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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바 칼럼] 세상은 기적이라고 말하는 하나님의 일

▲ 현지 소수 부족의 교회. 사진: 유튜브 sky news 캡처.

B는 미국의 경제학 박사와 대학 교수 자리를 내려놓고 목사가 된 후에 선교를 위해 안정된 교회 담임 목사직도 내려놓았다. 꼭 내려놓을 필요는 없었지만 현장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교회를 비워야 하는 그의 상황을 성도들이 기쁘게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도들이 그를 의지했던 주된 이유는 옆에서 그들의 애로 사항을 들어달라는 것과 그의 유창한 영어와 사회적 배경으로 그의 그늘에서 뜨거운 태양을 피하는 것뿐이다. 안다고 하면서 삶은 변화가 없었고 많은 것을 들은 성도들은 도리어 가르치려 했다. 그에게는 갈등도 있었다. 안정적이나 뭔가 갈증이 있던 대학 교수직까지 버리고 새로 시작한 목회 길이 잘사는 성도들 뒤치닥거리 하는 것이던가.

B는 대학 동창으로 군대와 졸업, 결혼 등으로 소식이 끊겼던 C와 우연히 20년 만에 서로의 근황을 듣게 됐다. 가는 길은 같지만 하는 일과 지역은 다르니 특별히 나눌 얘기는 없었고 1년에 한두 번 가끔 아직 살아있나 확인만 하는 사이였다.

그렇게 10년이 흐른 후 C가 그에게 현장의 선교 소식을 들려주며 현장으로 B를 초대했다. 목회자로서의 허전함을 메꿔줄 현장 소식에 기쁘면서도 하던 일을 당장 멈출 계기는 없었다. 게다가 그 해에 미국 땅에 유학생 자격으로 발 내딛은지 30여년 동안 해결 안되던 것이 조금만 더 버티면 안정적인 체류 자격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기에 쉽사리 포기할 수도 없었다. 그 일을 위해 상하원 의원들을 만나며 청원하던 중이었다. 그 결과, 그 해에 미국을 떠나지 않고 자리만 지키면 얻을 수도 있는 오래 기다리던 기회가 부여됐다.

그러나 법을 조금 알고 오래 경험한 사람들이 하는 얘기는 달랐다. “이번에 힘들 것이다. 몇 년 더 기다리면서 다른 조건을 보완하라”는 등 어느 누구도 책임질 수 없는 이야기를 쏟아냈다. 하필 그럴 때 미국에 대해 잘 모르는 C는 눈치없이 오라는 것이다. C는 말했다.

“핍박 받고 있는 소수 부족들을 볼 수 있는 중요한 선교 행사가 있는데 당신의 신앙 인생 경력과 세상 사람들이 막연히 동경하는, 미국에 사는 소수 부족 한국인으로서의 실제 삶 얘기 모두가 현장의 소수 부족 지도자들에게 답이 될 것이다. 그러니 오라. 강사비니 그런 것 없다. 대신 조건이 있다. 위험할 수도 있다.”

모든 것을 버린다 생각하며 신학교 갈 때는 돈과 관련된 기대를 저버렸고 이미 필요시 채워주시는 ‘여호와 이레’는 체험했기에 웬만하면 떠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가 오래 풀지 못했던 신분 문제가 혹시 풀릴 수도 있는 기회가 앞에 있기에 조심스러웠다. 그는 ‘하나님이 보내신다면 가야지’라고 대답하며 기도하겠다 했다. C는 알아서 하라며 안되면 자기가 다 떠맡겠지만 ‘당신은 오게 될 것이다 ‘라고 계속 말했다. 가고 싶었지만 환경은 안되니까 기도만 했고. “….되면 갈게” 그러면서 B는 결국 그 현장에는 가지 못할 것으로 여겼다.

그런데 30년 기다림의 결과가 순식간에 이뤄졌다. 그해 성탄절 직전, 관공서에서 전화 한 통이 걸려오더니 12월 마지막 날 도장이 ‘쾅쾅쾅’ 찍혔다.

미국 사회를 좀 알고 있는 사람들은 이를 기적이라 인정했다. 그는 확실한 하나님의 응답이라 생각하여 여러 사람과 상의할 것도 없이 주위에 알리기만 하고 가본 적 없는 나라, 현지인들도 잘 드나들지 않는 오지를 향해 길을 떠났다. 기도에 응답하신 하나님께 순종의 결심을 굳히고 비행기 노선 조사하고 표 사서 행장을 꾸려 준비했다. 저가 항공표를 구입하고 비행기가 연착하여 다음 비행기 연결편 놓치고 급히 신용카드로 현장에서 발권했다. 한밤 중에 그 나라 국제 공항에 도착. 역시 현장에서 해결, 국내선 비행기로 1시간 반을 날아가서, 택시로 160km를 달려 낯선 곳 산골에 새벽 3시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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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목사의 신발. 사진: 바나바 제공

그곳에서 B는 현지인 A를 만나 그의 믿음의 순종에 감동을 느끼며, 주머니돈 다 털어 오토바이를 한 대 구입해 선물했다. 그리고 그는 빈털털이로 미국으로 돌아갔다. 귀국 이후 그는 두어 달 만에 교회를 사임하게 됐다. 그 이후 약 3년 동안 낭인으로 살며 엘리야의 까치들이 물어다 주는 것으로 살았다. 미국이 워낙 넓으니 불러주는 곳이면 어디든지 멕시코까지 가기도 하고 순회 설교하며 살았다.

