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님은 교회 지도자들이 과도기를 통해서 자신들이 섬기는 교회에만 주신 하나님의 특정한 사역 방향을 보다 더 명확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하신다 ”
담임목사가 없는 교회라면 슬퍼하는 게 당연하다. 담임목사의 공석으로 인한 과도기는 어둡고 혼란스러운 시간일 것이다. 그리고 그런 시간은 예상보다 더 자주 찾아올 수 있고, 또 훨씬 더 오래 지속될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런 기간을 통해서도 얻을 수 있는 기회라는 게 있을까? 그런 시간조차 교회의 생명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하나님은 사용할 수 있을까? 이런 문제에 필요한 지혜를 얻기 위해서 나는 커버넌트신학대학원(Covenant Theological Seminary)에서 실천신학 교수이며 신학 석사과정의 학과장인 필 더글라스(Phil Douglass)에게 조언을 구했다.
과도기를 포함한 각종 도전이 난무하는 다이내믹한 교회의 수명과 관련한 실천적인 분야에 있어서 필은 내가 아는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다.
많은 사람들이 교회에서 만나는 이런 과도기를 단순하게 ‘물에 가라앉지 않고 견뎌야 하는 기간(tread water)’ 정도로 보고 싶은 유혹을 받는다. 이런 과도기를 신학적으로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당신의 경험에 비추어볼 때, 하나님이 교회를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 이런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실 수 있을까?
교회를 건강하게 하는 데 있어서 과도기는 매우 가치있는 시간으로 쓰일 수 있다. 다른 어떤 것들보다도, 하나님은 교회 지도자들이 과도기를 통해서 자신들이 섬기는 교회에만 주신 하나님의 특정한 사역 방향을 보다 더 명확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하신다. 로마서 12장 4-6절을 보자. “우리가 한 몸에 많은 지체를 가졌으나 모든 지체가 같은 기능을 가진 것이 아니니 이와 같이 우리 많은 사람이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 되어 서로 지체가 되었느니라.”
우리는 보통 이 구절과 고린도전서 12장, 에베소서 4장 등등을 엮어서 바울이 기술한 은사와 관련해서 해석한다. 물론 맞는 해석이다. 그러나 이 구절 속에 있는 원칙은 교회 전체에 보다 더 광범위하게 적용할 수 있다. 200개가 넘는 교회를 조사한 결과에 비추어서 볼 때, 아무리 같은 지역에 있는, 복음을 신실하게 선포하는 교회라고 해도 다 동일한 은사나 소명을 받은 것은 아니다. 대신 각각의 교회는 다 분명히 ‘주어진 은혜에 따라서 다른 은사’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각각의 교회는 다 공동체 안에서 자신만의 특정한 사역을 담당하게 된다. 그리고 특정 개교회가 놀라운 집중력을 가지고 하나님이 허락한 은사와 강점에만 초점을 맞추면, 그 교회가 맺는 사역의 결실은 크게 증가한다.
나는 이 주제를 ‘당신 교회의 특징은 무엇인가: 당신 교회의 사역 스타일을 찾아내고 개발하기’(What Is Your Church’s Personality: Discovering and Developing the Ministry Style of Your Church)에서 보다 더 심도있게 풀어냈다. 과도기에 직면한 교회라면 이 책에서 유용한 정보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각각의 교회가 소유한 고유한 소명과 은사를 더 잘 이해하도록 돕기 위해 부록에 제공한 진단표는 특히 더 유용할 것이다.
교회는 언제 임시 목사를 고용해야 할까? 임시 목사가 가져다주는 유익한 점은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방식은 만약에 전임 목사가 8년 이상 사역을 했다면, 임시 목사가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교회가 심각한 내분 또는 일종의 도덕적, 영적 위기를 겪은 경우에도 임시 목사가 도움이 된다. 임시 목사는 여러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임시 목사는 고통스럽고 힘든 과도기(보통 2년 정도 지속된다)를 거치는 동안 도움이 된다. 또한 특별히 교회의 약한 부분을 돕고, 갈등을 해소하고 또 사역과 재정에 필요한 안정을 가져다주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임시 목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교회가 앞으로 교회의 사역 방향과도 잘 맞지만 동시에 자신의 개성도 잘 살리는 후임 목사를 잘 맞을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부분이다.
