 곧 나단 신탁에 근거한 메시아라는 초대교회의 고백은 예수께서 메시아 왕국의 왕이 되셨고, 그의 교회는 그 왕국의 백성이 되었다는 고백이기도 하다. 안토니 후크마(Anthony A. Hoekema)는 그의 책 『개혁주의 종말론』에서 로마서 1:1~3이야말로 성령과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과의 관계를 가장 분명하게 언급하고 있다고 평가하였다.[6] 사도 바울은 비시디아 안디옥의 회당에서 이스라엘 역사상 최초로 세움을 받은 왕 사울과 두 번째 왕 다윗을 대조한 후(행 13: 21~22), 다윗의 후손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하신 사건을 그가 메시아 왕국의 왕으로 등극/즉위하셨던 사건임을 입증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이 선포한다.

하나님이 죽은 자 가운데서 그를 살리신지라… 하나님이 예수를 일으키사 우리 자녀들에게 이 약속을 이루게 하셨다 함이라. 시편 둘째 편에 기록한 바와 같이 너는 내 아들이라 오늘 너를 낳았다 하셨고 또 하나님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그를 일으키사 다시 썩음을 당하지 않게 하실 것을 가르쳐 이르시되 내가 다윗의 거룩하고 미쁜 은사를 너희에게 주리라 하셨으며 또 다른 시편에 일렀으되 주의 거룩한 자로 썩음을 당하지 않게 하시리라 하셨느니라. 다윗은 당시에 하나님의 뜻을 따라 섬기다가 잠들어 그 조상들과 함께 묻혀 썩음을 당하였으되, 하나님께서 살리신 이는 썩음을 당하지 아니하였나니(행 13:34~37).

예수께서 성령의 권능으로 부활하셨으며, 또한 예수께서는 메시아 왕국의 백성이 된 그의 교회를 성령으로 다스리고 계신다. 사도 바울은 메시아 왕국에 대해서 골로새서에서 이렇게 밝혔다. “그가 우리를 흑암의 권세에서 건져내사 그의 사랑의 아들의 나라로 옮기셨으니 그 아들 안에서 구속 곧 죄 사함을 얻었도다”(골 1:13~14). 바울은 초림 예수 그리스도께서 직접 다스리는 나라를 그(하나님)의 사랑의 아들의 나라”, 즉 메시아 왕국이라고 선언한다. 그 왕국의 백성은 성령의 인도함을 받아 흑암의 세력에서 구원받은 교회의 성도들이다(골 1:18). 메시아 왕국의 왕으로 등극하신 예수께서는 성령으로 온 세상 모든 족속들 가운데서 지금도 다스리신다. 존 칼빈(John Calvin)은 “그리하여 온 이스라엘이 구원을 받으리라”(롬 11:26a)를 메시아 왕국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이 구절의 의미는 이런 것이다. 이방인들이 들어오게 될 때, 유대인들도 자신들이 행한 변절에서 돌이켜 믿음의 순종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이렇게 해서 이방인과 유대인으로부터 모여진 하나님의 이스라엘의 전체 구원이 완성될 것이다. 그리고 그때 유대인들이 하나님의 권속 중 장자로서 첫 번째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바울은 여기에서 ‘그리스도의 나라’(메시아 왕국)가 완성될 것에 대하여 말하고자 한 것이고, 그 나라는 유대인들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온 세상을 포함한 것이기 때문이다.[7] 

2. 유대인을 위한 전무후무한 구원의 시대?

유대인을 위한 전무후무한 구원의 시대가 언젠가 도래할 것이라는 주장이 그릇되며 신약 시대 기간에 유대인과 이방인이 지속적으로 구원을 받아 “온 이스라엘”이 된다는 점에 대해 톰 라이트의 해석과 팔마 로벗슨의 해석을 활용하여 논증하고자 한다.

