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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일 칼럼] 이슬람의 대축제, ‘희생절’에 대한 올바른 이해

밖에서 보는 이슬람(109)

올해도 6월 16일부터 어김없이 이슬람 세계의 가장 큰 명절인 희생절 행사가 시작되었다. 이슬람교를 대표하는 종교 절기는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이슬람 달력으로 제9월인 라마단 월에 30일 동안의 단식을 마치면서 축하하는 명절로, 아랍어로는 ‘이드 알 피뜨르(Eid al-Fitr)’라고 한다. 다른 하나는, 양이나 소 같은 동물을 제사로 드리기에 ‘제사의 축제’라고도 부르는 희생절 명절이며, 아랍어로는 ‘이드 알 아드하(Eid al-Adha)’라고 부르는데, 라마단 단식이 끝난 이후부터 70일 되는 날에 시작되며, 이슬람력으로는 제12월이 된다.

원래, 희생절 기간은 공식적으로 이틀간이며, 이 기간에 수많은 희생 동물이 무슬림들의 제사로 드려지고 있다. 하지만, 이슬람 배경을 가진 국가들은 임시로 공휴일을 추가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보통 일주일의 기간을 휴일로 지낸다. 예를 들어, 튀르키예는 올해 대통령령(令)으로 현지 시각으로 6월 15일 토요일 오후에 시작되어서 6월 23일까지를 공휴일로 보내게 된다. 이렇게 매년 이슬람 절기가 조금씩 바뀌는 이유는 이슬람교의 달력이 태양이 아닌 달의 관측 상황에 따라 날짜가 변동되기 때문이며, 나라에 따라서 시간 차이가 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이다.

무슬림들에게 두 절기 중 어느 쪽이 더 중요할까?

무슬림들이 살아가는 이슬람 사회에서는 일반적으로 라마단 단식 절기보다는 희생절 절기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슬람교에서는 라마단 월의 단식 절기를 소(小) 축제로, 희생 절기를 대(大)축제로 여기면서 희생절에 더 큰 의미와 중요성을 두고 있다. 왜냐하면, 무슬림들에게 ‘이브라힘(아브라함)’의 순종을 기념하는 의식과 성지 순례를 뜻하는 ‘핫즈’의 종교적 의무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기간에 나오는 희생 제물을 이웃과 나누고, 자선을 강조하는 의미에서도 더욱 강한 사회적, 종교적 의미를 지닌다.

희생절에 드려진 정체성에 대한 논란과 이해

여기에서 나오는 매우 중요한 질문 중 하나로, 이슬람의 희생절은 이브라힘(아브라함)’과 그의 아들 이스마일(이스마엘)’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말하는데, 이와 관련된 꾸란 구절이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슬람의 희생절은 우리도 잘 아는 ‘아브라함(이브라힘)’ 이야기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꾸란의 구절도 있다. 특히, 꾸란 37장에서 이브라힘의 순종과 희생에 관한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서 이브라힘이 알라의 명령을 받았고, 그의 아들을 희생 제물로 바치려 했으나, 알라가 그의 순종을 인정하고, 대신 알라가 준비해 놓은 희생 제물로 대신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가 (아들)과 함께 일할 나이가 되었을 때, 이브라힘이 말했다: 아들아, 내가 꿈에서 너를 희생 제물로 바치는 것을 보았다. 네 생각은 어떠냐? 그는 대답했다: 아버지, 당신이 명령받은 대로 하십시오. 당신이 나를 인내하는 자 중에서 발견할 것입니다.” (꾸란 37:102-107).

이 꾸란 구절은 이브라힘의 순종과 그 아들의 희생을 준비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으며, 결국, 알라는 이브라힘의 아들 대신 희생 제물을 준비했다는 것을 강조한다. 바로 이 이야기가 이슬람교에서 희생절의 중요한 종교적 배경을 형성하며, 무슬림들이 오늘날까지 이를 기념하는 이유이다.

여기에서 아주 중요한 쟁점 하나

바로 이 부분에서 우리에게 가장 궁금한 질문은 꾸란에는 이브라힘이 알라에게 드린 제사 이야기에서 아들의 이름을 이스마엘이라고 언급한 구절이 있나?’하는 것이다.

