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은혜가 아니었다면 받을 수 없었던 복음 되신 아들 예수 그리스도, 그리고 기도. 은혜로만 복음을 받을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복음을 통해 ‘나’라는 사람은 선한 것이 하나도 없고, 넘어지고 무너질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것을 매순간 알게 해주셨습니다.
그런 제게 예수님을 따르는 길은 저를 부인하는 길이라고 하십니다. ‘나를 부인하는’ 이 일은 은혜가 아니면 할 수 없다는 것을 날이 갈수록 점점 더 알게 하십니다. 제가 주님께 한 믿음의 결단도 너무 연약하여 쉽게 무너지고 지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주 아주 작은 일이었지만 저를 부인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저는 평소에 강아지나 고양이 같은 애완동물을 기르고 싶었습니다. 이상하게도 이 일은 주님이 원하시지 않는 것이라 여겨져 더 이상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아는 지인이 키우던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다며 제게 키우겠냐 물었습니다.
최근 제 마음이 느슨해져 있던 터라 순간적으로 그러겠노라 대답하면서 아차! 싶었습니다. 고양이를 키우게 되면 주님께 집중이 안 될 것이 확실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키우지 못하겠다는 말을 전해야 했습니다. 저의 욕구에 눈이 멀어 대답을 해놓고 번복해야 하는 상황이 미안했습니다. 결국 어쩔 줄 몰라 하는 저를 보시던 어머니가 전화를 대신해 주셔서 고양이를 분양받지 않는 일은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 일로 그동안의 감정들이 한꺼번에 올라왔습니다. 그동안 감정을 눌렀을뿐, 복음이 실제되어 산 것이 아니었음을 보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억울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사람은 다 되는 것 같은데, 나는 왜 해도 안 되지?’
내가 죽어야 그리스도가 사신다는 부인할 수 없는 진리는 주님의 은혜로만 살 수 있음을 일상에서 계속 보게 됩니다. ‘꼭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겉보기에 그럴싸한 모습이 아무것도 없지만 기쁩니다. 주님이 주신 선물과 사랑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또한 복음이면 충분하고, 복음이 전부라는 것이 실제가 되게 해주시기 때문입니다.
종종 이런 생각을 합니다. ‘하고 싶은 것 할 수 없고, 갖고 싶은 것 가질 수 없어 복음을 알기 전으로, 하나님을 만나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은가?’ 아니오, 생각만 해도 끔찍하고 돌아가기 싫습니다. 넘어지는 것밖에 할 수 없는 죄인을 아시는 주님이 저를 일으켜 주신다는 희망이 있기에 저는 감사합니다. 계속 주님의 옳음 앞에 저의 그름이 굴복되도록 기도에, 말씀에 사로잡힌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주님이 하십니다! [GNPNEWS]
김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