1) 톰 라이트의 해석

수많은 학자가 유대인을 위한 전무후무한 구원의 시대가 펼쳐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이는 곧 로마서 11장 25절의 “이스라엘”과 26절의 “이스라엘”이 결코 다를 수가 없다는 그들의 확신 때문이다. 둘 다 아브라함의 손자인 야곱의 혈통적 후손들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건전한 주해의 원칙 중 하나가 짧은 구절들은 그 문맥에서 해석하는 것이다. “온 이스라엘”(롬 11:26)은 로마서 9장부터 시작되는 문맥 안에서, 더 나아가서는 로마서 전체에서, 그리고 바울 서신 전체의 문맥에서 해석되어야 한다. 라이트(Wright)는 “온 이스라엘”(롬 11:26)에 대한 바른 해석의 열쇠는 “이스라엘에게서 난 그들이 다 이스라엘’이 아니요”(롬 9:6)라고 주장한다.[8] 앞에 있는 ‘이스라엘’은 야곱의 혈통적인 후손들을 지칭하지만, 뒤의 ‘이스라엘’은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구속받은 교회 공동체를 지칭하기 때문이다. 라이트의 설명을 그의 로마서 주석을 통해 들어 보자.

만약 11장 26절이 정말로 유대인 모두 혹은 유대인 대부분을 위한,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동반하든지 안 하든지, 마지막 때에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특별한 방식의 구원을 가르치고 있다면, 그 가르침은 주해상으로는 그 앞의 본문(롬 11:1~24)과도 어긋나며… 곧 그 뒤의 본문(롬 11:28~32)과도 어긋난다. 또한, 로마서 9:6~10:21의 주장 전체와도 신학적으로 양립될 수 없으며, 로마서 1-8장에서 바울이 반복해서 강조해온 내용을 훼손하는 내용이기도 하다.[9]

라이트는 “만약 바울이 이 편지를 집필하는 동안 (어떤 학자들의 제안처럼) 유대민족이 마지막에는 어떤 특별한 수단을 통해서 구원받을 것이라는 취지의 새로운 계시를 정말로 받았을 경우 바울이 어떻게 하였을까?”라고 질문한 후에, “새로운 계시가 있었다고 해도, 그는 이 기록한 내용에 그 계시를 덧붙임으로 일을 망친 꼴이 된다. 차라리 이미 기록한 일곱 장을 불에 던져버리는 편이 더 나았을 것이다”라고 답한다.[10] <계속> [복음기도신문]


[1] 우병훈 『기독 윤리학』 (서울: 복 있는 사람 2019), 44-49에 “그리스도의 세 가지 직분과 그의 의미”와 “그리스도인의 세 직분”이 『하이델베르크 교리 문답』(1563)과 『웨스트민스터 소교리 문답』(1644)이 기초가 되어 각각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2] Tom Holland, 『바울신학 개요』(Contours of Pauline Theology), 박문재 역 (서울: 크리스챤 다이제스트, 2005), 86-105.

[3] 김세윤, 『바울 복음의 기원』(The Origin of Paul’s Gospel), 212;

[4] 두란노에서 출판된 [우리말 성경]도 “성결의 영으로는 죽은 자들 가운데서 부활해 능력있는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되셨으니 바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십니다”(롬 1:4)라고 [쉬운성경]처럼 “능력 있는”이라고 번역하여 예수께서 메시아 왕국의 왕이 이미 되셔서 그의 왕권을 잘 수행하고 계시는 분임을 밝힌다.

[5] 아가페 출판사에서 출판한 ‘쉬운성경’에서 인용한 것이다.

[6] Anthony A. Hoekema, 『개혁주의 종말론』(The Bible and The Future), 류호준 역, (서울: CLC, 1990), 92.

[7] John Calvin, 『존 칼빈 주석 로마서』, 363.

[8] Tome Wright, Paul for Everyone, Romans: Part Two, (Louisville: Westminster John Knox Press, 2004), 59-60.

[9] 위의 책, 59-60.

[10] Tom Wright, 로마서 주석(NIB), 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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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남 | 아신대학교(ACTS) 선교대학원 교수 및 GMS 아랍권 선교사(천안장로교회 파송. since 1989). 그의 책으로 『이슬람과 메시아 왕국』CLC, 2009)과 아랍권 및 이슬람권 선교와 관련된 여러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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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남 칼럼] “온 이스라엘”(롬 11:26)과 대체신학 이슈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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