대답은 꾸란의 기록에는 누구인지 그 이름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꾸란 37장 100~111절 사이에는 이브라힘이 그의 아들을 희생 제물로 바치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꾸란 어디에도 이 아들의 이름을 ‘이삭’인지 아니면, ‘이스마일’인지 기록하고 있지 않다. 물론, 이슬람 학자 대부분은 전통에 따라서 이브라힘이 희생하려던 이 아들을 ‘이스마일’로 주장하고 있지만, 꾸란에 구체적인 이름이 언급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이를 증명하지 못한다.

꾸란 문맥에 따라서, 희생 제물이 이스마일이 아니라 이삭이라는 쟁점

꾸란에서 이브라힘이 희생 제물로 바치려 한 아들이 ‘이스마일’인지 ‘이삭’인지는 오랫동안 논란이 되어왔다. 꾸란에는 이 아들의 이름을 기록하고 있지 않지만, 일부 꾸란 구절과 해석은 ‘이스마일’이 아니라 오히려 ‘이삭’이라는 논리를 가능하게 해 준다.

예를 들어, 꾸란 11장에서는 이브라힘의 아내, 사라가 이삭을 임신하게 될 것임을 알리는 천사의 방문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데, 이 구절에서는 사라가 이삭을 낳을 것이라는 소식을 받고 놀라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그러므로, 꾸란에서도 이삭의 탄생에 대한 기쁜 소식과 이후 이어지는 희생 제물 이야기와 서로 관련이 있다고 보는 것은 매우 논리적이다.

“그의 아내는 서 있다가 웃었습니다. 그러자 우리는 그녀에게 이삭의 기쁜 소식을 전해주었고, 그 뒤를 이을 야곱의 기쁜 소식을 전해주었습니다. 그녀는 말했다: ‘오, 나에게 아이가 어떻게 있을 수 있습니까? 나는 이미 늙었고, 이 남편도 늙었는데. 이것은 참으로 이상한 일입니다!’” (꾸란 11:71~72).

또한, 꾸란 37장에서는 알라가 이브라힘에게 이삭의 탄생을 예고하고, 그를 축복했다고 언급하고 있으며, 이브라힘이 기도로 의로운 자손을 주실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후 이삭이 태어나고, 이삭이 일할 나이가 되었을 때, 이브라힘은 꿈에서 본 대로 그를 희생 제물로 바치려 한다. 그 아들이 순종하였고 이브라힘은 그를 희생하려 하지만 알라가 이를 막고, 대신 다른 희생 제물을 제공한다.

“우리는 그에게 기쁜 소식을 주었습니다. 곧, 예언자 중에서 의로운 자가 될 이삭에 대한 기쁜 소식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와 이삭을 축복하였습니다.” (꾸란 37:112~113).

다시 말하면, 이브라힘에게 이삭이 태어날 것이라는 기쁜 소식과 축복을 주신 알라에 관해 이야기하는 위의 꾸란 구절로도 일부 이슬람 학자조차 이 희생 제물로 바쳐질 아들이 이스마일이 아니라 이삭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아브라함이 하나님께 드린 제사로 드린 아들이 누구인지가 주는 의미

아브라함이 하나님께 드린 제사에서 희생 제물로 바친 아들이 이스마엘인지 이삭인지에 대한 논란은 기독교와 이슬람교 사이에 중요한 신학적, 역사적, 종교적 의미를 지닌다. 이 문제는 두 종교의 근본적 이야기와 계보, 그리고, 그들의 신앙 체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기독교에서는 이삭을 통해 이어지는 계보가 이스라엘 민족의 시작이 된다. 이삭은 야곱(이스라엘)의 아버지이며, 야곱의 후손들이 이스라엘 열두 지파를 형성한다. 반면, 이슬람교에서는 이스마일을 아랍 민족의 조상으로 간주한다. 이스마일은 아랍 부족과 이슬람의 예언자 무함마드의 조상으로 여겨지며, 이는 아랍인들과 이슬람 세계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성경 창세기 22장에는 아브라함이 희생 제물로 드린 아들이 이삭이라고 분명하게 언급되어 있다. 반면에 꾸란에는 그냥 아들이라고만 기록되어 있고,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기록되어 있지 않지 않다.

