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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희 칼럼] 다시 그물을 던져야 하는 시간이 있다

▲ 일본 오사카 전경. 사진 : Unsplash의 Paul Cuoco

배낭을 멘 멋진 청년 둘이 메구미나 교회를 찾아왔다. 서울○○교회에 다니는 청년인데 오사카에 여행을 왔다가 주일 예배를 오게 되었다고 한다. 지인에게 소개를 받고 메구미나 교회가 어떤 교회인지 SNS로 알아보다가 국민일보 신문에 실린 기사를 보았단다.

‘무국적자로 살아가는 재일 조선인‘의 제목이지만 우리 부부의 삶을 다룬 기사였다. 일본교회라고 들었기에 좀 의아하게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오사카 시내에서 몇 번을 환승을 하고 남쪽 끝에 있는 일본교회에 와서 선교사님 가족을 만나니 감사하다고 말한다. 간증집과 칼럼집을 선물로 주었다.

사실 몇 달 전에 한국에 잠시 머물 때 기자와 인터뷰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기사가 될지 안 될지는 모르지만 무조건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었다. 용산 어느 커피숍에서 기자와 몇 시간을 얼굴을 마주했다. 조금 쌀쌀한 날이었는데 끝나고 나니 집중하여 긴장하였는지 온몸이 땀으로 후끈했다. 거듭 언제 기사가 날지 그냥 묻힐지 모른다며 다음 인터뷰를 위해 기자는 자리를 떴다. 그리고 나도 까맣게 잊고 있었다. 분명 묻힐 기사라고 생각했다. 상황이 좋을 때도 몇 번 이런 일이 있었기에.

‘선교사님, 지난번에 인터뷰하신 것 낼 신문에 실립니다’ 메일이 왔다. 지금 같은 정세에 어떻게 기사가 났는지 궁금했다. 사실 기사로 허락되었다는 것이 의아했다. ‘무국적자로 살아가는 재일 조선인‘이라는 제목이지만 그들의 이야기보다는 일본 땅에서 우리 가족의 삶과 여정에 좀 더 눈 맞춤을 한 기사였다. 요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나에게 답을 알려주시는 것 같았다. 여기까지 잘 접어두라는 기분이 들었다. 다시 펼 때까지.

2011년 4월 온 가족이 일본 땅(토요타)으로 오고 14년째 이 땅에서(오사카) 살고 있다. 베드로는 매일 강으로 나가 그물을 던지며 고기를 잡아 생활하는 삶이었다. 그런 그가 어느 날 호산나 다윗의 자손 그리스도를 만났다. 배와 그물을 버리고 주님을 따라갔다. 세상을 살아갈수록 이런 베드로가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언제나 함께 계실 것 같은 전부였던 주님이 십자가에 죽으셨다. 어떻게 해야 할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잘 몰랐을 것 같다.

베드로도 그랬나 보다. 다시 고향으로 가서 배를 타고 그물을 던지고 있다. 하지만 전에 고기를 잡던 베드로와 다시 고기를 잡고 있는 베드로의 심령은 분명 다르다. 다시 그물을 던지고 있었야 하는 상황이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어쩌면 이 시간은 주저앉을 수도 있고 하염없이 눈물이 날 수도 있겠지… 예수님이 너무나도 보고 싶었을 것 같다. 우리는 다시 그물을 던져야 하는 시간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주님이 베드로에게 잘 접어두시는 시간이지 않았을까.

다음 때를 위함이다. 요즘 잠잠했던 현장에 찾아오는 발길들이 많아지고 있다. 우리학교는 문이 닫혔지만 하나님 나라를 위해 마음을 풀어 나누고 있다.

‘우리(조선)학교에 못 가게 되었습니다‘
‘우리학교에 못 가도 괜찮습니다. 선교사님 가족과 함께 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일본의 아침 문화에 ‘모닝 서비스’라는 것이 있다. 커피 한 잔 값에 토스트, 계란, 샐러드 등이 함께 나온다. 진한 커피향과 버터에 잘 구워진 빵 냄새로 아침 만남이 참 맛있어지는 시간이다. 한국에 살든, 일본에 살든, 미국에 살든, 하나님의 경륜을 위하여 마음을 나누는 동역자들과 함께 걷는 것은 힘이 된다. 참 신기한 것은 복음은 어디서든 언제든 같다는 것이다. 나와 함께 하셨던 주님과 열방에 계신 주님이 같이 가고 있었다.

틀리지 않았다고. 그렇게 하면 되었다고. 그 사랑이 열방에 동일하게 흐르고 있다. 다시 복음을 나누며 다시 그 사랑 앞에 서고 있다.

베드로는 잘 접어두신 시간을 살고 있었다. 무엇을 하고 있든 그 마음 깊은 곳은 ‘다시 갈릴리에서 만나자‘ 말씀하신 주님을 기억하고 다시 오실 주님에게 집중하고 있었겠지. 어느 날 주님은 밤이 새도록 힘쓰지만 고기를 낚지 못하고 낙심한 베드로를 찾아가셨다.

‘그물을 배 오른편에 던지라 그리하면 잡으리라’ 주님은 드디어 지친 베드로에게 보이시고 빵과 생선을 손수 구워 조반을 준비하신다. 베드로는 다시 보고 싶은 주님과 이렇게 다시 만났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 양을 먹이라”(요 21:17)

이제는 더 이상 주님을 따라다니는 제자의 삶이 아니다. 신랑을 죽도록 사랑하는 신부의 삶이 된다.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네가 젊어서는 스스로 띠 띠고 원하는 곳으로 다녔거니와 늙어서는 네 팔을 벌리리니 네게 띠 띠우고 원하지 아니하는 곳으로 데려가리라. 그리고 나를 따르라 하시니”(요 21:18~19)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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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희 선교사 | 2011년 4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가족이 일본으로 떠나 2014년 일본 속에 있는 재일 조선인 다음세대를 양육하는 우리학교 아이들을 처음 만나, 이들을 섬기고 있다. 저서로 재일 조선인 선교 간증인 ‘주님이 사랑하는 것을 사랑하고 싶었다'(도서출판 나침반, 2020), 사랑은 여기 있으니(나침반, 2023)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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