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특집 – 콩고민주공화국]
행여나 국가 비상사태가 풀릴까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 7월 5일이 5차로 연장된 국가비상사태 마지막 날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월요일도 특별한 공지가 없이 지나갔다. 그런데 7일 화요일 아침, 전날 저녁 국회 상하원에서 국가 비상사태 연장안이 통과되어 지세케티 대통령은 6차 비상사태 연장 공지를 발표했다. 이로써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의 록다운은 7월 21일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이것은 지난 3월 24일 선포됐던 국가비상사태 이후 6번째 조치다. 교회를 비롯한 모든 모임은 여전히 제한 되고 초중고, 모든 대학교, 그리고 공항, 모든 국경은 여전히 닫혀있다. 시청이나 이민국의 행정업무 시간도 오전까지만 단축운영하고 인원도 대폭 감축해 간신히 유지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당초 7월 초에 시행되어야 하는 2019학년도 고3 졸업고사도 시행여부나 대책발표가 되지 않고 있다.
이렇듯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의 삶을 위축 시켰을 뿐 아니라 내일을 계획 할 수 없는 무기력을 동반하여 기세가 꺽이지 않은 채 우리 앞에 딱 버티고 있다. 민주콩고 주재 한국 대사관에서는 매일 코로나19 확진자 통계를 민주콩고 주재 한인들에게 안전에 유의하라는 당부와 함께 보내주고 있다.
2주전(6월 29일)의 통계를 보면 누적확진 7039명, 완치 1426명, 사망 170명이다. 주별 누적 확진자 수는 킨샤사는 6211명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는 콩고센트랄(318명), 오카탕가 (214명), 남키부 (141명), 북키부 (106명), 루알라바(17명), 오우엘레(9명), 트소포(9명), 퀼루(4명), 남우방기(3명), 이투리(2명), 쾅고(1명), 오로마미 (1명) 순이다.
7월 7일 화요일 현재 누적 확진자수는 7660명, 완치 3236명 그리고 사망 184명이다.(민주콩고 주재 한국 대사관 통계) 주별로 킨샤사가 6584명으로 가장 많고, 콩고센트랑 (337명) 오카탕가(260명), 남키부 (245명), 북키부(137명) 순으로 확진자수가 2주전에 비해 증가하고 있다. 그 외의 주는 거의 큰 변동이 없다.
코로나 초기, 말라리아와 비슷한 증상… 고열과 근육통
2주 동안 확진자수는 600명을 초과했고, 대부분 수도인 킨샤사와 북키부와 남키부에서 확진자가 발병하고 있다. 특히 남키부주는 최근 2주 동안 확진자가 100명이 넘었다. 확진자 100명이라는 것은 확진자 한 명이 접촉한 사람이 최소 4명이라고 해도 증상을 가진 자와 접촉한 사람만 400명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모두 검사소를 찾아 검사를 받고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초기의 증상이 말라리아와 흡사하여 고열과 근육통을 동반하기 때문에 검사 전에는 분별하기가 쉽지 않다. 지난달에 공동체에 함께 살고 있는 두 형제가 잔기침을 시작하면서 고열과 근육통을 앓았다. 해열제를 사용해도 듣지를 않고 기침약을 사용해도 듣지를 않아 증상은 코로나 바이러스와 흡사했다. 다음날 병원에 가 먼저 피검사를 해보니 감사하게도 말라리아와 장티푸스였다.
이 땅은 이미 말라리아와 에볼라에 익숙해져 있는 땅이다. 초기 증상만으로 자신을 격리하고 조심하여 검사소를 찾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 또한 가난한 일반 서민이 병원에 갈 만한 돈도 없기때문에, 아프면 집에서 해열제를 먹거나 말라리아 약을 복용하고, 앓다가 나으면 또 감사하고 그렇지 않으면 또 한 번의 죽음을 일상처럼 받아 넘기고 만다.