그러면 장로들과 직원들은 이런 과도기에 교회의 필요를 가장 효과적으로 돌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장로들과 직원들은 보다 더 명확한 비전, 강한 리더십, 그리고 지속적인 목양 사역을 전개해야 한다. 이를 통해서 많은 이들에게 불안한 시간에 꼭 필요한 안정감을 공급할 수 있다. 장로들과 직원들은 많은 교인들에게 담임 목사가 떠나는 것이 마치 죽음과도 같이 느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들은 엘리자베스 쿠블러 로스(Elisabeth Kubler-Ross)가 그녀의 고전, ‘죽음과 죽는 것에 관하여’(On Death and Dying)에서 제시한 슬픔 주기 모델(the grief cycle model)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슬픔을 견디는 과정의 몇몇 측면은 다음과 같다.
사랑하는 목사님이 없다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인 거부. 이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목사와 가까웠던 사람들의 경우, 얼마간의 시간은 아예 그의 부재를 둘러싼 현실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을지도 모른다.
분노는 여러가지 형태로 드러날 수 있다. 교회를 떠난 목사에게 화를 낼 수도 있고 또는 목사를 내보냈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을 향해서 분노를 품을 수도 있다. 이런 분노도 슬픔을 견디어내는 과정의 일부라는 사실을 깨달을 때, 다른 사람들을 향해 훨씬 덜 정죄하게 된다.
수용은 마지막 단계다. 슬프고 후회되고 두렵고 그리고 불확실함은 이런 과도기에 느끼는 당연한 감정이다. 이런 감정이 잘못된 게 아니다.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것은 오히려 목사가 떠나고 없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새로운 담임 목사가 오기 전에 교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무엇이고, 새로운 담임 목사가 해결하도록 남겨두어야 할 문제는 어떤 것인가?
장로들과 직원들은 교인들 사이의 주요한 갈등, 특히 사역 스타일의 차이와 교회의 방향성에 관한 충돌과 관련된 분쟁의 경우에는 사전에 처리해야 한다. 또한 직원들을 교체해야 한다면, 장로들은 빨리 인사 문제를 정리하고 행여 사람이 바뀌는 데서 발생할지 모를 갈등도 사전에 해결해야 한다.
만약에 교회가 정체에 빠졌거나 쇠락하고 있다면, 장로들은 새로운 담임 목사를 격려해서 교회가 사역 방향과 관련해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도록 해야 한다. 보통 그런 변화는 부임 첫 해에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런 변화는 교회의 고유한 사역 스타일과 교회가 위치한 지역의 필요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이뤄져야 한다.
교회가 청빙 위원회를 어떻게 구성하는 게 좋을까? 청빙 위원회가 일으키는 실수는 뭐가 있을까?
청빙 위원회를 만들 때 가장 흔히 하는 실수는 교회가 지향하는 사역 방향 및 비전과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청빙 위원회에 포함시키는 경우다. 그것은 청빙 절차에 지장을 준다. 장로들은 무엇보다 교회의 핵심이 되는 사역 스타일 및 교회의 비전을 명확히 하고 거기에 가장 잘 맞는 후보자를 교인들에게 내세워야 한다.
또 하나의 실수는 목소리가 크고 자기 주관이 너무 강한 사람, 또는 어떤 개인적인 목적이 있는 사람을 청빙 위원회에 넣는 경우다. 그런 사람일수록 더 적극적으로 청빙 위원회에 들어와서 기꺼이 시간과 에너지를 쏟으려고 한다. 그렇기에 그런 사람을 청빙 위원회에 넣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그런 사람일수록 교회 전체의 유익보다는 개인의 이득을 더 내세우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교회 전체의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을 청빙 위원회에 넣는 것이 훨씬 더 나은 선택이다. [복음기도신문]
“ 장로들과 직원들은 많은 교인들에게 담임 목사가 떠나는 것이 마치 죽음과도 같이 느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
게빈 오트런드 Gavin Ortlund | 풀러 신학교(PhD) 졸업. 캘리포니아 오자이에 위치한 First Baptist Church 담임목사.
이 칼럼은 개혁주의적 신학과 복음중심적 신앙을 전파하기 위해 2005년 미국에서 설립된 The Gospel Coalition(복음연합)의 컨텐츠로, 본지와 협약에 따라 게재되고 있습니다. www.tgc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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