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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이 민가 삼켜…칠레 화재 99명 사망·실종 100명 넘어

4일(현지시간) 칠레 비냐델마르 한 마을에서 주민들이 화재 피해를 입은 주택 잔해를 치우고 있다.(비냐델마르 AP=연합뉴스 사진)

남미 칠레 중부를 삽시간에 집어삼킨 화마로 인명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최소 99명이 숨진 것에 더해 100명 넘는 이들의 생사 파악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국이 진화와 실종자 수색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 강풍 타고 거세진 화마…삽시간에 ‘불바다’

4일(현지시간) 칠레 대통령실 소셜미디어와 국가재난예방대응청(세나프레드·Senafred)에서 제공하는 재난정보에 따르면 중부 발파라이소주(州)에서는 지난 2일 오후 페뉴엘라 호수 보호구역 인근에서 산불 신고가 접수됐다.

불의 기세는 강풍과 건조한 날씨 등 영향으로 금세 거세졌다.

여기에 더해 불길은 강풍을 타고 민가쪽으로 삽시간에 번졌다고 당국은 밝혔다. 특히 토요일이었던 3일에는 최대 풍속 시속 60㎞까지 기록될 정도로 바람이 셌던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는 칠레 대표적 휴양지인 비냐델마르를 비롯해 킬푸에, 비야알레마나, 리마셰 등에 집중됐다.

공단 지역인 엘살토에서는 페인트 공장이 화염에 휩싸였고, 내부에서 인화성 물질로 인한 폭발도 발생했다.

국가에서 관리한 지 73년 넘은 역사 깊은 식물원은 90% 이상 소실됐고, 안에서는 근로자 가족 4명이 숨졌다.

지금까지 불에 탄 면적은 110㎢에 달한다. 경기 수원시 전체 면적(약 121㎢)에 맞먹는 규모다.

아직 정확한 집계는 나오지 않았으나, 주택 3천∼6천채가 피해를 본 것으로 당국은 추산했다.

특히 빈민가가 몰린 난개발 지역에서 피해가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 최소 99명 사망…실종자도 100명 넘는 듯

인명 피해도 커지고 있다.

공식적인 사망자 수치를 집계하는 정부 부처인 ‘SML'(Servicio Medico Legal)은 지금까지 최소 99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시시각각 바뀌며 계속 증가하고 있다.

실종자 수도 100명을 넘는 것으로 엘메르쿠리오와 라테르세라 등 현지 매체는 보고 있다.

앞서 이날 오전 마카레나 리파몬티 비냐델마르 시장은 “생사 확인이 어려운 사람의 숫자는 200여명”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수치에 사망자도 일부 포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가브리엘 보리치 정부는 가용할 수 있는 소방관과 군 장병을 동원해 진화와 실종자 수색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밝혔지만, 지난주 남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로 총력 대응에는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라테르세라는 보도했다.

세나프레드는 일주일 동안 전국에서 161건의 화재가 발생했는데, 그 중 40건은 진화 중이라고 이날 오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했다.

보리치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메시지에서 525명의 사망자를 낸 2010년 2월의 규모 8.8 대지진과 쓰나미를 언급하며 “의심할 여지 없이 2010년 참사 이후 가장 큰 비극”이라고 말했다.

◇ 방화 가능성 제기…한국대사관 “한인 피해 없어”

세나프레드는 화염에 휩싸일 위험이 있는 30여개 도시 주민을 대상으로 전날 내내 대피 알람을 보냈다고 강조했다.

비냐델마르 등 4개 도시에는 이날 오후 6시부터 5일 오전 10시까지 통행금지령도 내려졌다.

칠레 당국은 여러 곳의 화재 가운데 비냐델마르의 라스타블라스 지역은 방화에 의한 재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발파라이소 곳곳이 긴급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가운데 보리치 대통령은 전날 오후 대통령궁에서 발표한 대국민 메시지에서 “누군가 의도적으로 불을 냈을 것이라는 의혹에 대해 당국이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보리치 대통령은 또 희생자 추모를 위해 5∼6일을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한다고 덧붙였다.

주칠레 한국대사관은 연합뉴스에 “지금까지 접수된 한인 피해는 없다”고 전했다.

대사관 측은 긴급 공지를 통해 진화 때까지 발파라이소 및 비냐델마르 지역 방문을 삼갈 것을 교민과 관광객에게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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