또한, 성경은 아브라함이 그의 아들 이삭을 제물로 바치려는 순간 하나님이 이를 막고 대신 양을 준비하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여기에서 이삭의 희생은 하나님과의 언약과 순종의 상징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을 예표한 사건으로 해석된다. 또한, 희생될 이삭 대신에 하나님께서 대신 준비하신 양을 통해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간을 대신해서 희생한 십자가의 대속 사건으로 연결된다.

그러나, 이슬람의 관점에서는 꾸란에서 아들의 이름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이슬람 전통으로 볼 때, 희생될 아들을 이스마일로 생각할 뿐이다. 그리고, 이 이야기로부터 이슬람의 희생절(Eid al-Adha)에 대한 근원이 시작되었으며, 이브라힘의 순종과 헌신을 기념하고, 이브라힘 당시의 희생 제물을 대신해서 수많은 동물을 희생하는 제사 의식을 오늘날까지 지속하고 있다.

이슬람교에서는 오늘날까지 이브라힘의 이 사건을 희생절행사로 기념하면서 매년 절기로 지키고 있는데, 오늘날 기독교에서는 왜 아브라함의 제사 사건을 기념하지 않나?

이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질문이다. 기독교 신학에서도 아브라함의 이야기를 하나님의 시험과 아브라함의 믿음을 강조하는 중요한 사건으로 여기는 것은 사실이며, 이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순종과 희생으로 예표 되는 상징적 의미로 해석한다.

하지만, 이제 상징이었던 그리스도가 실체가 되어 이 땅에 오셨다. 그리고, 실체가 되신 그리스도가 우리의 죄를 위해 대신 십자가에서 희생되셨다. 따라서, 기독교에서는 아브라함의 희생 사건보다 이미 우리에게 실체가 되어 주신 그리스도의 탄생, 그분의 십자가 희생, 그리고,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명절이 모든 그리스도인에게는 더 중요한 축제가 된다.

논리적인 접근

마지막으로, 이슬람의 희생절 행사를 옆에서 보면서 하나만 더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그것은 성경은 분명하게 희생 제물로서 아브라함의 아들 ‘이삭’이라고 기록하고 있고, 꾸란은 그렇지 않다는 명백한 사실로부터 논리적 접근 하나가 가능해진다. 그것은 꾸란보다 먼저 기록된 성경에는 분명하게 이삭이라고 언급하고 있으나, 꾸란은 그렇지 않다는 사실로부터 성경에서 ‘이삭’이라는 기록이 더 믿을만하다는 것이다.

또한, 성경에서는 아브라함이 이삭을 희생하려던 장소를 ‘모리아 산’이라고 창세기 22장에서 명확하게 언급하고 있지만, 꾸란에서는 이브라힘이 그의 아들을 희생하려던 장소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 꾸란은 이브라힘의 순종과 신앙을 강조하면서 구체적으로 지리적 장소를 명시하지 않았다.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네 아들, 네 사랑하는 독자 이삭을 데리고 모리아 땅으로 가서 내가 네게 일러준 한 산 거기서 그를 번제로 드리라.” (창세기 22:2)

오늘날 많은 무슬림이 성경은 변질되었다고 말하면서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전혀 확인이나 ‘크로스 체킹(cross-checking)’ 과정도 없이 성경을 멀리하고 있다. 그리고, 무조건 성경은 틀렸고, 그 뒤에 기록된 꾸란은 옳다고 말한다. 그러나, 같은(혹은 동종) 사건들을 놓고서 먼저 기록된 책과 후에 기록된 책 중에서 어느 쪽이 더 맞을 가능성을 생각해 보면 대답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시간적 근접성, 정보의 축적과 분석, 기록자의 의도와 편견, 자료의 접근성과 정확성, 복수 출처의 중요성에 의해서 두 책을 비교해 볼 것을 강력하게 권한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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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일 | 전)국립 앙카라대 교수, 현)아신대(ACTS) 중동연구교수, 한국외대, 장신대 신대원, 국립 이스탄불대 역사학 석사 및 박사 | 저서: ‘밖에서 본 이슬람, (1)무슬림 이해하기’, (2022, 라비사북스). ‘벌거벗은 세계사(경제편)’, 공저, (2023, 교보문고), ‘하나님의 운동(Motus Dei)’, 공역(2024, 라비사북스), ‘밖에서 본 이슬람, (2)이슬람 이해하기’, (2024, 라비사북스, 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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