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2호 / 일상에서 만난 하나님]
헤브론선교대학교에 부르심을 받아 섬김이로 순종한 지 어느덧 1년의 시간이 지나, 여름방학을 맞았다. 그동안 미뤄 왔던 어머니 왼쪽무릎 수술이 진행되는 동안 함께 할 수 있었다. 많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홀로 계신 어머니와 가족을 주님께 맡겨 드린다 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어머니는 가정과 직장에서 고된 노동에도 힘든 기색 한번 보이지 않으셨다. 그러나 어머니의 몸이 온전하지 못하다는 것을 여름휴가 때 알게 됐다. 한사코 만류하시는 어머니에게 몇 차례 권유한 끝에 병원 검사를 받았다. 한쪽 무릎 연골판이 파열됐으니, 수술하라는 결과를 통보 받았다. 대기자가 많아 수술을 바로 할 수 없었다. 다시 연락을 하기로 하고 휴가 일정을 마무리하고 학교로 복귀했다. 며칠 후 어머니로부터 수술 날짜가 잡혔다는 연락이 왔다. 학교일정과 겹쳤지만 학교 측의 배려로 어머니 수술에 함께 할 수 있었다. 감사하게도 수술은 잘 되었다. 며칠 어머니와 함께 있고 싶었지만 어머니의 만류에 결국 학교로 돌아오게 되었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많은 것을 보고 깨닫고 감사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어머니는 무릎 수술을 하셨기 때문에 보호자의 병간호가 꼭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어머니는 자신의 회복은 주님께 맡기고, 선교사로 주님께 드린 아들은 부르신 그 자리에 있는 것이 합당하다고 말씀하셨다. 학교에서도 허락한 시간이었지만, 어머니는 나에게 선교사의 자리로 돌아가라고 간곡히 말씀하셨다.
그 때에 보게 된 것은 무엇보다 어머니의 태도였다. 어머니는 자신의 모든 상황을 아버지요 남편이신 주님께 믿음으로 드리신 것이다. 강한 여성의 모습. 누군가의 딸로, 그리고 누군가의 아내로, 이제는 나와 동생의 어머니로써 이 시대를 살아가는 어머니의 모습보다, 세상 가운데 사는 그리스도의 교회요, 강한 그리스도의 신부의 모습을 보았다. 나를 부르신 주님께서 나만 돌보시는 것이 아니라 홀로 계신 어머니에게도 친히 아버지요, 남편이 되어 함께하고 계시다는 것을 깨닫게 하셨다. 어머니의 수술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은 그렇게 한편으로는 먹먹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기쁨으로 가득 찼다.
이번 일로 주님이 어머니와 동생과 가정 안에 함께 하시며 지켜 주고 계심을 보게 됐다. 주님은 약속으로 주신 로마서 말씀으로 나를 더욱 세워 주셨다. “우리 중에 누구든지 자기를 위하여 사는 자가 없고 자기를 위하여 죽는 자도 없도다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나니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로다 이를 위하여 그리스도께서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셨으니 곧 죽은 자와 산 자의 주가 되려 하심이라”(롬 14:7~9) “지훈아 이제는 더 이상 자기 자신을 위해 사는 자가 되지 말자꾸나. 내가 그러했던 것처럼 너도 이제는 이 길을 이전보다 더욱 믿음으로 함께 가지 않겠니?”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아니 기쁨으로 화답할 수밖에 없는 주님의 이 초대에 ‘아멘!’으로 화답했다.
어머니의 믿음의 삶을 발견한 이후 어머니와 난 믿음의 동역자로서 함께 고민을 나누며 기도하는 사이가 되었다. 기독교 가정이었지만 집안에서 교회, 성경, 신앙에 대한 이야기는 좀처럼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서로의 믿음의 동역자로서 든든한 기도 지원군이 되었다. 우리 가정을 변화시키신 주님을 찬양한다! [복음기도신문]
문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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