고마시에 있는 하나님의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앨라시 목사는 “요즘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며 “유독 코로나 증상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이 많아 얼마 전에도 장례를 치르고 또 한 가정은 엄마가 먼저 죽고 또 연이어 아들도 죽었다”고 소식을 전했다. 목회자 중에도 한 명이 집에서 투병을 하고 있다는 소식과 중앙병원에서는 최근 들어 더욱 많은 시체들이 실려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검사소를 찾지도 못하고 병원을 못가기도 하지만 이웃들에게 소외될까봐 코로나에 감염됐다는 것을 말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때문에 통계에 집계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코로나 대응 초기에 비하면 사망률이 높지 않은 편이지만 사망자 숫자 이면에 통계에 들어가지 못하는 누군가의 엄마와 누군가의 아버지와 누군가의 아들이 죽어가고 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미처 진단도 받지 못하고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는 명확하지 않는 사인이다. 말라리아로 죽었는지 아니면 장티푸스로 생명을 잃었는지 아니면 가지고 있었던 호흡기 질환으로 죽었는지 어느 누구도 결론을 내 줄 수 없는 것이 이곳 현실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무디어져가고 있다. 이제는 번져가는 것에도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왜냐하면 생활고로 인한 배고픔이 더 무겁게 어깨를 누르기 때문이다.
미처 진단도 받지 못한채 사망하기도
스스로 헤쳐 나가기 힘겨운 상황들의 연속, 이 땅이 가지고 있는 가난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그래서 시민들의 의식에는 코로나에 대한 위기감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코로나에 걸리면 죽는거지 뭐” 하는 자포자기와 같은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도 있다.
시내에 나가보면 마스크를 쓰지 않고 다니는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그마나 손 씻기는 이미 에볼라 때부터 해 오던 관습이라 잘 지켜지고 있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는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에 발표 된 6차 공지에서는 정부와 코로나 대응팀이 합세하여 이제 15일간 최종적인 안전 점검을 경찰을 통하여 시민들에게 주지시킨 후에 6차 비상 사태 이후에는 모든 상황을 해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사람들에게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이제는 위협적이지 않아 보인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 영생의 하나님을 알아 가기도 하지만 너무나 가까이 있는 죽음은 또 하나의 일상이 되어 “누군가 그렇게 죽었대”라는 말로 최소한의 안타까움을 표현하고 있다.
코로나 장기화로 예배에 대한 절박함도 무뎌져
교회는 예배에 대한 절박함도 무뎌지고 있다. 처음에는 가정에서라도 모여 예배하는 기쁨이 있었다. 그러나 계속되는 상황에 가정모임도 줄고 있다. 이곳은 종교의 자유가 있다. 평소에 들리던 큰 찬양소리는 사라지고, 정해진 시간에 들려지는 모스크의 아잔소리가 있을 뿐이다. 기도 소리 대신 한숨소리가 들려온다. 말씀에 대한 순종보다는 코로나의 이러 저러한 소식에 교회 사람들은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
교회 밖에서는 코로나의 위협 앞에서 잘못된 종말론을 외치는 기회주의자들의 소식도 들려온다. 교회내에서 형식적이지만 이웃을 돌아보고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와 함께 교회 재정에 타격을 입은 교회는 다른 사람들을 돌아볼 수 없는 상황 뿐 아니라 목회자의 삶도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단체나, 사회조직, 교회에 찾아온 영적인 위기는 “자기만을 위하여” 버티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의 존재의 부르심은 이타적 존재로의 부르심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종교계도, 사회조직도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운동 아래서 “자기 지키기”에 급급한 상황들이 펼쳐지고 있다.
죽음을 넘어 영생의 비밀을 맡은 그리스도인으로서 오늘의 삶의 자리에서 죽음보다 더 실제되시는 하나님과 그분의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이기는 교회를 소망하게 된다. 코로나를 이유로 정부는 매우 강력한 지도체제를 가지고 교회의 모든 모임을 패쇄시켰다. 이런 상황 속에서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는 지금의 위기를 뛰어넘는 변함없는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의 증인의 자리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 활짝 열릴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한다. [복음기도신문]
콩고민주공화국 고마 = 김경희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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