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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C 칼럼] 복음은 교파주의에 사로잡히지 않는다

사진: salvatore ventura on unsplash

교회 역사에서 다양한 교파가 생겨난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사람은 하나님께 쓰임받은 지도자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이들이 함께 비전에 집중하며 받은 가르침을 되새기다 보면 같은 신앙의 흐름을 가진 교파를 형성하게 된다. 또한 기존 교파가 생명력을 잃어버리고 권위주의와 형식주의에 빠져 있을 때는 이를 갱신하려고 몸부림치는 이들에 의해 새로운 교파가 형성되기도 한다.

네덜란드의 교회 개혁 운동, 돌레앙시(doleantie, 애통)에 참여한 교회들이 네덜란드개혁교회를 탄생시킨 것도 이와 같은 흐름이다. 때로 일부 지도자들의 교권을 지키기 위한 분열도 있었지만, 역사적으로 오래된 교파들은 그 출발점이 영적인 큰 운동을 기반으로 한다. 감리교와 장로교, 침례교로 대표되는 교단들은 분명 그렇다. 그리고 주요 교파들은 분명 복음 때문에 일어난 교회 갱신과 개혁 운동이 기반이 되었을 것이고, 역사 속에서 그 영성과 조직을 이어 오고 있다.

그렇다면 각 교파가 교파주의를 뛰어넘어 복음 안에서 참된 연합을 이루는 것은 불가능한가? C. S. 루이스는 순전한 기독교(Mere Christianity) 서론에서 이 책을 쓰는 이유와 관련해 교파를 형성하는 예민한 문제들은 뒤로하고 모두가 공통분모로 인정할 수 있는 최대공약수 같은 것을 논하려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비유를 들어 “여러 방으로 통하는 문들이 있는 현관 마루”와 같은 공통적인 기독교 교리를 논하고자 한다고 했다. 최대공약수, 현관 마루와 같은 것이란 결국 복음이다. 복음은 모든 교파를 초월하여 함께 공통적인 신앙고백을 이루는 것이다.

복음이 교파주의에 사로잡히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준 두 사람이 바로 존 웨슬리와 조지 윗필드이다. 둘은 같은 시기에 영국에서 영적 대각성 운동을 일으켰다. 그러나 둘은 교리 면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였다. 때로 격렬한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윗필드를 열심히 추종하던 한 성도가 그에게 질문했다.

“목사님, 존 웨슬리 같은 사람은 천국에 가면 안 보이겠죠?”

그랬더니 윗필드가 이렇게 대답했다.

“그래요. 천국 가면 우리는 웨슬리를 못 볼 것입니다. 그는 예수님 곁에 너무 가까이 있어 그 광채 때문에 볼 수 없을 겁니다. 우리는 간신히 구원받아서 저 문가에 있을 테니 웨슬리를 천국에서 볼 일은 없겠지요.”

하나님은 조지 윗필드의 하나님이시며 또한 존 웨슬리의 하나님이시다. 나의 하나님이시며 또한 내가 좋아하지 않는 바로 그 사람의 하나님이시다. 오래 예수 믿은 사람들의 하나님이시며 동시에 처음 예수 믿은 사람들의 하나님이시다. 장로교의 하나님이시며 동시에 침례교의 하나님이시다. 감리교의 하나님이시며 동시에 루터교, 순복음의 하나님이시다. [복음기도신문]

이재훈, 방황의 시대, 방향이 되다(두란노)의 일부를 간추린 글입니다.

이재훈 | 온누리교회 담임목사와 TGC코리아 이사장으로 섬기고 있다. 명지대학교, 합동신학대학원(M.Div.), Trinity Evangelical Divinity School(Th.M.), Gordon-Conwell Theological Seminary(D. Min. Candidate)에서 공부하였다. ‘전능자의 그늘 아래 머물리라’(1, 2권) ‘선한 그리스도인을 찾습니다’ ‘영적 전쟁’ ‘나의 나라에서 하나님 나라로’ 등의 저서가 있다.

이 칼럼은 개혁주의적 신학과 복음중심적 신앙을 전파하기 위해 2005년 미국에서 설립된 The Gospel Coalition(복음연합)의 컨텐츠로, 본지와 협약에 따라 게재되고 있습니다. www.tgc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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