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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산불] ‘8시간 사투’ 끝에 주불 진화…축구장 530개 잿더미

▲ 강릉서 산불…망연자실한 주민(강릉=연합뉴스 사진)

산림 379㏊ 소실, 시설물 101곳 피해, 557명 대피…1명 사망, 3명 부상
이재민들 ‘망연자실’…김진태 지사 “특별재난지역 선포 건의”
원인 조사 결과 강풍에 나무 전도→전선 단락→불꽃 발생 추정

11일 강원 강릉지역 산림과 주택·펜션 등에 막대한 피해를 낸 화마(火魔)가 8시간 만에 잡혔다.

산림 당국은 이날 오후 4시 30분을 기해 주불 진화를 마쳤다고 발표했다. 오전 8시 22분께 불이 발생한 지 정확히 ‘8시간 8분’ 만이다.

순간풍속 초속 30m에 달하는 강풍 탓에 산불 진화의 핵심 전력인 헬기의 발이 묶였으나 오후 들어 바람이 잦아들고 천둥·번개를 동반한 거센 소나기가 내린 덕에 마침내 불길이 꺼졌다.

이번 산불로 현재까지 산림 379㏊가 소실되고 주택과 펜션 등 시설물 101곳이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강원도는 피해지역에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건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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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풍 타고 번지는 강릉 산불(강릉=연합뉴스 사진)

◇ 강풍에 울고, 단비에 웃고…8시간 만에 진화 성공

산림 당국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 면적은 379㏊다.

축구장 면적(0.714㏊)으로 따지면 530배에 이르는 규모다.

시설물 피해로는 주택 59채, 펜션 34채, 호텔 3곳, 상가 2곳, 차량 1대, 교회시설 1곳, 문화재 1곳 등 총 101개소가 전소되거나 일부가 탔다.

안현동 한 주택에서 8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주민 중 1명은 대피 중 2도 화상을, 진화대원 2명도 가슴에 2도 화상을 입는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대피 인원은 총 557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대부분 대피령이 내려진 경포동과 산대월리, 순포리 주민들로 아이스아레나와 사천중학교로 각각 528명과 29명으로 나뉘어 대피했다.

인근 리조트와 호텔 등에 투숙했던 708명도 안전한 곳으로 피신했다.

이날 산불 진화에는 헬기 4대와 장비 396대, 진화대원 등 2천764명이 투입됐다.

산림 당국은 화재 초기에 8천L(리터)급 초대형 헬기를 비롯해 헬기 6대를 투입했으나 순간풍속이 초속 60m에 달하는 태풍급 강풍에 회항해야 했다.

오후 들어 바람이 평균풍속 초속 12m, 순간풍속 초속 19m로 잦아들면서 오후 2시 40분께 헬기 4대를 투입해 진화에 나섰고, 얼마 지나지 않은 오후 3시 30분께 강릉 일대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거센 소나기가 내렸다.

긴장감이 맴돌던 산불 현장에는 ‘단비’ 덕에 진화율이 올랐고, 일몰 전 주불 진화에 성공했다.

김진태 강원지사는 “마지막까지 불을 다 진압하고, 재산 피해를 더 확실하게 조사해서 특별재난지역에 포함되도록 중앙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성동 국회의원은 “재난지역 선포와 관련해 아침에 행정안전부 관계자와 통화했고, 피해 규모로 봐서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될 수 있는 요건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며 “지사, 시장과 협조해서 반드시 선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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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연자실(동해=연합뉴스 사진)

◇ 속수무책 산불에 삶의 터전 잃은 주민들 ‘망연자실’

화마에 보금자리를 잃은 주민들은 망연자실했다.

강풍을 타고 급속도로 번지는 산불 앞에서 겨우 몸만 빠져나온 주민들은 세간살이가 잿더미로 변해가는 모습을 하릴없이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다.

불이 난 지점 인근 주민 최중호(60)씨는 “집에 있다가 갑자기 전등이 탁 꺼지면서 정전이 됐다”며 “밖으로 나와 보니 옆집이 활활 타고 있었다”며 급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허탈하게 불이 난 집을 바라보는 주민, 슬픔을 억누르지 못하고 오열하는 주민,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다가 경찰에 제지당하는 주민 모습 등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산불은 소나무 숲 인근에 자리 잡은 펜션도 앗아갔다.

강릉을 상징하는 대표적 침엽수인 소나무가 불쏘시개 역할을 하며 소나무 숲을 벗 삼아 영업을 이어온 펜션들을 잇달아 집어삼켰다.

펜션 주인 최모(75)씨는 “오늘 아침에 산불 소식 듣고 투숙객들을 급히 대피시켰다”며 “빨리 소방차가 와서 마당에 붙은 불을 끄지 않으면 큰일”이라고 눈물을 흘렸다.

이모(69)씨는 “바람을 타고 연기가 넘어오자 기름통을 건물 밖으로 다 꺼내고 가스 밸브를 잠근 뒤 대피하려 했는데 순식간에 불길이 번졌다”며 “주위에 불탄 건물들을 보니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산불은 태풍급 강풍을 타고 경포해변까지 덮쳤다.

경포호 인근 아파트 주민 김모(50)씨는 “오전 9시 30분께 관리사무소 안내 방송을 듣고 딸과 아내를 대피시켰다”며 “차를 빼기 위해 걸어서 이동하는데 다리가 휘청일 지경이었고 강릉 살면서 이런 바람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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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릉산불 원인으로 지목된 ‘전선 단락'(강릉=연합뉴스 사진)

◇ 강풍에 쓰러진 나무가 전선 끊어 화재 발생 추정

이번 산불의 원인은 강풍으로 말미암은 ‘전선 단락’으로 굳혀지는 모양새다.

산림청은 산불이 발생하자 곧장 국립산림과학원과 한국산불방지기술협회 관계자를 현장으로 급파해, 발화 추정지점을 보존하고 원인 조사에 나섰다.

1차 조사 결과 강풍으로 나무가 부러지면서 전선을 단락시켰고, 그 결과 전기불꽃이 발생해 산불을 일으킨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에 단락된 전선과 발화지점이 일치하는 점, 지역 주민들도 비슷한 시간에 정전이 일어났다고 이야기하는 점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조사에 참여한 경찰은 끊어진 전선을 증거물로 수집한 뒤 현장 보존을 위해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산림청은 조사 결과에 따라 산불 원인 제공자에게 산림보호법에 따른 형사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산불 발생과 확산의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봄철 대형산불 주범인 ‘양간지풍’이 꼽힌다.

‘양간지풍’ (襄杆之風) 또는 ‘양강지풍'(襄江之風)으로 불리는 이 바람은 ‘양양과 고성 간성 사이에서 국지적으로 부는 강한 바람’을 일컫는다.

이날 강릉을 강타한 양간지풍 역시 나무를 부러뜨려 전깃줄을 덮쳐 발화의 빌미를 줬다.

또 산불 초기 진화의 핵심인 헬기를 뜨지 못하게 해 공중 진화를 무력화시키는가 하면 ‘비화'(飛火) 현상을 통해 경포 전역을 순식간 연기에 휩싸이게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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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강릉 산불 현황(종합2보)(연합뉴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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