그래도 경험한 실제들이 있고 매이지 않으니 하고 싶은 얘기만 했다. 그것을 좋게 여긴 교회들은 그를 담임 목사로 모시고 싶어했으나 삶의 근거를 쉽게 옮기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다가 현재 성도 6명의 미국 시골 교회 한국 교민들이 그를 간절히 모시고 싶어했다. 그는 고민하다가 답답하니 C에게 기도 제목을 나눴다. C는 ‘마음에 맞지 않는 다수와 함께 하는 것보다 당신을 간절히 원하는 소수의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은 말하며 사는 것이 사역의 행복 아니겠느냐. 그것이 하나님의 방법이고 그 성도들을 말씀으로 변화시킨다면 진짜 열매일 것이다.’라는 의견을 나눴다. 사실 그의 마음은 성도들의 갈급함에 끌렸었지만 다음 기회나 혹시 있을 다른 것 기대하며 멈칫거릴 때였다. 그러나 더 이상 버틸 수는 없었다. 그 미국 소도시 시골로 삶의 기반을 옮겼고, 나이드신 장로님 권사님들 장례 예배를 드리는 것이 큰 사역이었다.

점차 성도가 20명 정도가 되고 곧 순식간에 40명이 되더니, 그때부터 이웃의 깨어진 시골 교회 성도들이 옮겨와 40명이 나중에는 80명이 되고 천국 가는 성도들이 있어 현재 40~50명 정도의 성도들로 유지되고 있다. 무리하지 않고 편하게 성경 말씀을 가르치니 선교하는 교회가 되었다고 했다.

소규모 성도의 교회가 산속 오지에 500명, 700명 모이는 지역 대표 교회를 건축하고 그 교회를 통하여 몇십명의 전도 특공대가 움직이고 다른 지역에 선교 중심 교회를 건축하여 약 20개 지교회가 움직이고 있다. 그곳에서 성경과 선교 훈련이 진행되고 있고 A와 B의 만남을 통한 연합으로 핍박 중에 투쟁하던 사람들이 웃음을 찾았다. 또 그들에게 주어진 기회를 잘 활용하여 한창 뻗어나가고 있다. 또 미국 시골 교회 한인들은 아무 달라지는 것 같지 않은 미국에서의 신앙 생활에 지치고 신앙에 회의감도 들다가 담임 목사님이 전해주는 현장 소식과 자기들의 헌금이 어떻게 흘러 열매를 맺는 것을 보며 헌금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10년간 초기에는 매년 1, 2회씩 선교지를 방문하고, 코로나 기간에는 쉬기도 했지만 한번 나올 때 마다 여행 경비 제외 최소 5천불은 교회 성도들의 헌금으로 충당됐다. 돈의 액수가 아니라 그 돈이 쓰이는 곳에서 20개 30개씩의 세포 분열이 이뤄져 가고 있다. 그 교회 성도들은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눈으로 보고 드는 기쁨을 경험하며 담임 목사인 B를 따라 나오고 싶어한다. 이들은 체력의 한계와 훈련 부족으로 1년에 한명 정도만 동행하는 특권을 누린다.

B목사의 교회가 이제 중남미와 인도와 인도차이나 지역에 선교한다. 코로나로 인해 3년 만에 만나 소식을 들으니 사람들이 B 목사의 교회로 몰려들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B목사는 그러한 현상을 기뻐할 수 없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헌금을 핑계로 다양한 건축과 사역을 요구하며, 교회를 흔들 유혹과 방해자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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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목사. 사진: 바나바 제공.

B 목사는 지난 10년간 똑같은 점퍼와 바지를 입고 하루에 산길 250km를 달리기도 했다. 어떤 날은 몸무게 48kg의 소수부족 현지인이 운전하는 오토바이 뒤에 타고 30도 이상의 경사도 산길을 올라가다가 오토바이가 뒤집혀 떨어지기도 했었고 산속 오두막 멍석 위에서 자다가 벌레에 물려 온몸에 푸른 점으로 덮힌 적도 있고 그러면서도 한두끼 이상 식사도 못하며 비상 식량을 지참하고 움직이며, 주면 주는대로 먹고 자라면 아무데서나 젖은 옷으로 잠들 때도 있었다.

그러면서 세월이 흘렀고 동행했던 어떤 장로는 코로나 발발 시기에 타국으로 이동하다가 입국이 불허되어 낯선 공항에서 홀로 미국으로 돌아가야 했던 일. 해병 중대장 출신 58년생 집사는 설사하다 피까지 토했지만 중간에 소수 부족 마을에서 만들어준 영양 죽을 그리워하고 있다고 했다. 또 94년생 젊은 여청년은 화장실이나 목욕도 해결 못하고 산속 깊은 곳까지도 올라가 동행하며 향후 6개월 후의 헌금 약정으로 어느 소수부족 교회를 크게 도운 일도 있었다. 만 24세 청년의 몸으로 그만큼 희생하기도 힘들었지만 즐거움으로 감당했다.

그리고 10년 사이에 2018년 처음 동행했던, B목사의 95년생 아들은 대학을 마친 후에도 막내 티를 내며 응석받이로 공부와 미래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갖지 않았다가 2018년 소수 부족 선교 현장을 보고 그들 앞에서 자기가 의사가 되어 선교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다음 해에 의대에 바로 다시 진학해, 현재 6년차 의사 훈련생이며 88년생 그의 형, 첫째 아들도 이미 전문 의사로 활동중이다.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세상은 기적이라고 말한다. [복음기도신문]

바나바 | 선교사. 인도차이나 지역과 국내를 순회하며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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